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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대생 Nov 23. 2015

#15 교육의 퇴보란?

제자리걸음

주관적이고 주관적인 이야기입니다.

이제 곧 중학생들의 고등학교 원서접수기간이다. 난 대학생이라 고등학생 원서접수는 까마득히 잊어버린지 오래다. 하지만 중학교3학년인 막내 동생덕분에 생전해보지도 않은 고등학교 입학 전형이란 것들을 찾아보게되었다. 그말인 즉슨 동생은 중학 3년을 공부와는 담쌓아 지냈다는 말이다. 사실 고등학교 원서접수는 별게 없다. 그냥 가고싶은 곳 적어서 선생님한테 주면 끝이다. 공고같은 경우는 특별전형도 있어서 조금 복잡하지만 집에서는 동생을 무조건 인문계로 보내려고 하기 때문에 신경쓸 필요없었다.

인문계? 아무나가는거 아님?

하지만 그건 착각이였다. 동생 성적이 땅바닥과 꼭 껴앉고 키스까지 하려는 상태였기 때문에 공고라는 샛길을  알아볼 수 밖에 없었다. 물론 집안은 난리가 났다. 특히 아버지는 막내동생 학교생활에 대해서는 방임하셔서 성적이 이렇게까지 밑바닥을 칠줄은 몰랐던 것이다. 어머니는 부랴부랴 나에게 고등학교 가려면 어떻게해야하느냐고 물어보기 시작하셨고, 그것 때문에 알바끝나고, 학원끝나고 집에서 쉴틈도 없이 부모님이랑 상담을 해야했다.

졸업이 언젠지 기억도 안난다... 밀가루는 기억남ㅋ


솔직히 처음에는 인문계 가는게 뭐가 대수냐라고 생각했었다. 80% 말그대로, 100명중 80등만 해도 아무 탈없이 들어가는것이 인문계 고등학교 였으니깐 말이다. 오히려 좋은 공고는 일반 인문계보다 더 가기 어렵다. 하지만 동생이 90%에 근접하는 성적이다보니 골머리였다. 고등학교입시 뉴스를 찾아보니 입시실패라는 단어가 갑자기 눈에 들어왔다. 입시실패는 대입에만 쓰는 말인줄 알았는데 의외로 많은 학생들이 고입에 실패하는 사례가 있었던 것이다. 초중고등학교 교육까지가 의무인 대한민국에서 고등학교 입학에 실패가 있다는 사실에 경악했다. 처음에는 단지 고등학교 일부러 지원 안한 애들이라고 생각하고 가볍게 넘겼지만, 동생의 미래가 걸린일이라고 생각하니 조금 심각하게 다가왔다. 그래서 그때부터 작년 인문계 커트라인이나, 현 공고 상황등 여러가지를 알아보며 정보를 쌓았다.

반타작이라도 좀 하지..


그런데 정보를 찾고 파고들 수록 이건 그냥 밑빠진 독에 물붙기였다. 어짜피 발표나기전까지 아무도 모르는일인데다가, 생각해보니 중학교때 친구들의 경우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중3때 친구중 한명이 성적이 너무 낮아서 담임선생님이 인문계를 써줄수 없다고 했었다. 하지만 그 친구집도 우리집이랑 비슷했었는지 아버지가 학교까지 찾아와 무조건 넣겠다라고 한것이다. 선생님은 잘못되도 자기책임 아니라는듯이 으름장을 놓았지만 결국 지원했다. 떨어졌을까? 아니 당당히 붙어서 인문계 고등학교를 다녔다. 이러한 경우가 기억이나자 바로 동생 중학교 학군내의 고등학교 정원조사에 들어갔다. 확인해본 결과 말도안돼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정원이 250명인데 신입생이 220명 밖에 되지 않는것이다. 그것도 사립 고등학교가말이다. 학생을 많이 뽑을 수록 좋은 학교가 정원미달이라는 말은 뻔한말아닌가. 결국 아무나 지원해도 붙는 다는 말이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인터넷에 떠도는 인문계커트라인 성적은 다 헛소리나 다름없었다. 게다가 그 커트라인보다 낮은 학생들이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렇게 정리가 되니 근심이 싹가시고 괴씸함이 몰려들어왔다.

동생이 담임한테 인문계를 쓰겠다고하니 떨어진다고 안된다고 한것이다. 그것도 '수준'을 언급하면서 말이다.  그래서 어머니가 담임한테 전화해서 무조건 넣겠다라고 하니 옛날과 똑같이 잘못되도 자기 책임아니라는듯이 말하면서 마지못해 넣겠다라고 한다. 물론 성적이 그 정도 떨어지면 인문계가서 적응하기 힘들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공고를 추천했을 수도 있지만 절대 아니라고본다. 정확히 따져본다면 인문계보다 공고에 붙을확율이 더 낮았기때문이다. 게다가 공고는 공부못하는 사람들만 가는 곳도 아니고 말이다. 이건 그뒤에 알게된 사실인데 선생들마다 할당량이란것이 존재한다고 한다. 자신이 담당한 반의 일정 수 이상의 학생을 공고로 보내야한다는 어이없는 규칙이 존재했다. 그리고 그 할당을 채우기 위해 떨어지는 학생들을 억지로 공고로 보내려고 한다는 것이다. 이를 보면서 지금 우리나라 고등학교 교육이 어떤식으로 행해지고 있는지 다시한번더 깨닫게 됬다.

지금 국가에서 공고를 밀어준다는 식으로 정책을 펼친다고 한지가 10년이 다 되어간다. 내가 학교를 다닐때에도 그랬으니 정말 오래된것이다. 그런데 지금 상황은 어떠한가. 중학교 졸업한지 9년이 되었는데도 여전히 특목고는 가기 힘들고, 인문계는 아무나 가는곳이며, 공고는 공부못하는 학생들이나 가는 곳 이라는 공식이 그대로 남아있다. 이런 골때리는 방식이 아직도 유지되고있으니 여전히 나라발전이 더딘 것이다. 물론 인문학이 발전해야 사람의 의식수준이 발전하는 것이 맞지만, 공고, 즉 기술분야의 교육이 공부못하는 사람이나 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중학교 시절부터 뿌리박혀 자라니 나중에 성인이되어서도 나쁘게 받아들여진다. 책상에 앉아있는 것이 우월하다고 생각하게되고 현장직의 괴로움은 나몰라라하는 사회구도. 그것이 지금 대한미국이다.




우리나라가 이렇게 급속한 발전을 이루어 선진국의 대열에 끼게 된것은 공업의 영향이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또다시 조선시대로 되돌아가려고 하고있다. 기술자들이 천시되고, 관리직들만이 인정받는 세상. 공무원을 최고 직업으로 꼽는 나라에서 더 이상의 무슨 발전이 있을까. 미국만 봐도 우리가 천시하는 배관공, 용접공등 기술자들이 최고의 대우를 받는다. 제발 뿌리박힌 관료주의를 좀 뽑고 능력의 우선순위를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밥먹고 아무 하는짓없는 정치가들한테 돈이나 뿌려주지말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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