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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대생 Feb 11. 2016

#29 과금이란?

응, 아니야~ 넌 안돼

과금.... 악마의 유혹과도 같다. 극악의 확률에도 불구하고 단 몇 퍼센트라도 확률을 올려준다는 달콤한 속삭임에 속아 현질을 하는 우리 가련한 중생들... 그렇다 그들중 하나가 바로 나였고, 방금 충동적으로 과금을 한뒤 실패했다. 정말 울고싶은 심정이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가... 솔직히 까놓고 말하자면 아니 어느정도는 희망을 줘야 과금을 지속적으로 하기라도 하지 이건 뭐 말짱 꽝이다. 잘 뜨는 척이라도 해야지 미련이라도 가지고 추가 과금을 할 텐데 이건 그냥 싹부터 잘라버렸다. 덕분에 정신을 차리고 반성문을 휘갈기고 있는 중이지만 말이다.

하아...

난 스마트폰 게임을 많이 하는 편이 아닌데, 아니 거의 하지않는 편인데 딱 한번 1년전 이맘 때쯤 한 카드게임에 푹 빠져서 방학을 날려먹은 적이 있었다. 그때 한창 토익공부한답시고 학교 특강도 끊고 매일 아침마다 학교 등교하면서 공부하고 있었는데 끝나고 심심해서 받아본 게임이 방학 3달을 순식간에 잡아먹어버렸다. 하루종일 휴대폰만 붙잡고있었고, 심지어 휴대폰 사고나서 한번도 갈아본적 없던 여분 배터리와 충전기까지 들고 다녔다. 그전까지는 왜 사람들이 굳이 여분배터리를 챙겨다니나 싶었는데 다 게임 때문이였다. 어쨋든 그렇게 꽉찬 게임과 함께한 방학을 끝내고 학기생활을 위해 게임은 지워버렸다. 그리고 1년이 지난 지금 갑자기 문득 떠올라 추억에 잠겨 찾아본 그 게임은 설날 이벤트라는 달콤한 유혹으로 나를 부르고 있었다. 그뒤는 뭐 아시는데로 충동적으로 질렀다가 말 그대로 그냥 말아먹었다.   

I got it, See? I got it!!

요새 카드게임 회사들이 돈독이 올랐는지 점점 획득 확율을 낮추고 있다. 어릴 때 유@왕 이라고 오프라인 카드게임이 유행했었는데 (아직도 하는 사람이 있다고 듣긴했다.) 그 때 카드팩을 뽑을 때와는 비교도 안될정도로 확률이 낮다. 심지어 회사에서 10장 밖에 만들지 않았다고 하는 카드조차 누군가는 들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은 확률이란 시스템 아래에서 절대 뽑히지 않는 카드로 만들어버렸다. 생각해보면 오프라인 카드팩은 천원만 있으면 한팩을 동일한 확률로 뽑지만 이놈의 게임은 과금을 하고 뽑을 때와 무과금으로 할때의확률도 다르고 컴퓨터로 연산된 확률인 1퍼센트는 다시 말하자면 아무도 안걸릴 수도 있다는 말이다. 물론 그 확률을 뚫고 뽑아내는 사람들도 간혹가다 있겠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1퍼센트만큼 뽑힐 실제 카드팩과는 체감이 다르다. 이해하기 쉽게 말하자면 고고학자가 아틀란티스가 존재한다라고 말한 것과 콜럼버스가 신대륙은 존재한다고 말한다는 정도의 차이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사이에 있다. 아틀란티스는 그저 데이터와 기록에의해서 신대륙은 실제 경험, 신대륙은 이미 확실시 되어있는 경험에서 나오는 말이다. 젠장 난 확신도 없는 컴퓨터의 주사위 놀음에 놀아난것이다. 오죽하면 신에게 선택받은 사람들만이 뽑을 수 있다는 말이 나돌겠는가.

넌 떳니...?

뭐 과금을 비판할 생각은 없다. 예전같이 돈을 내고 휴대폰에 게임을 받아서 플레이하는 시절도 아니고, 무료로 게임을 풀고 플레이하게 하는 요즘 같은 시대에 과금유도를 하지 않으면 게임사는 무조건 망할것이다. 뭐 과금을 대신해서 광고를 우겨넣기도 하지만 아무리 광고를 때려박아도 과금에 못미친다. 우리가 게임에 돈을 투자한것이 언제부터였을까. 게임기를 사고 게임팩을사고 하던 시절의 이야기를 지나 시디게임의 전성기가 지나고 온라인게임이 등장하였을 때부터였을 것이다. 초창기의 대부분의 온라인 게임이 무료였던 것을 감안하면 (몇몇 특출난 게임 빼고는) 그 때부터 게임에 현질을 하는 문화가 생겼다. 온라인은 또 하나의 사회라고 지겹도록 초등학교, 중학교 때 배웠던 기억이난다. 맞는 말이다. 그 때문에 우리는 우리를 꾸며야할 공간이 하나 더 늘어난 것 뿐이다. 물론 인정해줘봤자 그 게임을 하는사람들 뿐이겠지만. 어쨌든 어린아이들에게 있어서 특히 남자아이들에게는 게임은 또하나의 자존심이였고 뒤쳐질수 없는 필수 요소였다. 시험을 치면서 경쟁심을 늘려라고 해뒀더니 거기서 써야할 경쟁심을 게임에 다 꼴아박아버리니 우리나라가 게임 강국이 된것이 어떻게보면 당연할지도모른다. 그렇게 미래 잠재 고객을 키워나가 지금의 대한민국의 게임계가 있는 것이 아닐까.


다만 스마트폰 게임의 등장과 더불어 개인개발, 그리고 무수한 벤쳐의 등장에 게임업계의 경쟁이 과열화되었다는 것이 문제다. 게임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신규유저를 늘리고 과금유도를 늘려야하는데 안그래도 과금에만 집중하고 있는것이 아니냐는 소리를 듣는 판국에 더욱더 심해지고있다. 과금이 생김으로써 게임의 기존 의도가 다 파괴되어가고 있는 중이다. '모'게임은 주사위를 굴리는 부르마블 형식의 게임인데 기가막힌게 주사위의 확률을 컨트롤한다. 캐릭터의 특성에 따라 효과가 다른것은 어느정도 이해를 하겠는데 주사위를 컨트롤하는 이 기괴망측한 기능은 도대체 왜 존재하는지 모르겠다. 승리를 하기위해선 필수이겠지만  주사위를 던지는 그 쫄깃함이 사라지면 보드게임에 더 이상의 의미가 있을까? 짝 나와라하면 짝이 나오고 같은 수가 나오라고 하면 더블이 나오는 이런 도깨비방망이보다 더 사기 같은 현상에 게임을 하려던 생각조차 포기해버렸다. 신규유저는 도무지 따라갈 수 없는 수준의 차이라서 주사위의 운이 좋으면 전략이 좋으면 이길 수 있겠지라는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

주사위는 굴려야 제맛

충동적으로 이 글을 쓰긴했는데 심각한건 소위 '현자타임'이라고 불리는 것이 글을 쓰는 와중에 끝나버렸다. 시간이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다시 슬금슬금 혹시 이번에는? 이라는 생각이 떠나지를 않는다. 이거 중독인가. 한번 더 하면 될것같다는 근거없는 느낌에 맡기는 이런 방식이 과금을 끊을 수 없게하는 듯 하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틀린 말은 아닌 것이 어짜피 확률싸움인데 내가 그 1%안에 들지 못하란 법은 없지 않는가? 확률에 근거가 있는 것도 아니고 결국 운인데 나한테 터질 수도 있다. 로또 처럼 팔백만분의 일 같은 어처구니 없는 숫자도 아니고 말이다.


또 다시 이런 말도 안돼는 생각을 하면서 과금 대해서 생각하는 내가 참 한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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