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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대생 May 20. 2016

#68,69 Test and Museum

Museum of London

어제 일기를 쓰지 않았다는 사실 조차 까먹을 정도로 어제하루는 정신이 없었다. 그도 그럴게 오늘은 4주마다 있는 정기시험날이였고 실력검정을 하는 날이기 때문에 평소보다 더 열심히 공부했다. 뭐 평소에는 그저 그날 수업한거 슥 읽어보고 정리하면서 복습하는게 전부이긴 하지만 그래도 시험인데 더 해야할 것이 아닌가. 학원 도서관에는 평소와달리 사람들이 좀 모여있었다. 다들 시험을 준비하고 있었다. 사실 내가 여기와서 시험을 치는건 이번이 3번째인데 이렇게 열정적으로 사람들이 도서관에와서 공부하는건 이번이 처음이였다. 도서관이라고는 해도 그다지 넓지 않은 공간이라 그렇게 많은 수는 아니지만 그래도 가득찬 도서관은 지나가는 선생님들이 신기해서 한번씩 들려서 구경하고 갈 정도였다. 오죽하면 신기하다고 사진을 찍어가는 선생님도 있었다. 몇몇 분은 들어오셔서 궁금한거 질문해라면서 가르쳐주시고도 갔다.


아무튼 집에와서도 노트정리하는걸 책상에 올려두고 보다가 이제 좀 쉴때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바로 아이패드를 집어들고 영화나 볼려고 검색을 해보았다. 그러던 도중 혹시나하는 생각에 캡틴아메리카 시빌워를 검색해보니 아니나 다를까 벌써 웹상에 올라와있었다. 불법으로 영화를 보는게 자랑은 아니지만 영화는 진짜 사막의 오아시스같은 존재다. 영화보는걸 좋아하는 입장에서 매일매일 신작영화는 쏟아져나오고 학원에서는 듣기 공부란답시고 영화 리뷰 방송을 틀어주는데 괴롭기까지 하다. 차선책이라고는 불법으로 올려진 영상을 보는 것 뿐이니 어쩌겠는가. 어쨋든 그렇게 말도 많고 궁금했던 시빌워를 보고나니 이번주가 왠지 꽉찬 기분이였다. 할꺼다한 기분. 그래서 일기 쓰는것도 까먹고 바로 잤는가보다.


오늘 시험이 끝나고 집에갈까하다가 친구가 오이스터카드 충전이나 뭐가 더 경제적인지 물어봐서 잠시 도와주고 학원에 잠깐 돌아왔는데 같은 반 친구가 박물관 구경가자고해서 오늘은 오랜만에 런던에서 박물관 관람을 했다. 오늘 다녀온 곳은 바로 Museum of London 이다. 런던의 역사를 담고있는 박물관이였다. 박물관에는 무료로 가이드해주는 프로그램도 있고 몇몇 이벤트들도 있어서 처음가는 사람들에게 아주 좋은 곳이였다. 가이드가 영국인이라 영어에다가 말도 전혀 다른 국가사람들을 고려하지 않고 말해서 알아듣느라 진땀 뺀것만 빼고는 말이다.

솔직히 대부분 어딘가에서 본 내용이고 겹치는 부분도 많았지만(워낙 박물관이 많다보니) 나름 새로운 것도 있어서 흥미로웠다. 특히 2012런던 올림픽에 관련된 물건들이 꽤 있었는데 올림픽 봉화나 거대한 불꽃 화로를 만들어내던 기구들 등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한가지 특이했던건 박물관에 투르 드 프랑스의 상징인 노란색 저지가 전시되어있었던 것이다. 알고보니 작년인가, 몇년전인가 영국이 투르 드 프랑스의 코스에 포함된적이 있었다고한다. 그 얘기를 들으니 왜 올해는 영국에서 하지않는지 절로 한탄이 나왔다. 나름 자전거에 빠졌던적이 있고 어학연수 때문에 잠시 멈춰있긴하지만 투르 드 프랑스 직관은 버킷리스트중 하나이기도하다. (그것 때문에 7월에 프랑스에 한번 더 갈 예정이다.)

이야기가 잠시 다른길로 샛는데 다시 돌아오자면 박물관에는 런던의, 영국의 모습을 시대별로 잘 정리해두었다. 특히 19세기때의 런던의 상가를 재현해놓은 곳이 있었는데 그곳이 제일 인상깊었다. 진짜 그 시대의 런던의 거리에 서있는 듯한 기분이였다. 그럼 사진으로 보자. (카메라 성능이 너무 안좋아서 어두운곳에선 사진이 안찍히는....)

한참을 둘러본뒤 나온 우리는 집으로 갈까하다가 근처에있는 유명한 성당으로 향했다. 바로 '세인트 폴 대성당'이다. 진짜 웅장했다. 사실 도착하기전까지 그곳이 성당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도시한복판에 왠 궁전이 들어서있는 줄 알았다. 그래서 역시 여왕의 나라라고 감탄하며 들어가는데 성당이였다. 성당 벽면에는 관들이 놓여져있었는데 진짜 관인지는 모르겠지만 익숙한 얼굴들을 볼 수 있었다. 천장에는 고풍스러운 그림이 그려져있었고 형형색색의 스테인글라스에 십자가 조각들 등... 한눈에 담기도 힘든 웅장하다 못해 거대한 공간에 조화롭게 놓여져있었다. 제일 아쉬웠던점은 내부에서 사진을 찍지 못한다는 점이였다. 몰래 찍어볼까 했는데 곳곳에 경비원이 서서 제재를 하고 있어서 그냥 감상만 하기로했다. 의자에 앉아서 넋놓고 둘러보고있는데 귀를 울리며 중앙 홀로부터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성가대였다. 이런 경건하고 몽환적인 성가는 처음들어봤다. 거의 홀리듯이 들었다. 만일 옆의 친구가 어깨를 흔들어 깨우지 않았다면 한참을 그자리에 앉아있었을 것이다.

이렇게 오늘의 일정은 막을 내렸다. 역시 오래 걸었더니 아직도 종아리가 아프고 허리가 쑤셔온다. 내일은 그 허리를 흔들어야하는데... 어쩌지... 그럼 내일은 첫 영국 클럽 방문기로 찾아오겠다. 물론 글은 토요일에 올라오겠지만..


오늘은 여기까지인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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