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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대생 May 16. 2016

#65 Stratford-Upon-Avon

그 두번째 이야기

점심시간은 30분뿐이였다. 절대 길다고는 할 수 는 없는 시간이라 서둘러 밥먹을 곳을 찾아야했다. 식당가로부터는 좀 멀리 떨어진 곳이라 주변에는 사탕가게, 크리스마스 선물가게 그리고 카페들 뿐이였다. 처음에는 카페에 들어갔다. 카페에 빵이 팔기도 하기에 거기서 해결할까 하다가 도무지 그걸로는 식사가 안될것 같아서 다른 곳을 찾아보았다. 계속해서 시계를 확인하면서 음식집을 찾는데 겨우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Subway였다. 샌드위치 가게인데 아실만한 분들은 다 알만한 곳이였다. 한국에 있을 때, 절대 이곳에서는 알바는 하지 않겠다라고 마음먹은 곳이기도 하다. 시스템상 모든 토핑을 하나하나 일일히 물어보며 보는자리에서 직접 싸주는 형태인데 주문하는 입장에서도 스트레스받는데 만드는 입장이면... 그 수고가 엄청날 것 이다.


아무튼 샌드위치와 음료하나로 간단히 점심을 해결했는데 역시 배가 차지 않았다. 서브웨이 다이어트라는 방법이 있는만큼 배를 채우기에는 적지않게 부족했다. 덕분에 시간에 늦지는 않았지만 뭔가 부족한 느낌은 떠나질 않았다.


집합장소에는 선생님 뿐이였다. 다른 사람들은 아직 점심식사중인가 싶다. 기다리고 있는 도중 돌연 선생님이 우리를 집합장소 옆의 골목길에 있는 자그마한 상점으로 데려갔다. 상점앞에는 커다란 곰인형이 서있었다. 듣기로는 테디베어의 쉐익스피어 시리즈였다. 뭐 그냥 영국식 복장을 입고 있을 뿐이였지만. 그 인형이 서있던 곳은 원래는 테디베어 박물관이였다. 하지만 7년전쯤에 문을 닫고 그냥 기념품 상점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그래서 안에는 딱히 볼만한 건 없었다. 그저 곰돌이들 뿐.

시간이 지나자 다들 모여서 다음 장소로 향했다. 바로 쉐익스피어의 집이였다. 집이라고 하기는 그렇고 형형색색의 그림이 그려진 울타리로 둘러진 집터였다. 여기 집에관해선 재밌는 이야기가 있다. 어제 말한 다리의 주인공 힐 클립턴이라는 이름이 다시 등장한다. 쉐익스피어의 집은 원래 힐 클립턴이 살던 집이였다. 그 집을 쉐익스피어가 사들였고 그가 죽은 뒤 그 집은 이름모를 사람에게 다시 팔렸다. 하지만 어딜가든 유명인은 고달픈 법이다. 쉐익스피어가 살았던 집이라는 이유만으로 집앞에는 언제나 쉐익스피어의 집을 구경하러온 구경꾼들로 가득했다. 그래서 참다못한 집주인이 화를 참지 못하고 결국 집을 철거시켜버린다. 그래서 지금은 이렇게 건물 기초만이 남아서 여기에 그의 집이 남아있다는 사실을 알려줄 뿐이였다. 한가지 기쁜 사실은 올해안에 이 집이 복원되어서 곧 개장한다는 점이다.

그 뒤는 쉐익스피어의 생가로 향했다. 생가이야기를 하자면 그의 가족 이야기가 빠질 수 없다. 그의 가족사는 살짝 복잡하다. 쉐익스피어의 아버지는 그의 어머니와 속도위반을 한 뒤에 결혼을 했다고한다. 뭐 이거야 별 상관없다. 그리고 쉐익스피어의 두 형제는 어린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결국 쉐익스피어는 혼자남았다. 그리고 그는 18살에 그의 마을에 살고있는 한 아리따운 여성과 결혼을 했는데 이부분도 흥미롭다. 그의 마을에서 18살 즉 20살 이전에 결혼한 사람은 오직 그를 포함해서 3명  뿐이였다는 사실이다. 게다가 그의 아내는 무려 8살 연상이다.


여기서 끝이아니다. 안타깝게도 쉐익스피어의 핏줄은 그의 손녀에서 끊기고 만다. 쉐익스피어에게는 자식이 여럿있었지만 전부 2세를 남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그래서 실질적으로 지금 쉐익스피어의 핏줄은 영국에 남아있지 않다. 그 이야기를 듣고 한가지 질문이 떠올랐다. 그럼 지금까지 팔리고 있는 쉐익스피어의 작품들의 판권은 도대체 누구에게있는건가.


쉐익스피어의 생가는 정말 옛날 영국집이 였다. 중세시대의 삶이 잘 들어나있는 곳이였다. 우리나라 민속촌 같은 느낌이였다. 쉐익스피어의 아버지는 장갑을 만드는 공예자였다. 그래서 집안에 장갑을 만드는 공방이있었는데 이 공방 시스템이 특이했다. 집 뒤에있는 공터에서 짐승을 죽이고 가죽을 벗긴뒤 공방으로 바로 옮겨서 가죽을 손질하고 장갑을 만든 뒤에 바로 공방에 붙어있는 창구에서 장갑을 파는 형식이였다. 나머지는 사진으로.

그 뒤에는 쉐익스피어의 부인이 살던 집으로 향했다. 그녀의 집안 사람이 살던 곳인데, 엄청 넓은 공원이있었다. 공원도 사진으로. 말로 표현하기에는 너무 힘들다.

이렇게 그 공원을 끝으로 모든 여행이 끝났다. 쉐익스피어가 태어나고 자란 곳을 볼 기회가 있다는 것이 좋았고, 이런 평화로운, 아름다운 곳을 볼 수 있었다는게 즐거웠다. 꽤 기억에 남는 여행이 될 것 같다 .


P.S 여행이 끝나고 한국분들과 함께 저녁을 먹으러 갔는데 그토록 그리워하던 한식당이였다. 가격이 엄청나서 처음에는 거절할려고 하다가 결국 지친 몸이 나를 그곳으로 이끌었다. '고기'라는 이름의 식당이였는데 예약제 식당이라 하마터면 음식도 못먹고 나올뻔했다. 순두부찌개, 짬뽕,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의 부대찌개. 진짜... 꿀맛이였다. 찌개 한뚝배기가 이렇게 소중하고 감사한지 그날 깨달을 수 있었다. 후..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인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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