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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티하이커 Dec 20. 2017

나고야 3대 명물, 미소카츠

아이치현 도코나메시 센트레아

야바톤 미소카츠



미소카츠, <나고야 100배 즐기기>

나고야만의 향토 음식을 ‘나고야메시’라고 하는 모양이다. 그 중에 가장 유명하고 인기 있기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것이 히츠마부시(장어덮밥), 미소카츠(된장 돈까스), 미소니코미우동(된장 우동)이다. 나고야에 왔으니 돌아가기 전에 3대 명물은 먹어보고 가야겠다고 다짐했고, 스타트를 미소카츠로 끊었다.

나고야 향토 음식 중 빨간 된장 소스에 돼지의 힘줄과 곤약을 끓인 ‘도테니’라는 음식이 있는데, 이 도테니에 커틀릿 꼬치를 찍어 먹던 것이 미소카츠의 기원이라고 한다.


야바톤, 센트레아 국제공항

마침 나고야 공항에 <나고야 100배 즐기기>에서 추천한 야바톤이 입점해 있길래, 공항을 떠나기 전에 늦은 점심을 먹으러 갔다. 기내식을 무료로 주지 않는 제주항공을 탔기 때문에 이것이 첫끼니였고, 몹시 배가 고팠다.



공항에 있는 야바톤은 인기가 많다고 해서 걱정했는데 세시가 가까운 애매한 시간이라 바로 앉을 수 있었다.



한국어 메뉴가 구비되어 있다

한국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오는지, 다행히 한국어 메뉴가 있었다. 가이드북에서 추천한 철판미소카츠를, 종업원도 추천하길래 고민의 여지 없이 그 메뉴로 주문했다. 이것 저것 먹어보고 싶어서 사이드 메뉴인 카키 후라이(굴튀김)도 시켰다.



녹차를 기본으로 주고, 일본답게 젓가락이나 물티슈 등이 정갈하게 준비되었다. 자리마다 서랍이 있는데, 서랍에서 티슈를 꺼내서 쓰면 된다.


카키 후라이, 700엔

가장 먼저 굴튀김 2개가 나왔다. 생각보다 굴이 크고 실했다. 튀김옷도 바삭했으며 레몬즙이 비린내를 잡아주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이 식당에서 먹은 것 중에 굴튀김이 가장 맛있었다.


철판미소카츠, 1,300엔

굴튀김이 나오고 3분 정도 지났을까, 눈을 뜨기조차 힘들만큼 자욱한 연기와 함께 미소철판카츠가 등장했다.


네기토핑, 500엔 추가

나는 500엔을 추가해 네기토핑을 올렸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파에 500엔씩이나 받다니 바가지가 심한 것 같다.



메뉴판에서 시키는대로 참깨와 시치미, 겨자를 가미해 먹었다. 개인적으로는 겨자가 가장 맛있었다. 물론 셋 다 뿌리는게 가장 베스트인 것 같다.



너무 기대를 많이 했던걸까, 비쥬얼에 비해 맛은 평범했다. 아니, 너무 느끼해서 여러 조각을 먹기가 어려웠다. 겨자를 뿌려가며 한 조각 남기고 다 먹긴 했다. 그나마 파 토핑이라도 있었기 때문에 느끼함을 참고 먹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왜 이렇게 느끼한가 살펴봤더니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얇은 돼지고기가 아니라, 동파육에 맞먹는 엄청 두꺼운 고기를 사용했다. 비계도 많았고, 심지어 오돌뼈까지 있었다. 삼겹살에 튀김옷을 입혀 먹은 것과 마찬가지이니 느끼할 수밖에 없었다.





이날 저녁, 나고야의 바에서 현지 사람과 대화를 조금 나누었다. 오늘 무엇을 먹었냐고 물어서 야바톤의 미소카츠를 먹었다고 했더니 “나는 한 번도 야바톤에 가본 적이 없다”고 했다. 정작 나고야에 평생을 살고 있는 로컬들은 방문하지 않는 관광지용 식당인 듯 싶어 조금 씁쓸했다.


나고야에서의 첫끼니를 실패하여 아쉬웠지만, 어쨌든 나고야의 명물을 먹어봤으니 후회는 없다.






Kathie

식도락과 예술, 도시학에 관심이 많습니다. 먹고 마시는 것, 그리고 공간 그 자체에 대한 글을 씁니다. 감성에세이 <솔직하지 못해서>를 썼고, 여행에세이 <예술과 술의 도시, 뉴욕>과 <나고야 미술여행>을 연재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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