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p up
2020년 2월 15일 토요일
계단 오르기의 매력은 실시간으로 달라지는 창문 풍경이다.
계단운동을 시작하게 된 건 새해 첫 주에 사무실이 이사 간 이후부터였다. 그전엔 27층이라 계단으로 올라간다는 건 생각도 못했는데 9층 정도는 매일 아침마다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시작하게 됐다.
처음 출근하던 날엔 10층 카페에서 19층 사무실까지 9층을 걸어갔는데, 책상 앞에 앉았을 때 숨이 터질 것 같이 힘들었다.
이틀 정도 후부터는 1층부터 19층까지 걸었다. 한 달 후엔 14층으로 이사하는 바람에 다섯 층 낮아졌지만, 중간중간 10층에 있는 카페를 가게 되면 될 수 있는 대로 계단을 이용했기 때문에 많이 오르는 날은 추가로 12층을 더 올라갈 수 있었다.
평일엔 회사 계단을, 주말엔 아파트 계단을 올라갔다. 우리 아파트는 23층까지 있는데 보통 2번을 올랐다.
처음에 23층을 오를 땐 10층 정도에서 쉬다가 올라갔고, 완주하면 땀이 꽤 났는데 두 달째가 된 지금은 멈추지 않고 올라가도 숨이 차지도 땀이 나지도 않는다.
계단을 오르기만 하는 단순한 활동이라 따분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변화를 줄 수 있는 재미난 요소들이 많았다. 어떤 날은 두 계단씩 올라가 봤는데, 평소에 안 쓰던 근육을 사용하게 돼서, 그렇게 23층을 올라가면 허벅지랑 등이 많이 당겼으나 굉장히 상쾌했다.
지난주부터는 달리기를 섞었는데, 숨차지 않고 뛸 수 있는 8층까지는 뛰어 올라가고 중간에 걷다가 3층을 남겨놓고는 뛰어 올라갔다. 나중엔 23층을 모두 뛰어 올라가도 숨이 차지 않는 날이 오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