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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대생 Jan 09. 2016

#24 눈높이란?

무슨 산에 오르실건가요?

눈높이 교육. 어릴때 지긋지긋하게 풀었던 학습지 회사들의 이름 중 하나이다. 어릴적이고 집에서 하라는데로, 시키는데로 뭐가 뭔지도 모른체 할 때 였으니 딱히 이름에 대해 고민하지 않았다. 솔직히 아직 눈높이 교육이라는 의미를 잘 이해를 못하겠다. 예전에는 아이들의 눈높이, 즉 수준에 맞추어 공부를 가르친다는 개념이였던 것 같은데, 이젠 뭐가 뭔지 모르겠다. 눈 높이를 맞추어 주는 것이 아니라 억지로 눈 높이를 끌어 올리고 있다. 아니면 과열화된 교육열에 아이들의 수준을 너무 높게 책정했는지도 모른다. 이젠 동화책에 경제 상식도 나온다고 하니 수준이 얼마나 높아졌는지는 말할 필요도 없다.


아이들의 눈높이를 높이는 것 자체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눈이 높아야 더 잘 보이는 법이다. 김정호가 대동여지도를 만들 때 백두산을 수십, 수백번을 올른 이유와 같다. 더 멀리, 더 많이 보기위해서는 가장 높이 올라갈 수 밖에 없다. 어릴 때 부터 경제나, 외국어, 각종 학문을 접해두는 것은 좋다. 그런데 문제는 너무 억지로 끌어올리려는 점이 문제다. 산을 오르고자하는 생각이 없고, 멀리 볼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상태에서 에베레스트산을 정복하려고하니 올라가다가 뇌가 산소 결핍증으로 죽어버린다. 혹은 크레바스에 빠져 깊은 반항기에 빠지기도 한다. 뭐든지 준비가 되어있는 상태에서 실행이 필요하다. 준비운동도 없이 무작정 눈높이만 올렸다가는 허황된 꿈에, 현실의 씁쓸함에 조숙화되어 꿈도 미래도 가지지 않는 사람이 되지 않을까.


눈높이를 올리기 가장 좋은 시기가 바로 대학생 시절이다. 전부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미성년자의 딱지를 떼고 드디어 사회에 진출하기 시작하는 나이이기 때문이다. 일단 이때는 이미 전부 각자 XX대학교라는 산에 올라선 후다. 대학마다 높이가 다르고 올라섰을 때 보이는 풍경이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님들이나 학생들이 좋은 대학에 가려고 발버둥 친다. 보이는 것이 달라지고, 아는 것이 많아지면 필연적으로 생각도 달라진다. 그렇다고 좋은 대학에 진학을 실패했다고 수준이 낮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문제는 그 높이에서 안주하고 머무른다는 사실에 있다. 대부분이 2학년, 3학년 때까지는 자신이 서있는 산이 가장 높은 줄안다. 산에 올라 멀리 있는 산을 쳐다봐도 자신의 산과 비교해 얼마나 더 높은지 낮은지 알 도리가 없다. 뒷동산에 올라 멀리 떨어진 산을 쳐다보면 그렇게 높아보이지 않는 것과 같다. 그렇게 안주하는 것이 차이를 좁힐 수 없는 이유다.

저게 산이냐, 빙산이냐

그래서 젊을 때, 경험을 많이 해보아야 한다는 말을 한다. 당연한말이다. 다만 허울좋은 말로 변질되어 젊은이들이 이리까이고 저리까인다는게 문제다. 열정페이라는 말이 괜히나온 말이 아니다. 경험을 미끼로 공짜로 부려먹는 것도 모자라, 대학생들은 그 과정을 일종의 필수 코스로 여기고있다. 무급으로 일하는 것에 익숙해지고 난뒤에 직장에 들어가니 박봉에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밥벌이를 한다. 그럼에도 기업들이 내거는 대외활동이나, 공모전, 인턴은 좋은 경험이다.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고, 다양한 일 그리고 사회의 험난함을 직,간접적으로 깨달을 수 있다. 물론 여행, 독서, 문화생활 등 일반 생활로도 경험의 폭을 넓힐 수 는 있다. 하지만 어느 이상의 눈높이에는 도달 할 수 없다.


옛날에 한번 다 놓아두고 여행을 떠나는 것이 유행했던적이 있었다. 지금도 그러는지는 모르겠지만, 귀찮음에 쩔어있는 나 조차 여행계획을 세워 볼 정도였다. 다니던 직장을 내던지고 세계여행을 떠났는 어떤 사람의 일화가 발단이였다. 모아놓은 돈으로 세계여행을 하며 버려뒀던 꿈을 찾아가는 이야기였다. 그 이후 일파만파 퍼지면서 SNS에는 다 그만두고 자신을 찾아 여행을 떠나고싶다라는 이야기로 가득 찼다. 그 뒤는 어떻게 됬을까. 한동안 있는 휴가 없는 휴가 몰아쓰며 여행을 가는 사람들이 늘었고, 대학생들도 일단 가방싸들고 길을 나섰다. 하지만 결국 그 뿐이다. 그 순간 힐링이 되었을지는 몰라도 여행 뒤에 자신의  발전을 이룬 사람은 몇이나 될까? 자신의 수준을 되돌아보고 목표를 다잡는 사람은 있을까? 결국 그냥 쉬고싶은 마음을 성장이라는 핑계로 도망친 것 이다.

맨발의 청춘! 발 다 까진다.

정말 눈높이를 올리고 싶다면, 올려야겠다는 자각이 필요하다. 그리고 자각은 더 위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면 일어나지 않는다. 힐링에 의의를 둔 여행은 아무것도 남지않는 것 처럼. 그래서 일단 눈앞의 목표를 정해야한다. 그렇다고 세계의 유명인사들을 꼽으라는 건 아니다. 사람들은 70억가까이되는 인구 중에서 고작  0.001%도 안되는 누구나 다 아는 성공한 사람들을 본받으려한다. 앞에 말했다시피 뒷동산에 올라서서 '다음에 에베레스트를 정복해야지'라는 것과 별반 다를게 없다. 일단 뒷동산 다음에는 지역의 유명한 산들, 다른지역의 산들을 점차 정복해나가다보면 백두산 정도는 발앞에 둘 수 있지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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