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동 낙원 타코
같이 이곳에서 점심을 먹은 일행이 전날 저녁에는 온 더 보더에 갔다고 해서, 대학교 때 종종 먹던 온 더 보더가 생각났다.
온 더 보더는 상당히 멕시코 색이 있는 멕시코 음식점이었다. 매장 인테리어, 음악, 코로나 맥주가 꽂힌 마가리타들, 매장에서 지속적으로 굽는 따끈한 토르티야 칩과 신선한 살사 소스... 그 덕분에, 온 더 보더는 내가 좋아하는 식당이었으나 간혹 실란트로(고수) 향이 느껴져서 곤혹을 치른 적이 있었다.
이에 반해, 낙원 타코는 가장 한국적인 스타일의 멕시코 음식점이다. 지금까지 화이타나 타코, 퀘사디아, 샐러드 등에서 실란트로 한 조각도 발견하지 못했다. 감칠맛도 풍부하게, 한국인 입맛에 최적화된 멕시코 요리를 선보인다.
그래서 점심시간에 내가 즐겨 찾는 식당 중 한 곳이 되었는데, 특히 후배들과 먹을 때 자주 가게 되는 걸 보면 젊은 층과 여자들에게 어필하는 식당인 것 같다.
낙원 타코에서 샐러드는 처음 먹어봤는데 아보카도 샐러드를 주문하면, 연어나 치킨텐더 중 선택할 수 있다. 샐러드드레싱은 적은 편이지만, 씁쓸한 재료가 거의 없기 때문에 먹기가 쉬운 편이다. 개인적으로 마마스의 콥 샐러드보다 나았다. 아보카도도 한 개를 통으로 낸 것처럼 양이 많은 편이다. 다만, 연어는 슬라이스가 아니라 깍둑썰기로 되어있어서 내가 상상한 맛은 아니었다. 다음에는 치킨텐더가 들어간 아보카도 샐러드를 먹어봐야겠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곳에서 화이타를 고르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화이타를 선호하지 않는다. 코로나 시대에 걸맞지 않게 소스를 찍어먹다가 서로의 침이 섞이게 되는 데다가, 토르티야를 과도하게 먹게 되어 탄수화물을 본의 아니게 많이 섭취하게 되며, 가격이 비싸다. 그래서 서너 명이 와도 화이타를 시키지 않고, 파스타와 퀘사디아, 브리또나 타코를 적절히 섞어서 주문한다.
그 주문 메뉴에 매번 포함되는 메뉴는 쉬림프 퀘사디아이다. 일단, 퀘사디아를 선호하는 이유는 네 조각이 나오기 때문이다. 대개 3명이 방문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브리또나 타코는 두 조각이 나오기 때문이 애매하다. 차라리 한 조각이 남는 게 낫다.
퀘사디아의 종류는 네 가지가 있지만, 낙원 타코를 방문할 때마다 항상 주문하는 요리는 쉬림프 퀘사디아이다. 내가 육류보다 해산물을 좋아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퀘사디아에 올라가는 소스 중 ‘쉬림프 퀘사디아’가 가장 맛있다. 크리미하고 새콤한 하얀 소스로, 과일이 올라가 있다. 다행히 함께 먹은 일행도 이 퀘사디아에 극찬을 표했다.
마지막으로 먹은 음식은 치폴레 크림 파스타이다. 사진을 미처 찍지 못해, 메뉴 사진으로 대신한다.
멕시코 음식점이라 그런지, 낙원 타코의 파스타 메뉴들은 전통적인 토마토/크림/오일 파스타가 아니라, 이것저것 섞인 듯한 독특한 소스의 파스타이다. 치폴레 크림 파스타는 매콤한 크림 파스타로, 맵기 때문에 크림 특유의 느끼함이 전혀 없다. 새우도 튼실하고, 다진 양파와 소스가 잘 어우러져있다. 개인적으로, 이곳의 파스타 중 치폴레 크림 파스타가 가장 맛있었다. 이번에도, 접시 바닥이 보일 정도로 소스를 싹싹 긁어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