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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티하이커 Jan 27. 2020

싱글몰트 위스키가 들어간 아이리시 커피

서교동 퀜치 커피

D가 서울에서 가장 맛있는 텐동 집에 이어, 아이리시 커피를 맛있게 만드는 카페까지 발견했다.

망원역과 가깝지만 실제로는 서교동인 곳, 합정과 망원 사이에 있는 퀜치 커피라는 카페였다. 이름의 단어가 어려워 영어가 아닌 제3의 언어인가 싶었는데, 단어를 찾아보니 갈증을 해소한다는 뜻이었다.

이 사진의 제목은 Flower Man

이 카페가 특별한 이유는, 아이리시 커피에 아일랜드 위스키인 제임슨이 아니라 스코틀랜드의 싱글몰트 위스키가 들어가기 때문이었다. 이름에 붙어있는 ‘아이리시’가 무색하긴 하다. 이 카페의 아이리시 커피만큼은 스카치 커피라고 불러도 될 것 같지만, 아이리시 커피에 비해 어감이 그럴듯하진 않다.

마포 카푸치노는 뭐고, 마포 아이스는 뭐지? 게다가 버터 캐러멜 소스라니. 여기 온 본래의 목적을 잊고 알코올이 안 들어간 일반 커피를 시키고 싶어 진다.

게다가 선택 장애를 일으키는 무수한 메뉴들이 가득하다. 버터 스카치 밀크도, 진저 레몬 소다도, 멜론 소다도 궁금해진다.

게다가 가장 아래엔 칵테일 메뉴까지 있다. 아니, 여긴 카페가 맞는 건지? 심지어 칵테일바에 못지않게 다양한 메뉴가 있으며, 다른 곳에선 쉽게 보기 힘들었던 카이칸 피즈도 있고 내가 좋아하는 보스턴 쿨러도 있다.

선택 장애는 더 심해졌지만, 그나마 사람이 두 명이라 다행이었다. 결국 아이리시 커피와 카이칸 피즈를 골랐다.

글렌파클라스 15년이 들어간 아이리시 커피 / 12,000원

주문이 밀려 조금 기다렸더니 따뜻한 아이리시 커피가 먼저 등장했다. 과연 어떤 싱글몰트 위스키가 들어갔을지 궁금해 여쭤봤더니, 글쎄 내가 가장 좋아하는 위스키인 글렌파클라스가 들어갔다고 하셨다.

글렌파클라스의 진한 셰리향이 커피와 잘 어울렸다. 아이리시 커피는 즐겨 마시지 않았었다. ‘이걸 마시느니 저렴한 일반 커피를 마시는 게 낫지’라고 생각하는 편이었다. 그런데 칵테일 바도 아닌 카페에서, 가장 칵테일 다운 ‘아이리시 커피’를 만났다. 이걸 마신다고 취하지는 않았지만, 이곳의 아이리시 커피를 마실 때는 커피가 아닌 술을 마시는 기분이었다.

아이리시 커피를 마시고 싶을 땐 (멀지만) 꼭 서교동에 가야겠다.

카이칸 피즈 / 7,000원

카이칸 피즈는 이름만 들어봤는데 퀜치 커피에서 처음으로 마셔봤다. 라모스 진 피즈와 질감은 비슷했지만, 오렌지 플라워 워터가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에 더 우유 같고 순한 맛이었다. 알코올 감이 거의 없어 쉑쉑 버거 셰이크를 마시는 느낌과 흡사했다. 도수는 매우 낮아 보이지만 칼로리는 무척 높아 보여 한번 마시면 계단 30층은 올라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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