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England Diary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공대생 Jul 10. 2016

#102,103 Phon call

전화통화... 금요일저녁부터 토요일새벽까지 이어진 보이스톡은 내가 지쳐나가 떨어질때쯤 끝이났다. 런던에 오기전에도 통화는 잘하는 편이 아니였다. 진짜 급할 때나 전화를걸지 보통은 문자나 카톡으로 떼우는 성격이였다. 하긴 카톡조차 잘하지않았으니 연락자체를 잘 안하는 사람이였다. 오죽하면 학교선배나 친구들이 연락을 너무안한다고 술자리나 혹은 갑작스러운 전화로 아쉬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1년전 진짜 친한친구로부터 그런이야기를 듣고난 뒤에 내가 좀 심각하기는 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후로 친구들에게는 연락을 잘하는 편이지만 역시나 전화는 잘 하지 않았다. 뭐랄까.. 전화는 긴장된다고해야하나.. 친구들끼리라도 전화상에서 만나게되면 반드시 틈이 없이 말을 이어나가야된다는 강박관념이 있다. 라디오에서 침묵이 2초이상 넘어가면 방송사고라고하듯이 전화도 침묵이 길어지면 잘못한거같은 기분이들어서 편하다기보단 오히려 스트레스만 쌓이는 편이다. 뭐 쉴새없이 말하는 친구들과 통화하면 그런것도 없지만 모두가 그런건 아니니깐 말이다.


아무튼 이래저래 나에게 통화는 힘들다. 특히 이성과 통화하면 거의 머리에 과부하가 걸려서 열이펑펑나면서 온몸이 땀에 젖어버린다. 문자처럼 뭔가 고민할 틈도없이 막 이야기를 이어나가야하니깐 말이다. 그런데도 금요일 저녁 통화를 했다. 그것도 여자와 영어로 3시간이 넘는시간동안.


저번에 한번 얘기한적이 있는데 4월초쯤에 language exchange 라는 사이트에서 만나서 연락을 주고받다 전화 통화를 하며 친해진 사람이있다. 그런데 저번에 여행을 가는준비하느라, 학원생활하느라 바빠서 한달가량 연락을 못해서 점점 멀어져가고있던 찰나였다. 그러다 어제 갑자기 생각나서 연락을 했었는데 갑자기 전화가 걸려왔다. 처음엔 이걸 받아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하다가 에라모르겠다는 식으로 받았다.


전화를 잘하는 사람들은 모르겠는데 전화가 익숙하지않은 사람들은 첫마디부터 버벅인다. 무슨 말을 해도 없어지지않는 그 어색함. 안녕? 오랜만이야. 라는 무난한인사조차 어색하게 만들어버리는 마법같은 능력이있다. 스스로의 오글거림에 경악하며 받은 전화기 넘어의 목소리는 기쁨의 목소리가 나를 반겼다.


내가 연락을 할줄을 몰랐었던 것 같다. 그렇게 3시간동안의 이야기꽃을 피웠다. 내용을 보면 죄다쓸데없는 이야기에 내가 버벅인게 대부분이였지만 전화중간에 친구가 나보고 처음보다 영어가 엄청늘었다고 칭찬을 해줬다. 나도 자각을 하지는 못했지만 전화통화중에 대화가 끊기는 일이 없었다. 그말인즉슨 내가 되묻는 일이 없어졌고 하고싶은 말을 꽤 정확히 할 수 있게되었단 것이다. 물론 아직 말하는데에 있어서 부족한건 여전하나 듣기가 좋아진건 꽤 고무적인일이다. 한국인이랑 통화해도 가끔 못알아들을 때가있는데 외국인이면 오죽하겠는가.


중간중간에 서로 심리테스트도하고 친구 여동생이 중간에난입해서 친구를 놀리기도하고, 즐거웠다. 영어로 통화하면서 압박감보다 즐거움을 느끼다니... 뿌듯했다.


그렇게 새벽3시까지 통화를하고 체력이 방전된 나는 오늘 3시까지 기절해버렸다. 하루를 날리긴했지만 뭐 감기때문에 쉴생각이기도 했고 내일은 좀 나가서 돌아다녀야겠다.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매거진의 이전글 #100~ 여행중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