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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대생 Apr 25. 2016

#44 The Gallery's Report No.3

쉐익스피어 글로브

토요일에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간을 보내고 일요일 아침을 맞이했다. 이대로 주말마다 가만히 앉아있기만 해서는 아무것도 안되겠다 싶어서 자리에서 일어나 방정리를 시작했다. 빨래와 청소기를 돌리고 찬찬히 오늘 나갈 곳을 골라보기 시작했다. 이럴 때를 대비해서 학원에 있던 런던 홍보 책자를 들고온상태였다. 책자를 쭉 펼쳐보니 20가지정도되는 런던의 유명명소가 적혀있었다. 대부분은 갔다온적이 있고, 동물원이나 아쿠아리움은 입장료가 있으니 일단 보류 그리고 하나 눈에 띄었던게 셰익스피어 갤러리였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전시해놓은 것 같은데 그냥 읽어보기보단 무작정 가보는게 좋을 것 같아서 간단히 짐을 챙기고 옴직였다. 그런데... 한가지 간과한게 있었다. 정신나간 런던의 강풍을 생각도 하지 않았다는 것... 사실 요새 날씨가 조금 따뜻해지는 것 같아서 옷을 조금 얇게 있고 나왔다. 게다가 집앞에는 해빛이 쏟아져내리고 있었고 따뜻했었다. 다만 저 멀리서 강풍을 타고 날아오는 먹구름들을 일찍 눈치챘어야 했다.


튜브를 타고 2존 끝자락에 위치한 캠든 타운으로 향하는데 뭔가 묘했다. 사람들이 몰려있고, 뭔가 기차도 버벅거리고 방송도 시끄럽게 계속 울려대고 있었다. 뭔가 살짝 불안함이 몰려오는데 그냥 무시했다. 튜브가 버벅거리면서 가는게 하루 이틀도 아니고 별로 걱정하지 않았다. 그렇게 무시한 불안은 점점 살이 붙고 혼이 이어지더니 날개를 펼쳐 현실이되어 나를 덮쳤다. 하필이면 내가타는 튜브라인이 급작스럽게 운행중단에 들어갔다... 결국 돌아가는길에는 튜브를 탈 수 없게 되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튜브역에서 나오니 하늘은 온통 먹구름으로 뒤덮여있고 찬바람이 온몸의 구멍으로 스며들었다. 살이애는 추위에 벌벌떨면서 갤러리로가는 버스를 기다리는데.. 그 시간이 어찌나 길게 느껴지는지... 정류장마다 추위에 떨면서 겨우겨우 도착한 곳은 템즈강 근처의 Bankside 였다. 오늘 무슨 행사라도 있는지 사람이 바글바글했는데 이 사람 전부다 갤러리를 보러왔나 싶었다. 살짝 의구심을 가지고 걷는데... 템즈강... 강 근처다보니 바람이 장난이 아니였다. 진짜 이제껏 감기에 걸리지 않으려고 노력해온 모든 발버둥이 헛수가될까봐 정말 걱정이였다.

거리를 걷는데 곳곳에 스크린이 설치되어있었다. 각각의 스크린 앞에는 손으로 휘갈겨 쓴 글자가 적혀있고 스크린에서는 뭔가 연극 같은걸 상영하고 있었는데 처음에 뭔가 싶어서 호기심을 가지고 보다가 너무 추워서 셰익스피어 갤러리로 가기로 했다. 어서 빨리 실내로 들어가고 싶었다. 그래서 도착한 셰익스피어 갤러리 앞에는 오늘 The Complete Walk라고 셰익스피어 작품들을 길거리에서 상영해주는 행사를 하고 있었다. 그것도 토요일 일요일, 어제, 오늘 만 말이다. 그렇다 내가 지나쳐온 그 스크린들이 셰익스피어 작품들을 이였던 것이다. 그래서 바로 안내책자를 받아들고 스크린 하나하나 돌아보기 싲가했다. 그런데 문제는.. 스크린 갯수가 37개 총 37개의 작품이 상영중이였다. 아무리 못해도 5분이상 하는 것 같은데 살이애는 추위에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 율리우스 카이사르, 즉 시져 를 보고 나서 결국 집으로 향했다. 집에서 옷을 갈아입고 다시 즐기러 오려고했는데... 생각해보니 튜브가 멈춰서 다시 오려면 1시간이 넘는 대장정을 떠나야했다. 도무지 그짓을 3번이나 할 자신이 없어서 그냥 포기하고 말았다.

그래서 돌아온 뒤 토마토 스파게티로 저녁을 해결한 뒤 이렇게 일기를 쓰고 있는 중이다. 안타깝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관심있게 읽어봤거나, 날씨가 안추웠거나, 튜브가 제대로 작동을 했다면 오늘 오랜만에 흥미로운 볼거리를 즐길 수 있었을 텐데.... 아쉬울 따름이다.

음식도 이제 수준급이다. ㅎㅎ 는 간조절 실패..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인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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