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따뜻한 사람인가요?
12월 겨울의 시작이며 슬슬 집집마다 히터기가 위잉거리는 소리를 내며 돌아간다.
알바하는 동안 환기를 한다고 히터를 끄고 얇은 유니폼한장만 걸치고 한파를 맞다보니
추위에 얼어버린 손끝과 달리 심장은 몸을 열심히 데우기위해 열심히 열내며 펌프질하는 심장소리가 들린다.
영겁같던 5분간의 환기가 끝나고 히터기는 뜨거운 바람을 내뿜었다.
마치 내 심장에게 그만 쉬어도 좋다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아르바이트, 카운터에서 일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많은 사람과 마주하게되고, 필연적으로 감정을 숨기고 밝은 면만 보여줘야한다. 짜증이날 때도, 화가날 때도, 우울할 때 조차 나는 그들에게 밝음으로 마주해야하고, 서비스라는 이름의 노동을 행한다. 가끔 식당에서 화풀이를 하는 사람도 있으며, 집에서 못다푼 반항을 하는 학생들도 있다. 그럴 때마다 웃음으로 화답하는 모든 직장인, 알바생들. 과연 이것이 올바른 서비스이며, 올바른 태도인가.
마음을 따뜻하게 데우고 말을 내뱉으면 따스한 말이 뿜어져 나간다.
하지만 열역학 제 1법칙에 의해 따스함은 필연적으로 차가움을 동반한다.
열심히, 소중히 데워온 나의 따뜻한 마음이 순식간에 식어버린다.
사람은 누구나 감정을 표출함으로써 남들과 감정을 공유한다.
하지만 정말 감정 표출만이 옳은 방법일까
현대사회에서는 감정소모, 노동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원치 않는 상황에서 감정을 필요이상으로 소모한다는 말이다.
현대인들은 타인으로부터 따스함을 갈구한다.
그 갈망이 지금 현대인들의 감정을 엄청난 속도로 소비시키고 있다.
황금알의 거위를 들어보았는가.
기다리지 못하고 거위의 배를 가른 미련한 농부처럼
현대인은 과도한 감정을 요구하고 결국 껍데기로 만들어버렸다.
그들은 착가했을지도 모른다.
사람이 히터기처럼 전기만 있으면 계속해서 따뜻해질 수 있는 존재라고.
따스함은 서로 부둥켜안으므로써 느낄수있다.
인간이 성냥이 아닌이상 그들이 발할수있는 따스함은 한계가 있다.
자신이 차갑다고, 당신은 따스해보인다고, 그들에게 따스함을 갈망해서는 안된다.
받기만한 따뜻함은 결국 식어버리고, 더 시리고 아린 차가움이 당신을 반길 것이다.
마음이 시린가? 따뜻해지고 싶은가?
혼자 속으로 불태울 무언가 연료를 찾거나, 먼저 부둥켜안자.
웃음 속에 숨겨진 차가움이, 슬픔 속에 가려진 뜨거운 열정이
당신을 반길지도 모른다.
추위에 떨며 얼어붙은 손으로 영수증에 끄적끄적 거린 문구가 이렇게 까지 거창해질줄이야...
단지 히터기를 관찰하고 관찰일기 쓰려고 했었는데... 손가는데로 써졌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