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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대생 Nov 04. 2015

#7 아침형인간이란?

난 저녁형인간

한명의 공대생으로서 상대적이고 주관적인 관점으로 적었습니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아먹는다.
오죽하면 게임도 있다.

누구든 한번쯤은 들어본 '옛' 속담이다. 한창 학교를 다니는 나이 때는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던 말이다.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 학교에 등교하여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덕목으로 여겨졌다. 그런데 문제는 그 덕목이란 것이 학생들의 개별의사는 싸그리 무시한체 만들어졌다는 사실이다. 난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야채주스 마시는 것보다 싫었었다. 그래서 매 아침마다 집안은 온통 전쟁통이였고 결국 부모님은 특단의 조취를 취했다. 쓴 약을 먹일 때 달달한것을 같이 섞어 먹이듯이 내가 그당시 즐겁게 다니던 태권도 학원을 새벽 6시반으로 돌려버렸다. 지금 생각하면 참 기가막힌 일인데 무슨 태권도가 새벽반이 있었나 싶다. 이에 관해 정말 재밌는 에피소드가 있는데 일명 주차장 노숙어린이들이다.


집에서 태권도 도장에 가는 길목에 지하 주차장 입구가 있었는데, 아는 사람은 다 알겠지만 겨울의 지하주차장은 정말 아늑 그자체다. 신문지라도 있다면 그곳은 주차장이 아닌 집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여튼 아침에 죽어라 일어나기 싫고 태권도도 가기싫었던 아이들이 태권도 가기전 항상 그곳에 들려 10분, 15분 숙면을 취한뒤 태권도도장에 나갔던 것이다. 그런데 사람은 앉으면 눕고싶다는 말이 있듯이 아이들의 숙면 시간은 점점 길어졌고, 이내 새벽에 출근하는 아저씨들과 서로 인사까지 하게되는 사이가 되었다. 하지만 결국 이 사실이 태권도 도장에 알려져 사부님이 아이들을 모조리 잡아가게 되었고, 동네에서는 새벽 6시마다 걸걸한 고함소리가 들려왔다고 한다.


이야기가 잠깐 길어졌는데 결국 하고싶은 말은 난 아침이 정말 싫었다는 사실이다. 어쨋든 이렇게 부모님의 필사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난 밤에 말똥말똥한 저녁형 인간이였다. 그건 중학교를 넘어서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는데 고등학교 때가 정말 절정이였다. 왜냐하면 그당시 나를 억제할 집이라는 구속이 사라졌기 때문이였는데, 개인적인 사정으로 고등학교 때 기숙사 생활을 했었다. 쉽게 예상가능 할 수 있으리라 본다. 고등학생이 중간고사 영어 시험에 지각을 했다면 다 말했다라고 생각한다. 그것도 바로 옆 기숙사에서 잠에 빠져서 말이다.


이런 나를 한번쯤은 고쳐보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군대를 제대한 후인데, 군대에서는 억지로라도 무조건 새벽에 일어나 일과를 시작한다. 물론 계급이 올라가고 짬이 찰수록 게을러지긴 하지만 상당히 오랜 시간동안 규칙적인 일과를 반복하게 된다. 그래서 군복무를 마치고 난뒤, 이 패턴을 유지해보려고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다. 인터넷에서 4시간 수면법이란 방법도 따라해보고, 일찍일어나기 위한 카페 모임에 참가도하여 매일 아침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과 모닝콜을 주고받기도 했다.


하지만 실패했다. 아니 실패가 아니라 그냥 나에게 맞지 않았다. 그 뒤에 든 생각은 아침형인간이 왜 좋은가였다. 인터넷 기사 여기저기 뒤져보면 아침형인간이 아이의 머리에 좋은 영향을 끼친다, 더 똑똑해진다, 집중을 잘한다..... 등 죄다 공부에 관한 이야기 뿐이였다. 이러한 매스컴 덕분에 수많은 아이들이 지금도 아침부터 굴려지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내 마음이 다 아프지만 나또한 지금 남걱정할 처지가 아니므로 마음으로만 걱정해주겠다.


그러면 저녁형 인간은 나쁜것인가? 절대 그렇지 않다. 정말 화가나는 것이 뭐냐면 내가 대학생이 되었을때쯤 저녁형인간이 아침형인간보다 수학, 과학적으로 뛰어나다는 뉴스가 동네방네 퍼졌다는 것이다. 이게 말이 되는가? 도대체 뉴스에서 근거하는 연구결과라는 것이 어디로부터 기인한것인지 정말 궁금할 따름이다. 어느 집단을 조사했길래 그런 일방적이고 편파적인 결과가 나오는지 이해할수가 없다. 수학능력을 아침형이냐 저녁형이냐로 잘한다 못한다를 구분가능하다니 속하게 말하면 정말 골때리는 말이다.


맨 처음에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아먹는다' 라는 속담을 말했는데

이제는 

일찍 일어나는 벌레가 잡아먹힌다.

라는 새로운 속담이 유행하고 있다.

일찍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여기서 내가 크게 느낀 것은 지금 우리 사회가 이분법으로 둘로 나누어 비교하는데 급급하지만 이 속담들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옳다 틀리다는 존재하지 않는다(절대적 진리 같은 것이 아닌이상). 상대적이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가 나눠오는 것들만 봐도 상대적으로 말하면 틀린것은 없다. 단지 다를 뿐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다름을 틀림으로 교묘히 바꾸어 사람들을 자극하고 선동하고있다. 다름을 인정하고 굳이 자신에게 맞지 않은 옷을 입으려고 생고생하지말자.




-이 세상 모든 아침형 인간론의 피해자를 기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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