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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대생 Apr 28. 2016

#47 Laptap Tray

오 편하다, 편해

오늘 일기예보도 어제와 같았다. 2도에서 8도를 오르내리는 그런 날씨였는데 오후부터 먹구름과 비 소식으로 가득했다. 그래서 분명 어제보다 더 춥거나 그에 준하는 추위로 나를 괴롭히겠지라는 생각으로 집을 나서는데 아니나 다를까, 침대밖은 한기로 가득했다. 옷깃을 여미고 귀에 이어폰을 꼽아넣은 뒤, 언제나 오르던 언덕을 오르는데 이제껏 상쾌하던 그 언덕은 어디가고 메마른 바람이 볼을 할퀴듯 스쳐지나가면서 으스스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도대체 언제까지 추울 생각일까. 벌서 5월이다. 한국이라면 곧 여름이 다가오는 시기다. 한국의 그 따뜻함을 그리워함, 런던의 추위에 궁시렁거림과 함께 학원으로 향했다.


학원 수업도중 한번씩 도는 학원 소셜프로그램 홍보를하러 직원들이 들어왔는데 내일 템즈강에 크루져를 타러간다고한다. 지금 그 크루저를 타러갈까 고민중이다. 가격이 6.5 파운드라고하니 충분히 가볼만도한데... 사실 저번 주말에 셰익스피어 갤러리에 갔을 때, 크루져를 탈 기회가 있긴했다. 다만 그 추위에 강바람과 함께 크루져를 타면 진짜 얼어 죽을 것 같고 기다리는 시간이 꽤 길었기 때문에 다음을 기약하며 돌아온 기억이 있다. 그래서 이번 이 소셜프로그램은 꽤 괜찮은 제안이였긴한데... 토요일에 런던 외각, 아니 영국의 다른 도시에 관광하는 프로그램도 꽤 괜찮아 보여서 둘중 하나를 선택하려고 한다. 물론 런던 밖으로 나가는 프로그램은 가격이 27파운드정도한다. 다만 혼자가면 이것보다 더 쓸것 같고 길찾느라 고생할게 뻔하기 때문에 매력적인 프로그램이다. 그래서 지금 고민중에있다.


한참을 고민하다 수업이 끝나고 이제 또 다른 잡생각이 나기 시작했다. 바로 책상문제인데.. 학원에서 수업이 끝나고 집에가면 정말 할게 없다. 매일매일 밖에서 야경이나 구경하고 술이나 마실 수는 없는 노릇이고, 도서관이 늦게까지 여는 것도 아니다. 그저 침대에 누워서 이래저래 자리를 바꿔가며 아이패드로 BBC뉴스를 보거나, 유투브 영상을 보면서 시간을 떼웠다. 가끔 책을 펼쳐들기는 하지만 책을 어디 올려두고 볼 수 있는 걸상도 없고 엎드려서 보고 앉아서보고 벽에 기대서 보고 하지만 결국 목이 아프고 종국에는 허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게다가 일기를 쓸 때면 키보드를 써야하는데 키보드를 허리아래에 두고 쓰다보니 자세 때문인지 팔도 엄청나게 아파온다. 그래서 생각한게 작은 테이블이 하나 있었으면 했다. 그래서 이래저래 찾아보는데 영국을 너무 무시했다. 한국 처럼 다이소나 그냥 인터넷에 차고 넘치는 싸고 간편한 그런 테이블 같은건 찾아 볼 수가 없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영국에서 내가 찾는 작은 테이블을 뭐라고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는 점이다. Small table, Mini table, Breakfast table, Folding table 등 여러 단어를 입력해봐도 그냥 일반 테이블만 나올뿐 좌식탁상은 찾을 수가 없었다. 설마 바닥에 앉는 생활을 하지 않아서 판매를 안하는 건가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생각해보니 일리가 있는 말이였다. 바닥에 앉을 수도 없는데 뭐하러 그런 조그마한 좌식 탁상이 필요하겠는가. 그래서 인터넷에서 찾아보는건 그만두고 직접 움직이기로 했다.


그래서 향한 곳은 바로 예전에 한번 한인마트를 찾다가 찾은 가구 거리였는데 진짜로 가구거리라고 부르는지는 모르겠지만 거리 전체가 가구점으로 가득차있는 곳이 있었다. 토트넘 Street 라고 한다. 학원가 그리 멀지 않는 곳에 있어서 걸어서 간 뒤 가구점을 일일히 다 들어가서 둘러보면서 찾아보았다. 그렇게 몇군데를 둘러보았을까.... 어느 가구점의 침대위에 내가 찾던 바로 그 좌식탁상이 놓여져있었다. 서둘러 상품명을 확인해보니 Laptap tray. 한국어로 tray는 쟁반 같은 개념인데 다리가 달렸음에도 낮아서 그런지 tray라고 부르는 것 같았다. 덕분에 이름도 알게 되었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시간 가까이 돌아다닌 결과... Argos로 향했다. 역시 종합판매점이 최고다. 가구점들은 가격이 어마어마한데에 반해 Argos는 역시 종합 판매점답게 각격이 그래도 조금은 저렴했다. 그리고 디자인도 괜찮아보였고 말이다. 그래서 바로 그 자리에서 업어온 책상이 바로 이것이다.

Laptap용이라는 말 답게 이런 기능까지... 책보기 정말 좋다.

지금 이 책상 위에서 타이핑을 하는 중인데 정말 최고다. 이제껏 허리를 쭈구려가면서 써온 나 자신이 바보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물론... 20파운드라는 거금을 지갑에서 갈취당했지만 뭐... 남은 8개월가량을 책상없이 지낼 수도 없는 노릇이니말이다. 여러모로 유용하게 쓰일 것이다.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인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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