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5일 금요일
월요일 밤 계곡에서 만났던 노란 고양이 두 마리 중 한 마리를 다시 만난 건 그 주 금요일이었다.
에브리 원스 스토어에서 레몬 마들렌을 사 갖고 집에 가던 중, 사잇길에서 몸집이 작은 노란 고양이를 만났다. 혹시 고양이들이 있나 해서 사잇길에 가본 것이었는데, 화단 위에 앉아 있었다.
그 고양이는 몸집이 매우 작고 사막 여우를 닮아, 처음에는 그를 ‘여우’라고 불렀는데 나중에는 ‘다름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다름이’는 마치 모델 같았다. 내가 다가가도, 사진을 찍어도 도망가지 않았다. 오히려 카메라를 응시하며 모델 같이 포즈를 취했다. 얼굴 반쪽에 노란 털이 자라 비대칭이 되어버린 지금을 생각하면, 이때가 다름이의 미모가 가장 출중할 때였다.
다름이의 오른쪽을 보니 턱과 발을 제외하고는 모두 까만 검은 고양이 ‘네로’가 있었다. 내가 고양이들을 구경하고 있으니, 고양이들 밥을 주는 캣맘이 오셔서 이날 처음으로 급식소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우리 동네엔 노란 치즈 태비가 총 네 마리가 있는데, 다름이는 그 네 마리 중 몸집이 가장 작다. 그는 얼굴이 비대칭이라 사진을 찍으면 마치 피카소의 입체파 그림의 모델처럼 나온다.
식구들과 저녁 식사를 한 후, 아버지가 담배 피우러 밖에 나갔다가 노란 고양이 한 마리를 목격하셨다.
매우 호리호리하고 날쌔었다.
그때는 고양이들을 잘 구별하지 못해, 내가 아까 화단에서 만났던 다름이인줄 알았으나, 모두를 구별하고 이름을 지어준 오늘날 다시 사진을 보니, 당시 벤치에 앉아있던 건 아름이였다.
월요일에 계곡에서 만났던 세 마리 중, 가장 오른쪽에 있는 ‘미묘’ 아름이였다. 결국 이날, 계곡 삼총사를 모두 만난 셈이었다.
삼총사는 항상 붙어 다녔고, 나중에 캣맘분을 통해 생후 1년 미만의 청소년 고양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어디서든 항상 셋이 함께인걸 보면 형제관계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