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3월 7일 일요일
일요일 낮에 점심 약속이 있었지만, 주말 아침이니 산을 달리러 밖에 나갔다. 달리기용으로 새로 장만한 짙은 네이비색 바람막이 재킷과 함께였다.
종종 달리기를 하다가 한쪽 다리에 힘이 들어갔을 때 생기는, 꼬리뼈 부근 근육이 아픈 증상이 살짝 있어서, 사력을 다하지 않고 달렸다. 초반이 오르막길이라, 사력을 다하지 않아도 숨이 찼다. 예전에는 오르막길 이후에는 쭉 걷는 정도의 속도로 하산했는데, 이번엔 오르막길이 끝난 후 평지와 내리막 구간에서 살짝 달려봤다.
오르막이 아니라 힘도 덜 들었고, 최근에 장만한 등산화의 접지력이 좋아서 돌과 바위에 잘 달라붙는 느낌이라 재밌었다.
최근에 정각사 등산로로 하산했을 때 매번 가는 카페가 있는데, 이 날은 일요일이라 정오에 문을 열어 시간이 맞지 않았다.
그 시간에 여는 곳은 호수공원 쪽 테이크아웃 전용 커피점뿐이었다. 오랜만에 콜드 브루를 마셔보고 싶어져 주문했다. 카페에서는 마실 수 없으니, 인근의 공원 벤치에 앉아 커피를 마셨다.
커피 맛은 진하고 무거워, 화사하고 살짝 산미가 있으며 깔끔한 맛의 커피를 좋아하는 내 취향과는 거리가 있었다. 그러나 트레일 러닝 후 마시는 아이스커피는 꿀맛이었다. 공기는 차가웠지만, 따뜻한 햇살이 피부에 닿는 느낌이 정말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