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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대생 May 18. 2016

#67  Big Change

변화는 좋은것이다.

꾸벅... 오늘 늦잠을 잤습니다. 일찍 일어나겠다고, 다음에는 절대로 늦게일어나는 일이 없겠다고 다짐해놓고는 오늘 또 다시 늦게 일어났습니다. 한번도 지각 안한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지각한 사람은 없다는 희대의 명언을 몸소 실천하고 말았습니다. 원래 이런 미신 같은 이야기는 믿지 않는 편이지만 실제로 그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어보니 이게 장난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마음 한 구석에 도사리고 있는 지각했을 때의 그 쾌감, 아니 그 여유로움과 꿀맛같은 한시간정도의 선잠이 나도 모르게 좀 더 침대에 누워서 사경을 헤매었습니다. 이렇게 반성문으로 시작하는 일기가 되어서 저 스스로에게 너무 미안하지만 사실.. 분량 채우기위한 고해성사였다는 것.


짤막한 고해성사는 여기까지하고 오늘은 오랜만에 학원이야기나 해볼까 한다. 원래 어제 이야기 했어야했지만 지금 학원에서는 어느정도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외국의 언어 학원들은 1주를 주기로 학생들이 들어온다. 그래서 매주 월요일 마다 오늘은 어떤 새로운 사람들이 올까 설레기도한다. 아무리 못해도 최소 한명 이상은 학원에 새로 오는 사람이 있으니 한국에 있을 때와 같이, 같은 얼굴 같은 반에 지겨워할 틈이 없다. 그런의미에서 이번 주는 꽤 의미가 큰 주다. 왜냐하면 이곳에서 터줏대감 역할을 하던 사람들이 이번주를 기해서 대부분 떠났기 때문이다. 분명 아쉬운 일이기는 하지만 요새 변화에 꽤 많이 긍정적이라 나에게는 좋게 작용했다. 다만 한가지 안타까운점은 내가 있는 반 같은 경우는 거의 변화가 없었다는 점이다. 새로운 얼굴을 볼 수 있을까 기대하기도 했지만 아직은 좀 이른가 보다.


머리도 자르고 새로이 시작한 학원 첫주는 꽤 새로웠다. 뭔가 북적이던 학원이 조금은 한산해진 듯한 기분이였다. 항상 로비에서 떠들던 익숙한 목소리들은 온데간데 없고 약간은 어색한 정적속에 영어가아닌 다른 언어들이 조금씩 섞여 있을 뿐이였다. 그리고 한가지 좋은건지 아닌건지는 모르겠지만 한국어가 이따금식 들린다는거다. 영국에 오고 2달정도 지내보면서 한가지 바뀐 생각이 있는데 그건 바로 학원에 한국인이 있는게 그렇게 큰 영향은 아니라는 점이다. 어학연수를 오기전에 사람들이 병적으로 한국인을 피해야한다고 이야기를 한다. 처음에는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기왕 외국에 나간거 좀 더 다양한 사람과 만나고 이야기를 나눠야지 한국인이랑 친해져서 뭐하겠느냐가 주된 의견이였다. 하지만 이건 외국을 너무 무시한 생각이였다. 여기도 각 나라사람들이 자신의 나라로부터 떨어져서 살다보니 다들 끼리끼리 뭉치는 경향이있었다. 이탈리아는 이탈리아인대로 터키인은 터키사람들끼리 특히 남미사람들이 많은 우리학원에서는 스페인어가 끊임없이 들린다.


물론 이러한 현상이 좋은건 아니다. 나도 다른 국가 사람들이랑 친해지면서 교류를 하려고 노력중이다. 그저 요 몇일 한국 사람들이랑 잠깐 이야기 나누고 뭔가 동지애 같은게 느껴져서 제일 오래있었던 사람으로써 조언이나 한마디씩 해줄 뿐이긴하다. 밥 먹는건 자연스럽게 뒤따라오는 것이고.


아무튼 한국인이 갑작스럽게 많이 들어오기는 했지만 뭐 그런건 별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이번주가 시험주라는 것이다. 4주마다 정기 시험을 치는데 매달마다 성취를 평가받는 날이기도하고 그에 따라 반을 올라가거나 머무르게된다. 뭐 사실 아직 내 실력이 어드밴스로 올라갈 정도는 아님을 알기에 조급하지는 않지만 저번보다 퇴보할 수는 없었다. 매주, 매달, 새로운 어휘와 표현을 배우기 때문에 외우고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문법 같은 경우는 익숙해져라고 짧게 많이 반복하는 형식이라 그렇게까지 문제는 아니지만 어휘는 정말 쥐약이다. 어릴 때에는 암기를 제일 잘하는 줄 알았는데 나중에 알게된 사실은 암기에 재능이 없다는 것이였다. 언어를 배우고 익히는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부족했다. 노력을 안했다라고도 할 수도 있지만 이미 외워둔 단어도 실제로 말할 때나 글을 쓸 때 떠오르지 않고 한참 지나고 길거리에서 문득 떠올린다.  


목요일에 시험이고, 그 다음주는 그 결과에 따라서 대대적인 조정이 있을테니 그 때도 반에 변화가 있을 것이다. 매주매주 변하는 이 일상이 나쁘지 않다.


오늘 한가지 안좋은 일이 있었는데 항공예약이 말썽을 부렸다. 6월4일에 예약된 비행기가 갑자기 하루 앞당겨졌다고 한다. 그래서 고민을 했다. 여행일정을 하루 늘릴것인가 아니면 환불하고 다시 다른 비행기를 예약할 것인가. 아무리 고민해봐도 하루 더 머무르는건 시간낭비였다. 만약 숙박을 예약을 안했다면 그냥 늘린 일정으로 여행을 했겠지만 숙박이 다 잡혀버려서 일정을 다시 맞추기위해선 전부 취소하고 다시 예약해야했다. 그러기에는 너무 정신적으로 피곤해질 것 같아서 그냥 환불하고 다시 예약했다.


공부에, 여행준비에, 사람만남에 이래저래 할게 많은 날이였다. 그럼 오늘은 피곤하고 내일 절대 다시는 지각하지 않기 위해 오늘은 여기까지인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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