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초원복국
부산에서의 첫 식사는 숙소와 가까운 초원복국이었다.
엄마가 한식을 좋아하시기도 했고, 해양도시에서는 왠지 수산물을 먹어야 할 것 같은 마음이 들어서 평소에는 좀처럼 먹지 않는 복어 요릿집에 들어섰다.
생각보다 내 예상을 뛰어넘는 다양한 메뉴들이 많았다. 개인적으로는 복 샤브샤브, 복불고기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였으나 해파랑길 등 갈길이 멀어 무난하게 복국을 시켰다.
복불고기는 가격도 복매운탕과 큰 차이가 없었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내 메뉴라도 복불고기로 도전해볼걸 그랬다. 어쨌든 여행이고, 여행하면 또 도전인데.
깔끔하고 정갈한 기본 반찬들이 나왔다. 건물은 오래되었지만 꽤 청결한 편으로, 마치 일본 소도시의 역사가 오래된 식당에서 식사하는 기분이었다.
나는 얼큰한 맛을 좋아하여 은복 복매운탕을 주문했다.
양이 꽤 많은 편으로, 국그릇에 담긴 매운탕의 양도 푸짐한데, 아직 냄비에도 국물이 남아있다. 냄비 첫 국물은 이모님이 떠주셨다.
엄마는 담백한 맛을 좋아하셔서 은복 복지리를 고르셨다. 복 고유의 살코기 맛을 음미하려면 양념이 덜한 지리가 좋겠지만, 나는 여전히 매운탕 쪽이 취향이다.
고층의 높은 건물들이 즐비한 최첨단의 해운대이지만, 초원복국 근처는 시간이 멈춘 듯한 온천호텔이나 오래된 맨션 등 옛 건물들이 몇몇 있었다. 아직 가보지는 못했으나, 에히메현 마츠야마의 도고온천 부근이 이런 풍경이 아닐까 상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