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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티하이커 Dec 31. 2020

열정 한 조각

칼바도스 봉봉

2016년 8월 18일 목요일


2016년 여름을 생각하면 역대급 무더위에 버금갔던 나의 '열정'이 떠오른다. 잠시 현업을 떠나 석 달의 교육을 받았는데, 그 교육기간 동안 지난 수년간 흔적조차 사라져 버린 열정이 되살아나는 것 같았다. 교육과정에는 무수한 프레젠테이션이 포함돼 있었다. 어떻게 하면 청자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 고심하다가 발표 앞단에 퀴즈를 세 개 정도 넣고 상품을 증정하기로 했다.

그런데 왜 그랬는지 지금으로선 알 수 없지만, 그 상품을 술이 들어간 초콜릿 봉봉으로 정해버렸다. 회사를 위해 사비를, 그것도 한 개에 6,000원 하는 봉봉을 투자한 건 얼핏 생각해보면 비합리적인 행동이었다.

그러나 그만큼 당시 나의 업을 사랑했던 열정이 있었다. 회사 일이었지만 교육이었기 때문에 사내 정치는 없었다. 열심히만 하는 것만으로도 보상과 인정을 받을 수 있었다. 그때 고심하며 골랐던 칼바도스 봉봉을 생각하면, 꺼져가던 불씨에 불이 붙었던 당시의 열정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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