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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대생 May 14. 2016

#63 ETC

사소한 것들.

내일은 Straford-Upon-Avon에 간다. 물론 소셜프로그램이다. 이 곳은 쉐익스피어의 생가로 잘 알려진 곳이다. 올해가 쉐익스피어 탄생 400주년이라고 해서 행사를 하는가 모양이다. 솔직히 쉐익스피어의 작품을 제대로 읽어본적은 없다. 유명한 작품의 제목은 알지만 읽어보진 않았다. 항상 읽어야지 읽어야지하다가 결국 아직까지 미루고 말았다. 그래서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원문으로 읽어볼생각이다. 그 유명한 로미오와 줄리엣부터 말이다.


아무튼 내일 이래저래 바쁠 예정이니 오늘은 시간을 가지고 필요한 것들을 알아보았다. 그중 몇가지를 오늘 이야기 하고자한다. 그 첫번째는 바로.... 귀후비개다. 귀후비개? 또 무슨 이상한 소리냐 싶겠지만 오늘 이것 때문에 조금 고생했다. 한국에서 영국으로 들어올 때, 필수품들은 대부분 챙겼는데 귀후비개는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그냥 손톱깎이만 챙겨서 입국했다. 그런데.. 그건 오만과 편견에 사로잡힌 한국인의 크나 큰 실수였다. 서양인을 너무 무시했다... 그들은 그런 조그만한 쇠붙이 따위는 필요로 하지 않았다. 우리에게는 어떨 때는 아픔을 또 다른 때에는 그 무엇보다도 시원함을 선사해주는 마법같은 물건이 여기서는 존재하지도 않는 환상의 물건이였다. 처음에는 그저 파는 장소를 몰랐다고 생각했다. 만물상인 아르고스에서 검색도해보고, 파머스에 가서 샅샅이 뒤져보았지만 손톱깎기나 쪽집개는 있어도 귀후비개는 찾을 수 없었다. 그렇게 한참을 돌아보니 지쳐버렸다. 그래서 휴대폰에서 검색해보고 이곳 사람들은 면봉말고는 귀후비개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갑자기 귀가 급격히 가려워지기 시작했다. 조금 더러운 이야기이긴하지만 마치.. 등이 가려운데 긁지 못하는 평생 긁지 못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귀를 간지럽히는 것 같았다. 면봉이나 사야지...


다음은 미용실인데 이게 좀 골때린다. 계속 말하지만 런던은 물가가 장난이 아니다. 왜냐하면 인건비가 엄청 높기 때문이다. 그런고로 서비스업은 더욱 비싸다. 안그래도 한국에서도 머리자르는 비용이 비싼데 여기는 정말 가혹했다. 남자는 그렇다치더라도 여자는 머리 자르기만해도 50파운드에서 70파운드까지 하기도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블루클럽이 특이한 케이스였다면 여기는 아니다. 돈받고 샴푸해주는 시스템이라서 샴푸까지하면 가격이 더 추가 된다. 물론 이거보다 싼 곳도 있다. 그것도 훨씬. 흔히 우리나라에서 이발소라고 부르는 곳인데 가격이 6파운드정도 하기도한다. 다만 여기는 정말 각오하고 가야한다는게 문제긴하다. 한번 머리 잘 못 건드렸다가 몇달을 고생할 바에야 차라리 돈을 주더라도 제대로 깎는게 낫지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이발소 말고도 좀 싸게 머리를 자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연습상대가 되어주는 것이다. 미용실 신입들의 연습대상이 되어주는 것이다. 인터넷에서 알아본 바로는 반은 숙련자가 그리고 나머지 반을 견습생이 그대로 따라하는 형식이라고 한다. 한번 시도해볼법하긴하지만 그건 나중의 재미로 남겨두고자한다.(사실 무섭...) 그래서 오늘은 런던 시내에있는 한국인 미용실에 찾아갔다. J Hair라는 곳이였는데 들어가니 익숙한 한국인들과 한국어가 들렸다. 순간 한국에 돌아온 듯한 기분이였다.


다만 오늘 바로 자르지는 못했다. 이건 바로 런던의 그 짜증나는 예약제도 때문인데 어딜가나 예약을 해야하는 이 문화는 아직 익숙해지지가 않는다. 솔직히 말하자면 예약제가 아니였다면 이미 영국에서 은행계좌도 만들었을 것이다. 병원도 예약해야하고, 은행도 예약해야하고.. 심지어 미용실 조차 예약해야하다니.. 진짜 급한일이 생겨서 이용해야 할 때면 이 동네 사람들은 과연 어떻게 할지 궁금하다. 셔터라도 두드릴까 아니면 그냥 멍하니 있을까?


내가 성급한건지 영국인이 느긋한건지.. 그저 문화의 차이겠지만 따라야지 어쩌겠는가. 로마에가면 로마법을 따라라는 말이있으니 옛 성현의 말을 따라야겠지. 그럼 내일 여행후에 다시 찾아오기로 하고 오늘은 여기까지인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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