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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티하이커 Nov 05. 2017

비쥬얼 바 Visual Bar

뉴욕 차이나타운

BAR GOTO



뉴욕 스피크이지바 중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는 앳어보이에 가려 했으나, 신분증이 없어 실패했다. 다행히 이럴 경우를 대비해 플랜B에 해당하는 바를 마련해 놓았다. 역시 로어 이스트 사이드에 있는 바 고토 Bar Goto 이다. 이 바도 월드 베스트 바에 리스팅된 곳이다.



이 바는 번화가가 아닌 주택가에 있다. 시티 맵퍼가 있으면 길치도 쉽게 찾아갈 수 있지만, 살짝 해가 지고 있는 시점이라 조금 무서웠다.



근처에는 공터가 있었고,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농구를 하는 미국인들이 있었다. 총은 없었지만 인적이 드물어 살짝 을씨년스러웠다.



Bar Goto. ‘고토의 바’라는 뜻인가. 이름처럼, 창업주는 일본계 미국인인 것 같다. 이자카야 같은 느낌이 들긴 하지만, 바텐더도 모두 서양인이며 조명 등은 상당히 미국적이다.


Toki Ball, $13

그러나 술과 음식만큼은 일본의 냄새가 물씬하다. 일본 블렌디드 위스키와 소다로 만들어졌다는 토끼볼. 일본의 토끼 소주가 들어간 것 같지는 않지만, 하이볼 이름은 토끼볼이라 독특했다. 그런데 참 마시기 힘들었다. 원래도 하이볼을 즐겨 마시는 편은 아니지만, 토끼볼은 독한 느낌이 심해 얼음을 녹여가며 힘들게 마셨다.



저녁 식사로 시켰던 안주, 오코노미야키 덕분에 독한 토끼볼을 그럭저럭 다 마실 수 있었다. 오코노미야키는 정갈하고 깔끔하며 맛있었다. 다진 빨간 생강을 뿌려 먹으니 느끼함을 잡아주는 것 같았다.


Nigori Bellini, $15

샴페인에 복숭아 또는 사과 퓨레가 들어간걸 벨리니라고 한다고 들었는데, 벨리니 칵테일이 있었다. 복숭아 느낌이 물씬한 벨리니였다. 두 번째 잔은 알콜감이 덜한걸 요청했더니, 백발의 바텐더님이 이 잔을 추천해주셨다. 보기에도 이쁘고 향기도 향긋했다. 그러나 벨리니 역시 매우 도수가 높았다. 알콜향이 확 느껴졌다.

월드 베스트바에 뉴욕의 바가 14군데나 이름을 올렸다는데, 하나같이 다 술맛이 너무 강하다. 아마 주세가 적어 우리나라보다 술을 더 많이 넣는 것 같다.



분위기는 정말 훌륭했고, 재료를 사용한 창의성과 비쥬얼이 돋보였던 바 고토. 그러나 칵테일의 맛은 비쥬얼을 따라오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웠다.

차라리 안주가 칵테일보다 맛에서는 더 뛰어났던 것 같다. 도쿄의 텐더바처럼, 미식이 아닌 관광의 차원에서라면 한 번쯤 방문해도 괜찮을만한 곳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다른 뉴욕의 칵테일바보다 관광객, 특히 한국인이 많았던 바였다.







BAR GOTO

245 Eldridge Street, New York, NY 10002






Kathie

먹고 마시는 것, 그리고 공간 그 자체에 대한 글을 씁니다. 감성에세이 <솔직하지 못해서>를 썼고, 여행에세이 <예술과 술의 도시, 뉴욕>, 술에세이 <바에서 쓰는 일기>를 연재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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