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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대생 Jun 01. 2016

#81 Anxiety

떨린다

여행까지 3일남았다. 와... 시간이 너무 빨리간다. 비행기와 숙소를 예약하고 즐겁게 도시를 살펴보고 있을 때에는 그저 들뜨기만 했을 뿐인데 막상 여행날짜가 코앞으로 다가오니 슬슬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이런 말하면 그렇긴하지만 한국 항공사가 아닌 해외에서 저가 항공사를 이용하고, 온라인으로 티켓팅을 하다보니 뭔가 계획이 이렇다할 만큼 뚜렷한것 같지가 않다. 뭐 그러한 계획이라도 같이 짜고 떠들면서 공감할 수 있는 동행자가 있었다면 좀 덜했겠지만 말이다. 한국에 있었을 때는 혼자 여행가든 같이가든 아무 신경도 쓰지 않았을 것이다. 길을 잃어버릴 염려도, 국제미아가 될 일도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긴박한 일이 생겼을 때 언제든지 날 도와주는 민중의 지팡이가 곳곳에 있고, 아무리 멀어봤자 한달음에 달려올 수 있는 거리에 친구와 가족들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 이렇게 투덜거리는 이유는 아무리 생각해도 딱 하나다. 바로 요 몇일 사이에 있었던 일들 때문이다. 지금벌써 영국에서 80일이나 보냈다. 80일이면 세계일주도 가능하다고 하던 때가 바로 엊그제 같은데 영국에서 벌써 80일이다. 생각해보니 시간이 총알처럼 지나가버렸다. 그러다보니 여기오기전에 한가지 마음을 굳게 먹고온 사실을 잊고 지내고 있었다. 바로 물건관리다. 쌩뚱맞게 갑자기 왠 물건관리라는 이야기를 하냐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외국에서는 필수적으로 유념하고 있어야하는 사항이다. 서울에서는 눈뜨고도 코베인다는 소리가 있지만 외국에서는 눈뜨고 장기팔리는 곳이다. 조금 격하게 표현했지만 그건 변함 없는 사실이다. 다만 80일동안 전혀 그런일을 당하지 않았고, 그런이야기를 현장에서 들어보지 못해서 그저 괴담이라고 생각하고 안이하게 살고 있었다.  


학원에 한국인 친구 두명이 있는데 한명은 일주일전에 술집에서, 한명은 이틀전에 버스정류장에서 문자보내다가 휴대폰을 소매치기 당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소름이 돋았다. 술집에서는 뭐 한국이나 여기나 휴대폰 관리를 잘해야하는건 변함이 없지만 흑인 4명이 다가와서 순식간에 휴대폰을 들고 나른건 꽤 충격적이다. 여기오고나서 최대한 선입관을 버리려고 노력하는 중이긴한데 계속 이런 이야기가 들려오니 잠잠해졌던 불안감과 부정적인 선입견이 평온하던 마음을 들쑤시기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다른 국가로 여행가는 것에대한 불안감도 덩달아 커졌다. 특히 프랑스는 소매치기, 집시, 강매 등으로 유명한 동네다. 뭐 다른 국가도 그런 사람들이 많지만 유독 프랑스가 사례도 많고 특히 부모님 친구분이 그곳에서 가방을 통째로 도난당하기도 했다.


그런 동네에 혼자 갈 생각을 하니 갑자기 불안해지는건 어쩔수가 없는 일이다. 좋은 경험이라고, 눈 높이를 변화시킬 기회라고 스스로 안정시켜보지만 첫 발자국을 떼는게 얼마나 힘든지... 이제껏 너무 변화없는 삶을 살아왔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내 과거를 돌아보면 딱히 위험을 무릅쓴 일이라던가 변화의 횟수가 눈에 띄게 적다. 분명 시도는, 눈 딱 감고 지르는 건 잘하는 편이다. 살짝 될대로 되라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다만 그렇게 시작하고나서는 적응하기 전까지 엄청난 후회감에 고생한는 것의 반복이다.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이 문제인 것 같다. 좀 더 긍정적으로, 능동적으로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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