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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티하이커 Dec 21. 2017

Redemption

버번위스키의 구원

2017년 11월 21일 화요일


내자동에 갔던 어느 날, D가 좋아하는 버번이라며 제퍼슨이라는 위스키를 추천했다. 위스키 이름이 Redemption이라니 정말 멋지다고 했다. 뜻이 기억이 나지 않아 살짝 사전을 찾아봤다. ‘구원’이라는 뜻이었다. 멋진 이름이었다.


계절이 두어 번쯤 바뀐 후, 이름이 인상적인 그 버번위스키를 우연히 만났다. 청담에서 회식이 끝난 은희를 만났는데, 바텐더님이 칵테일을 하나 권하셨다. 버번위스키 베이스 칵테일이라고 했다.

“전 도수가 세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올드패션드나 갓파더, 맨해튼 때문에 버번이 들어가면 술이 많이 들어갔다는 편견이 생긴 탓이었다.

“전혀 도수가 센 칵테일이 아닙니다.”라고 대답한 후 한참 동안 칵테일을 만드셨다.

블랙베리 크램블

그렇게 만들어진 화분 같은 칵테일. 이름은 블랙베리 크램블이었다.

“위스키가 들어갔다고 모두 알코올 향이 강하지는 않습니다.”

정말 바텐더님의 말처럼, 달콤한 과일향이 가득했다. 비주얼도 멋지고, 맛도 훌륭했다.

Redemption, Lions’ Den Cheongdam, Seoul, November 2017

알고 보니 블랙베리 크램블에 들어간 기주는 코블러에서 알게 된 Redemption이었다.

비록 니트로 마셔본 건 아니지만 이 위스키를 제대로 마셔본 건 처음이었다. 어찌나 반갑던지.

그 이름처럼, 회사에 치인 나와, 회식을 마치고 온 D를 위로하는 구원 같은 버번위스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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