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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대생 Mar 26. 2016

#14 Camden Market Preview

Feat. Green Park & 라멘

오늘은 꿀...같은 휴일이라고나 할까.. 아직 주말에 만나서 같이 놀 친구가 없는 나로써는 긴 휴일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솔직히 휴일에 평소보다 조금 늦게 일어나서 밍기적거리다 점심 때 집을 나서는거나 아침에 빠릿빠릿하게 수업듣고 친구들과 이야기하다가 1시쯤에 수업을 마치고 할 거하는게 훨씬 즐겁다. 아침일찍 나와서 런던을 돌아보면 어떻겠냐고 묻는다면 걷는거에는 자신이 없다고 해두겠다. 1년전쯤인가 국토대장정 스태프를 신청했다가 1박2일로 오리엔테이션 갔다가 바로 포기한 적이있었다. 자전거로 4일만에 서울을 갔다왔는데 고작 그거 못걷냐고 할 수 도 있겠지만 내가 진짜 걷는거에 잼병이다. 오래 서있는 것도 못해서... 영국오기전에 음식집에서 알바할 때 정말 죽는줄 알았다.


런던에 오고 아무리 초반에는 관광에 집중한다지만 하루에 일정시간 이상은 걷는게 불가능했다. 특히 저번주말에 너무 과도하게 걸어서 다음날 몸살걸릴뻔했다. 최대한 잔병치레안하고 어학연수생활을 마치는게 목표라 스스로 몸상태 체크는 철저히하는 중이다.


서두가 길었는데 오늘의 목적지는 Camden Town으로 런던에서 유명한 시장이열리는 지역이다. 부산으로치면 남포동 같은 곳이다. 곳곳에서 길거리연주하는 사람들도 볼 수 있는데 뭐랄까 햇살 가득한 오늘에 딱맞는 생기 발랄한 노래들로 거리를 채워주고 있었다. 그 뿐만아니라 여러 특이한 사람들도 많았는데 땅에 파스텔로 글을 적고 계시는 할아버지, 타투를 홍보하는 타투로 도배되어있는 사람들(무서워서 사진은 못찍었다.) 그 외에도 각지에서온 관광객들. 수많은 인파가 몰려 옷이나, 거리음식, 수제 장신구들, 혹은 공연을 구경하고 있었다.

굉장히 느낌 좋게 사진이 찍혔다. 날씨가 좋아서 그런가
뭘 적는지는 잘 못봤는데 굉장히 유쾌하신 분이였다.
노래 좋더라.. 기타도 잘치고.. 나도 기회가 있으면 한국노래 버스킹해보고 싶다... 다 도망가겠지...

짧은 감상평을 말하자면 솔직히 부산 남포동과 별 차이가 없었다. 단지 풍경이 다를 뿐이고 걸어다니는 사람들의 국적이 좀더 다양해졌다는 것 뿐. 제일 아쉬웠던 점이 영국의 특색있는 물품들을 판다기보다는 기념품집이 대부분이였고 나머지는 그냥 사람이 몰린 틈을타 떨이판매하는 가게들이 대부분이였다. 그것도 특색이라면 특색이겠지만 별 다를 거 없는 풍경에 김이 새버렸다. 그래서 그냥 사진만 좀 찍고 따스한 햇살을 즐기다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그 전에! 배가 너무 고팠기 때문에 점심을 먹기로 했는데 주변에 딱히 먹을만한게 없었다. 왠지 오늘은 먹는거에 돈을 좀 써보고 싶었다. 그동안 잘 절역해온 나 자신을 칭찬할겸. 그래서 피쉬엔칩스가 있으면 한번쯤 먹어볼까 했는데 그것도 보이지 않고 그렇다고 딱 이거다라고 할만한 영국음식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던중 눈에 들어온게 일식집이였는데 무심코 지나가다가 가게 문 앞에 붙어있는 라멘 사진한장에 군침이 꼴깍 넘어갔다. 우리나라 라면도 못먹은지 2주째인데다가 한국에 있을 때도 우리나라 라면 뿐만 아니라 일본 라멘을 좋아해서 가끔식 먹으러다녔었다.


차슈돼지고기라멘, 차슈가 된장이였는지 간장이였는지 기억은 안나는데(아마 간장) 라멘이 저거 한가지 종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충분했다. 일본 라멘 특성상 진한 고기육수일 것이고 거기에 돼지고기에 숙주나물도 있겠다 영양도 챙기고 맛도 챙기고 배도 부를 수 있다. 다만 조금 비싼게 문제지만... 7.5 파운드 처음에 6.8파운드라고 적혀있어서 들어갔더니 계산서에 부가세가 붙어서 나왔다. 자그마치 12천원가량이나 했다. 한국보다 2배가량 높은 가격.. 역시 런던... 계속해서 말하지만 살인적이다.

라멘 한 그릇하고 다음 목적지는 Green Park, 버킹엄 궁전 옆에있는 말 그대로 초록색 잔디밭이 펼쳐져있는 공원이다. 저번 주에 런던브릿지에서 여기까지 걸어왔을 때에는 산척은 커녕 힘들어서 튜브 역찾기에 급급해서 아쉬웠던 기억이 있어서 다시 방문했다.


오늘 날씨는 영국치고 엄청 쾌청했는데 햇살이 따사롭게 내려쬐고 바람도 선선하고 시커먼 먹구름이 아닌 새하얀 뭉게구름이 하늘에 떠다니고 있었다. 영국인들은 좋은 날씨에 굉장히 열광하는데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영국인은 날씨가 맑으면 다벗고 나와서 춤출정도로 맑은 날씨를 좋아하고 그만큼 뜸하다고 한다. 아니나 다를까 공원에는 옹기종기 모인 사람들이 돗자리나 아니면 그냥 겉옷을 벗어깔아 잔디밭에서 햇살을 만끽하고 있었다. 이런날 저렇게 돗자리 싸들고 도시락 까먹으면 진짜 꿀맛인데.. 한국도 지금쯤이면 따스한 봄날일테고 곧있으면 아마 벚꽃축제가 열릴 것이다. 여자친구가 없는 입장에서는 벚꽃 볼필요가 없어서 참 좋네. 영국에는 벚꽃나무대신에 뭐랄까, 서양 영화에서 보이는 축축쳐져있는 앙상한 나무들로 가득했는데 느낌이 새로웠다. 내 표현력이 너무 아쉬울 따름이다. 이 느낌을 멋들어지게 글자로 풀어낼수 있는 사람을 진짜 작가라고 부를 수 있겠지..

돗자리... 돗자리가 필요하다!

가볍게 산책을 즐겼지만 역시 혼자라 시간이 잘 안갔다. 말 동무라도 있었으면 조금 시간이 더 잘갔겠지만. 그래서 그냥 벤치에 앉아 사람들이 얘기하는 소리, 개가 짖는 소리, 바람이 부는 소리, 아이들이 웃는 소리 등 오랜만에 아무 생각없이 가만히 앉아 휴식을 취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해가 저물고 바람이 쌀쌀해지자, 공원과 작별을 고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오늘은 여기까지인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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