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동 영화장
영화장, 마치 여관 같은 이름이다.
망우산 순환산책로를 걸은 후, 늦은 점심 겸 저녁으로 먹게 된 식사 장소였다. 망우로를 쭉 따라가면 이문동이 나오기 때문에 최적의 위치였다. 다만 골목에 자리 잡아 마땅한 주차장이 없었다. 50년 전통의 중국집이라 건물도 허름한 편이었다. 그러나 인기가 많아서 2시 직전에 도착했음에도 밖에서 기다렸다. (3시부터는 브레이크 타임이니 너무 늦게 도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우리는 고추 삼선간짜장과 삼선 백짬뽕을 시켰다.
오래 지나지 않아, 화려한 비주얼의 짜장 소스와 면이 나왔다. 마치 인사치레처럼 성의 없이 청양고추 몇 개 들어간, 다른 중식당의 고추짜장과는 달리 고추가 많이 들어가, 초록 빛깔의 고추가 검은 바탕과 대조를 이뤘다. 새우와 오징어 등 해산물도 풍부하고 신선했으며, 면은 얇고 탱글탱글했다.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나는, 여기에 고춧가루를 더 추가하여 먹었다. 근래에 먹은 짜장면 중 가장 맛있었다. 원래 파스타를 제외한 면요리는 면을 먹는 속도가 느려서 절반 이상 남기는 편인데, 이 짜장면은 남은 양념까지 싹싹 긁어먹었다.
한 접시에 9개가 나오는 군만두도, 내가 즐겨먹는 일일향의 군만두처럼 고소하고 바삭하며, 육즙이 풍부한 편이었다. 일행 중에 튀긴 음식을 선호하지 않는 이가 있어, 내가 절반 이상을 먹었던 것 같다.
이곳의 명물인 삼선 백짬뽕은 참기름이 들어간 듯한 고소한 국물에 해산물이 풍성히 들어가 있었다. 담백하여 인기가 많은 메뉴이나, 참기름 같은 향 때문에 나의 취향과는 조금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다른 일행들은 모두 이 짬뽕을 좋아했다.
건물은 노후했고, 직원들은 친절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 모든 단점들을 아무것도 아니게 만드는, 높은 질의 음식이 있었다. 참 만족스러운 식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