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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ngland Di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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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대생 Apr 02. 2016

#21 English Conversation Club

나름 괜찮은 경험이였다.

사실 오늘 알게된 사실이 있는데 지금 영국은 썸머타임을 적용중이라는 것이다. 어쩐지 한국에서 오는 카톡의 시간대가 갑자기 한시간 늦어진것 같더니 썸머타임 때문이였다. 썸머타임이란 해가 길어지는 것을 고려해서 생체리듬을 해가 떠있는 시간대와 맞추기 위해 한시간 빠르게 시간을 정하는 시스템인데 썸머타임이라는게 있다는 것만 알고 있었지 진짜로 시행하는 국가가 있다는건 처음알았다. 아니 알고는 있었지만 실제로 적용한것을 보는건 처음이다. 썸머타임은 3월27일부터라던데 생각해보니 그때쯤 휴대폰 시계와 손목시계의 시간이 한시간 차이가 나서 손목시계 시간을 수정한 기억이 난다. 그게 썸머타임 때문이였다니 상상도 못했다. 그냥 내가 실수했거나 혹은 시계가 고장난줄 알았다. 그럼 저번에 급 피곤했던게 한시간 일찍 일어나게되서 그런 것 같다. 이제야 뭔가 엇갈렸던 퍼즐들이 하나둘씩 맞춰졌다. 다행이다. 머리나 몸에 문제라도 생길줄...


썸머타임도 썸머타임인데 오늘은 드디어 첫 소셜클럽에 참여하는 날이다. 어제 말한 Language Exchage와는 조금 다른데 English conversation club이라고 매주 금요일 오후 6시30분 부터 한시간동안 영어 회화연습할 수 있게 해주는 모임이다. UK College라는 곳에서 여는 이벤트인데 확실히 개인이 주최하는 모임보다 뭔가 공신력이 있고 신뢰가가서 좋았다. 오늘 처음 가본 UK College는 흔히 알려진 어학원은 아니고 뭔가 2류 3류정도의 민간학원인 것 같았다. 유명한 학원들과는 조금 거리는 있고 규모도 엄청 작았다. 진짜 우리나라 소규모 학원같은 수준. 어쨋든 도착하니 줄이 길게 늘어서져있었는데 바로 앞에 한국인처럼 보이는 여학생이 서 있었다. 국적이나 물어볼까 싶었지만 뭐하러 그러겠냐 싶어서 뒤에선 폴란드 사람과 인사를 나누었는데 처음에 영국인인줄 알았다. 엄청 유창하고 발음도 좋기도했고 자연스러웠다. 이렇게 잘하는 사람도 영어 연습을하러 이런 모임에 참석을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더 열심히 공부하고 영어를 사용해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입장하면서 참여신청한 사람이 맞는지 간단한 신원확인만하고 교실로 배정받았다. 최대한 같은 국적이 안섞이게 하려고하는게 보였는데 오늘만 그런 것인지 항상그런지는 잘모르겠는데 이탈리아사람들이 엄청 많았다. 여기저기 테이블마다 이탈리아인들이 앉아있어서 분산시키는데 조금 고생하는듯 보였다. 뭐 그건 딱히 문제될게 아니라 가만히 지켜보고있다보니 그룹이형성되었다. 우리그룹은 대부분 4명인 다른그룹에비해 사람이 많았는데 6명이였다. 2명은 앙골라에서 왔고 2명은 이탈리아 한명은 폴란드인이였다. 나름 재밌는 조합이라 대화가 잘 풀릴 것 같았다. 강사는 그냥 들어와서 가벼운 설명과 주제랑 질문지를 남겨두고 알아서 대화해라는 식으로 말하고 나가버렸다. 그래서 오늘 5명의 외국인들과 '행복'에 대해서 얘기를 나눴는데 처음 내 예상과 달리 이탈리아인들의 넘치는 대화욕심에 이야기가 진전이없었다. 특히 나이가 엄청 많아보이는 이탈리아 노부인이 장난이 아니였는데 자기할말만 하는 성격인지 남들에게는 말할 기회도 주지않고 이탈리아인과만 대화를 주로하고 질문을 넘기고의 반복이였다. 보다못한 나랑 폴란드인분이랑 끼어들어 앙골라 사람들에게도 질문을 던지고 대화를 이끌어나갔는데 앙골라에서 온 두명중 한명이 영어를 거의 하지못해서 이해시키느라 이해하느라 엄청 고역이였다. 하필 조를.... 다른 조를 둘러보니 조곤조곤하게 의견을 주고받는 분위기였는데 우리쪽만 유독 목소리가 계속 커지며 논쟁까지 치닫게되서 보다못한 강사가 와서 중재해주기도 했다. 그냥 조 운이 없었다고 생각할뿐이다.


제일 어이가 없었던 부분은 행복에 관한 색을 이야기 할 때였는데 이탈리아인 두명이서 파란색을 찬양하기 시작했다. 모든 이탈리아인은 파란색을 좋아하고 왜 파란색이 행복을 의미하는지 설명하기 시작하는데 아침에 일어나서 하늘이 파란게 좋지 않느냐, 파란색을 보면 기분이 좋지 않느냐 거의 종교수준으로 떠받들었다. 그게 좀 보기 그랬는지 폴란드인이 영어권에서는 파란색 즉 블루가 슬픔을 뜻한다고 얘기를 했더니 이탈리아인 두명이서 정색을 하면서 무슨 그런 말도안돼는 소리를 하냐고 따지기 시작했다. 보다 못한 내가 그런 표현이 있다고했는데 그것 조차 믿지않아 결국 강사를 불러서 확인사살까지 했다. 그러니 갑자기 당황했는지 자신들은 그런거 몰랐다면서 발뺌하기 시작했다. 이런 일이 꽤 여러번있었는데 그때마다 의견조율한다고 노력하기에 힘이 부쳐 그냥 앙골라인 쪽으로 화제를 돌려버렸다. 그러면 앙골라쪽에서 특히 못하는 사람이 어눌하가 말을 자신있게 시작하는데 다행히 주의를 끄는 재주가 있는건지 다들 말을 멈추고 집중해주었다.


이런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면서 짧고도 긴 1시간이 지났다. 이제 다들 안녕하고 집에 가는 건줄 알았는데 마치고 나서 사람들은 학원측 스텝의 인도하에 펍(맥주집, 술집)에 갈 예정이였었다고 한다. 반 정도는 집에가고 반만 남아서 술집에가는데 불타는 금요일 아니랄까봐 가는 곳곳마다 자리가 가득차서 대인원이 들어갈 공간이 없었다. 그래서 30분, 40분가량을 돌아다녔는데 돌아다니면서 스페인에서 온 여성분과 대화를 나누면서 시간을 떼웠다. 그러면서 이탈리아사람들과도 대화를 나누며 웃고 떠드는데 좀처럼 자리가있는 술집을 찾지를 못했다. 그러다 시간이 흘러 9시가 다되어가자 나는 그냥 포기했다. 9시부터 마셔도 얼마 못마시는데다가 점점 비싼곳으로 가게되서 돈도 부담이되고 사람들이야 언제든 와서 만나면 되는거니깐 깔끔히 포기하고 뒤돌아 나왔다.


아 그리고 돌아다니면서 한국의 차이나타운 같은 곳을 봤는데 장난아니였다. 역시 차이나타운은 어느나라를 가든 있는 것 같다. 중국의 힘인가 싶다. 피카델리라고 하는 튜브스테이션역 근처였는데 차이나타운 말고도 뭔가 예술적으로도 많이 발달된 곳이였다. 곳곳에 뮤지컬 상영관이 있었고 거리공연도하고 술집도(술집이 무슨 상관이겠냐만) 줄줄이 붙어있고 말이다. 그래서 아마 내일 이곳을 탐험해볼 예정이다.


오늘 첫 모임을 가져봤는데 생각외로 엄청 괜찮았다. 영국인이 아님에도 영어잘하는 사람도 엄청많고 영어 써먹기에도 좋고말이다. 계속 이런 모임을 찾아서 참여해야겠다. 시간을 보니 벌써 10시다. 내일 아침에 커피모임이 있으니 오늘은 이만 여기까지인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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