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지 않고 달리기
2021년 3월 5일 금요일
퇴근 후 집에 왔더니 설렘을 가득 담은 택배 박스가 미개봉 상태로 놓여 있었다. 전국에 재고가 하나 남아 부산에서 급히 배송된 연보라색 아노락 재킷이었다.
마침 그전에 새로운 러닝화도 샀기 때문에, 새 운동화와 운동복을 테스트하고 싶은 마음에 기꺼이 밖으로 나갔다. 보통 밖으로 나가기까지가 힘들고, 막상 달리기를 시작하면 스트레스가 풀리며 즐거워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는 밖으로 나가야겠다고 결심하고 실천하는 과정도 순조로웠다.
밖에 나갔더니 날씨가 매우 좋았다. 춥지도 않았고, 호수공원에서 바라보는 야경도 멋졌다. 딱 달리기 좋은 날씨였다.
이 호수공원은 규모가 크지 않아 더 마음에 드는데, 울타리를 따라 몇 바퀴씩 뛰고 있으면 학창 시절에 운동장을 뛰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인근의 장자호수공원과는 달리 자전거도 없기 때문에, 달리기에 더 최적화되어있는 곳으로 트랙을 달리는 기분이다.
한 번 뛸 때 5km 이상은 달리려고 생각한다. 달리기도, 트레일 러닝도, 걷기와 달리기를 적절히 섞어야 오래 달릴 수 있다고 해서 달리다 걷다를 반복하는 편이지만, 이날 처음으로 멈추지 않고 1km를 달렸다.
신발을 바꿔서인지, 바닥의 쿠션 덕분에 지면으로부터 동력을 얻어 달리기가 용이했다. 꾸준한 운동으로 심폐 지구력이 개선되었는지, 1km를 달려도 숨이 차지 않았다. 그래서 사실은 멈추지 않고 더 오래 달리고 싶었고 그것이 가능할 것 같아 보였지만, 신발을 바꾼 탓인지 다리가 아픈 바람에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 잠깐 멈추고 스트레칭을 했다.
오른쪽 발목이 아프니 그 반작용으로 반대편에 힘이 가게 된 건지, 왼쪽 허벅지가 아파왔다. 그래서 다들 러닝화는 평소 사이즈보다 반 사이즈 크게 신으라고 얘기했나 보다 싶었다.
이상 신호가 왔을 때 달리기를 바로 멈췄기 때문에, 다행히 그 이후 다리가 아프지는 않았다. 학창 시절에 체육을 싫어했고 다이어트를 하더라도 식이조절을 했지 운동을 한적은 거의 없었는데, 나의 취미가 달리기와 등산이 되었다니 나조차도 참 신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