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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ngland Di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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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대생 Mar 21. 2016

#9 Walk around London!

젊을 때 걸어야지 또 언제 걷겠어....

런던에온지 7일째, 첫번째 주말의 마지막이다. 오늘은 어제보다 일찍 일어나 나갈 생각으로 8시에 벌떡 일어났다. 준비를 끝마칠때쯤 어머니로부터 카톡이 왔다. 런던과 한국이 9시간 정도 차이가나니 아마 한국은 6시쯤 저녁드시고 계실때였을 것이다. 역시나 아직은 걱정이 많이하시는지 친구는 사귀었는지, 수업은 어떤지, 밥은 입에 맞는지 매일매일 물어보셨다. 어서빨리 적응해서 걱정을 날려드려야겠다. 오늘 계획을 대충 말씀드린 뒤 카메라를 목에 걸고 집을 나섰다. 오늘은 혼자서 시간을 좀 보내고 싶었기 때문에 아침에 몰래 일찍 나와버렸다.

Willesden Green 기숙사가 있는 동네다.

영국은 날씨가 대체로 흐린편인데 그렇다고 비가 매일매일 막 쏟아지는 그런 날씨는 아니다. 영국에 비가 많이 온다고는 하는데 아직 여기와서 한번도 비를 맞아본적은 없다. 단지 하루종일 내내 흐리기만 할뿐 비가 내리지는 않는다. 약간 밀당하는 듯한 기분이랄까. 계속 밀당만하면서 비를 내려보내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그런 소망이 하늘에 닿았는지 살짝 흐리기만하고 비는 오지 않는다. 비냄새도 나지 않고 오늘도 비걱정은 없을것같다.


오늘 갈 곳은 런던브릿지와 타워브릿지다. 런던에서 제일 유명한 다리를 한번에 싹 몰아볼 생각이다. 뭐 몰아본다고는해도 바로 옆에 붙어있어서 둘중 한곳만 가서 걸어돌아다니면 전부 볼 수 있다. 사실 도착해서 한참을 돌아다니고나서야 타워브릿지랑 런던브릿지가 다른것이고 내가 서로의 이름을 바꿔 알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뭐 지금이라도 알았으면 된거아니겠는가. 런던 브릿지의 위치를 찾아보니 어제갔던 빅밴과 가까운 거리에 있었다. 이럴줄 알았으면 어제 가는 거였는데.. 하지만 오히려 다행인것같았다. 어제 갔었으면 고생은 고생대로 다 하고 사진도 제대로 못찍고 하고싶은데로 하지도 못하고 이끌려다니다가 돌아왔을 것이니 말이다.

런던 브릿지는 런던브릿지라는 튜브역에 있는데 이름그대로 가져다놔서 알기쉬웠다. 그리고 기숙사 옆 튜브라인과 같은라인이라 어제와 같이 그냥 환승도 필요없이 쭉 가기만하면 되었다. 런던 브릿지역에 도착하니 역시나 관광지 답게 사람들이 바글바글했고 역 앞에서는 뮤지컬공연하는 사람들이 전단지를 나눠주고 있었다. 약간 드라큘라? 비슷한 분장이였는데 처음에 보고 말로만 듣던 집시인가 싶었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전단지를 나눠주러오는 여자분을 피해 뒷걸음질 쳤다. 그리고는 서둘러 도망치듯 그 자리를 벗어났다.


두서없이 도망치듯 자리를 벗어나고나니 내가 어디서있는지를 모르겠다. 서둘러 지도를 켜봤지만 다른 한손에는 카메라를들고 날씨는 쌀쌀해서 손은 얼어가고 있어서 대충 눈대중으로 확인하고 다리로 보이는 곳으로 걸어갔다. 템즈강을 건너는 큰 다리가 보였는데 그 앞에 London Bridge라고 적힌 동상이 보였다.


다리를 건너며 주변 경치를 구경하는데 연신 감탄사밖에 안나왔다. 소리를 지르며 감탄한건 아니고 그냥 혼잣말로 탄식에 가까운 감탄이였다. 영어로 했는데 혼자 말하고 혼자 쑥스러워져서 아직도 적응하려면 멀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런던 브릿지 위에서 보는 풍경은 정말 아름다웠다. 날씨가 흐림에도 뭉게구름아래에 있는 풍경조차도 그림이되었다. 오히려 흐린게 더 영국느낌이나서 내가 진짜 영국에 와있구나라는 기분이 새삼스럽게 다시 느껴졌다. 런던 브릿지에서 타워브릿지도 보였는데 적당한 거리에 떨어져있어서 마치 미니어쳐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다리 앞에는 군함처럼 보이는 배도 서있었는데 멋지다라는 말밖에 떠오르지 않는 내 어휘력이 아쉬울 따름이다.

런던브릿지를 건넌 뒤에는 타워브릿지로 걸어갔는데 걸어다니며 곧곧 사진을 찍었다. 런던의 골목길이나 음식집들 그리고 특이한 구조의 건축물들. 사진을 찍다보니 정말 왜 유럽국가들이 예술에 조예가 깊은지 이해가 갔다. 국가 자체가 이런 고유의 문화를 계속 간직하고 있으니 자연스럽게 특유의 예술감각이 자리잡는 것 같다. 한국은 그에비하면 일제 강점기를 거치며 죄다 딱딱한 서양 건물식으로 바뀌어버리면서 전통 양식들은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는 과거의 유물로 바뀌어버렸다. 런던 시내를 돌아다니며 우리나라의 부족함과 전통성이 부족하다는 것을 마음 깊숙히 새기게되었다.

타워 브릿지 근처에 도착하기전 슬슬 배가 고프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 음식집 저 음식집 기웃거리며 가격을 살펴봤는데 계속말하지만 정말 살인적인 물가다. 샌드위치 하나에 5파운드.. 음료라도 마셨다가는 7파운드... 10000원이 훌쩍넘는 가격이다. 그래서 서둘러 맥도날드나 버거킹을 찾았다. 하지만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실망한 내게 한줄기 빛이 쏟아졌다. 테스트코. 역시 대형마트 답게 관광지에도 존재했다. 테스트코 샌드위치 코너에가니 마침 참지샐러드 샌드위치가 단돈 0.8파운드 게다가 그 옆에는 초코우유가 60 파운드! 두개 합해도 고작 1.4파운드! 2500원정도의 가격에 샌드위치에 초코우유라니 런던에선 기적과도 같은 일이다. 역시 테스트코. 아마 영국에서 돌아올때쯤이면 테스트코 광팬이 되어있을듯하다.

점심을 가볍게 해결하고 타워 브릿지에 도착하니 커다란 광장에 무슨 티켓팅하는 창구들과 오래되보이는 성이 보였다. 알고보니 저 성에 들어가기위해서 티켓팅을 하는 거였는데 솔직히 별 관심없어서 풍경만 사진에 담고 타워브릿지에 올랐다.


다리를 건너며 온신 사진 찍는데에 집중하는데 내가 혼자다니고 사진기를 이래저래 돌리며 사진을 찍자 여기저기서 사진좀 찍어달라고 부탁이 들어왔다. 잘찍기를 기대한다기보단 나만큼 한가해보이고 만만해보이며 거절안할것같은 사람이 없었기는 했다. 그래서 한 3팀, 4팀정도 사진을 찍어주며 인사를 나눴는데 죄다 관광객이라 영어는 잼병이고 특히 중국인과 만났을 때는 그냥 사진만 찍어주고 몸짓으로 인사만 하고 떠났다.

사실 오늘은 딱히 쓸 말이 없는게 대부분의 시간을 사진을 찍는데 투자해서 폰과 카메라에는 사진이 한가득이다. 그리고 대중교통을 이용하지말고 걷기로 작정했기 때문에 어딘가 머물러서 사람과 만나는 기회는 없었다. 런던의 거리를 눈과 사진기에 담으며 느끼고 싶어서 정말 무작정 걷고 찍기만했다.


지도를 보면 정말 엄청걸었다. 런던 브릿지에서 타워브릿지까지 갔다가 다시 런던브릿지로 돌아와 거기서 부터 트라팔가 광장을 보겠다고 런던 브릿지부터 걸었으니 트라팔가 광장에 도착했을 때 쯤에는 거의 탈진 상태였다.


트라팔가 광장은 넬슨제독의 트라팔가 해전을 기리며 만들어진 광장인데 광장에는 유명한 내셔널갤러리라는 전시회장도 있었는데 그 앞에는 들어가려는 사람들 때문인지 아니면 뭔가 하고 있는건지 사람이 바글바글했다. 기왕이면 가까이 가서 보고싶었으나 너무 힘들어서 올라갈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 그리고 앞으로 더 걸어가야 할 곳이 있기 때문에 다음에 내셔널갤러리를 가기로하고 그냥 돌아섰다. 10개월이란 긴시간이 남았는데 굳이 무리해서 다 돌아볼 필요는 없지 않는가. 그냥 눈에만 담아두는 선에서 다시 발을 떼었다.

트라팔가 광장에서 바로 옆에는 커다란 문같은게 있는데 처음에 일반인은 들어갈 수 없는 줄 알았다. 이게 영국에 처음와보면 느끼겠지만 건물들이 뭔가 일반인이 들어가면 안될것같이 생겼다. 그만큼 예술적이랄까 고위층이 살게 생겼다. 실제로 내가 들어간 곳은 트라팔가 광장에서 버킹엄가는 길 사이에 존재하는 세인트 제임스 공원이였는데 엄청 큰 호수가 존재하는 곳이였는데 그 라인을 따라서 왕족들이 사는 건물들이 들어서 있었다. 그래서 운동도하고 관광도하고 일석이조가 가능한 곳이랄까. 어쨋든 왕족이고 뭐고 관심없고 어떻게든 버킹엄궁전까지 가는게 문제였다. 힘들어 죽을것 같은데 그런거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 도착하는데 온힘을 다했고 결국 무사히 도착해서 나도 모르게 주저앉고 말았다. 감사합니다. 무사히 도착하게 해주셔서...

버킹엄에 도착하고나서 사진이고 뭐고 튜브역을 찾아가기에 바빴다. 그리고 탈진 상태로 집에 돌아와 일기를 쓰고 오늘 하루는 여기서 끝내려고한다.... 정말 걸을 때는 시간이 엄청 지난 것 같았는데 집에 도착하고나니 5시정도였다. 정말 길고도 짧은 하루였다. 이제 기절하러 갑니다. 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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