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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대생 May 30. 2016

#78 MCM ComicCon

만화천국! 영화천국! 게임천국!

오늘은 코믹콘에 다녀왔다. 코믹콘이 뭐냐하면.. 만화축제다. 꼭 만화만 관련된건 아니고, 게임, 영화, 드라마 등 여러 컨텐츠가 복합된 축제다. 한국에도 일년에 한두번씩 이런 축제가 있는데 고등학교때인가 한번 벡스코에서 열린 코믹콘에 가본게 처음이였다. 그 뒤에는 가본적은 없다. 처음 갔을 때의 그 풍경은 내가 기대했던 모습과는 조금 다른 풍경이였기 때문이다. 가기전에는 코믹콘이 만화를 즐기는 사람들로 북적북적할거라고 기대하고 갔었는데 가보니 부스는 한산하고 일본애니매이션 밖에 없는 획일화된 문화가 박혀있는 행사였다. 뭐.. 그때는 한참전이니 지금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그 때, 그 코믹콘 이후로 관심이 뚝 떨어졌었다.


그리고 지금 런던에와서 이번주 금토일, 이렇게 삼일간 코믹콘이 진행된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궁금증이 피어올라왔다. 양덕. 덕후중에서도 서양인 덕후가 그렇게 대단하다는 이야기는 한국에 있을 때부터 익히 알고있었기에 꼭 한번 가보고 싶었다. 게다가 홍보사이트에는 일본만화 뿐 아니라, 요새 우리에게 잘알려진, 한창 인기가도를 달리고 있는 마블 유니버스의 만화들, 그리고 각종 미국, 영국 드라마들과 관련된 부스도 많이 소개되어 있었다. 이렇게 되면 진짜 안가볼 수가 없었다. 입장료가 15파운드 정도이긴 하지만.. 이번 기회를 놓치면 다시는 이런 곳 가볼 기회가 없을 것 같아서 눈딱감고 질렀다.

오픈시간은 11시부터 6시반 까지였는데(조금더 비싼 티켓을 사면 9시부터 입장가능하다.) 하루종일 돌아다닐일도 없고, 2-3시간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해서 천천히 출발했다. 어제 너무 피곤했기 때문이기도 했다. 아무튼 코믹콘이 열리는 곳은 집으로 부터 꽤 멀었는데, 튜브를 타지 않으면 한참을 돌아가야했고, 버스도 2시간이 넘는 시간이 걸린다고 지도에 나와서.. 괜히 늦게가서 후회남길 바에야 그냥 1존구간도 튜브를 타고 바로 직행했다. 도착한 곳은 Custom House for ExCel이라는 동쪽 3존에 위치한 곳이다. 튜브역에서 내리니 역에는 엄청난 인파로 붐비고 있었다. 절반정도의 사람들이 코스튬을 입고 있었는데, 포켓몬스터, 아이언맨, 스파이더맨 등 친숙한 캐릭터들 뿐만아니라 드라마에서나오는, 그리고 게임에서 나오는 캐릭터들의 분장도 많았다. 그중 어쌔신크리드라고 하는 암살자 게임의 주인공을 분장한 분은 진짜... 대박이였다. 게임안에서 화면을 깨부수고 튀어나온 듯한 분위기... 사진을 찍었어야했는데 넋놓고 쳐다보다가 인파에 휩쓸려 놓치고 말았다.


이리저리 치이면서 행사장으로 향했다. 아까 튜브역 이름이 Custom House for ExCel이라고 했는데 ExCel은 전시장 이름이다. 이번 코믹콘이 열리는 곳이 바로 이곳인데 뭐랄까 그냥 커다란 비어있는 창고같은 곳이였다. 다만 그 안을 가득 메우고있는 사람들 덕분에 꿈과 희망으로 넘쳐나는 공간으로 탈바꿈되어있었다. 모바일티켓을 확인하고 초록색 입장띠를 왼손목에 두르고 입장한 코믹콘입구에서는 커다란 오버워치 체험장이 반기고 있었다. 역시 블리자드... 콘솔도, 컴퓨터도 없는 내가 할 수 있는 게임은 아니였지만 출시이후에 상당히 호평받고있다는 소식이 들려서 해보고 싶었던 게임이였다. 다만... 한판하려면 줄을 서서 얼마나 기다려야할지 견적이 안나와서 그냥 포기하고 말았다.

그 뒤에는 게임 발표회장이 있었는데 검은 천막안에서 뭔가 후끈후끈한 열기가 느껴져서 호기심에 얼굴만 들이밀어보았다가 도저히 뭔지 알 수없어서 포기했다. 짤막한 게임부스를 지나니 온갖 그림과, 옷, 피규어, 책들로 가득한 부스들이 보였다. 그들이 팔고있는건 물론 전문 회사에서 파는 상품을 가져와서 파는 것들도 있었지만.. 직접 만들어서 파는 물건들이 반정도 되었다는 것이다. 특히 그림과 수제 물건들은 그 디테일이 장난이아니였다. 그 중에서도 돌이랑 나무를 이용해서 조각품과 나무함 그리고 딥펜 장식등을 해서 팔고 있는 곳은 장인정신이 풀풀 나는 곳이였다. 돈만있었으면... 뭐든지 하나 지르고 왔을텐데.. 진짜 덕질을 하려면 이정도는 되어야한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깨닫게 되었고, 그리고 서양이 얼마나 창의적인지 예술적으로 발달되어있는지 알 수 있었다. 또 한가지 놀라웠던건 기술의 발전이다. 옛날이라면 꿈도 못꿀 시설들이 많았다. 특히 코스튬을 한사람들을 위해서 3D디자인을 해주는 시설이 놀라웠다. 감옥같은 곳에 들어가서 자세를 잡고, 그걸 사방에 설치된 카메라로 스캔하여 컴퓨터 이미지로 탈바꿈하는 형식이였는데 그런 이미지로 3D프린터를 이용해서 피규어제작도 가능하다고... ㄷㄷ

진짜 시간가는줄 모르고 즐겼다. 부스를 다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한시간이 넘었고, 게임 체험하는 곳에서 게임도 즐기고, 사진 찍는 곳에서 사진도 찍고, 일반 사람들이 만든 만화책도 읽어보고.... 뭐.. 상품을 사지 못했다는게 천추의 한 이지만.. 여기가 한국도아니고 둘곳도 없는데다가 사면 짐만 되고.... 하... 그래도 아쉽다.


잘 즐기다가 왔다. 사실 어제 Canterbury에 갔을 때, 지나가던 행인이 입고있던 나이키 옷이 진짜 마음에 들어서 한참을 인터넷으로 찾아보다가 실패해서 오늘 코믹콘이 끝나고 나오자마자 바로 몇 정거장 옆에있는 Westfield백화점으로 향했다. 오늘이 일요일이라 6시에 문을 닫는데 도착한시간이 5시반... 평소에는 심심하면 보이던 그 많던 나이키매장이 어디갔는지 찾느라 진땀 뺐다. 결국 나이키 매장은 못찾고 스포츠 브랜드들을 뭉쳐서 파는 곳을 겨우겨우 찾아내었지만 안에는 내가 찾던 옷은 없었다.... 그래서 안타까운 마음을 뒤로하고 결국 집으로 돌아왔다.


이걸로.. 이번달의 길고긴 여정은 끝이났다. 뭐... 숨돌릴 틈도 없이 다음주주말에 여행을 떠나지만.. 그런데 걱정이다. 아직 제대로된 여행 코스를 짜지 않았다. 진짜 다음주 내내 여행일정이나 짜야겠다. 컴퓨터가 없으니... 느려터진 3년된 스마트폰과.. 수명이 다되어가는 아이패드2로는 도저히 검색하고 저장하고를 할 수가 없었다. 학원가서.. 컴퓨터에 하루종일 매달려있어야할 듯하다.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인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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