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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대생 Apr 07. 2016

#26 Lazy.. Sluggish..

빨리 일요일아 와라

이제는 여유를 떠나서 게을러지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는 것은 이제 자연스럽게 하지만 학원 마치고나서가 문제다. 학원 끝나고 가볍게 복습하고 책을 읽고 집에 오는데 그 뒤에 집에서 그냥 아무것도 안하고 그냥 멍하니 BBC프로그램을 보거나 인터넷 서핑하거나 SNS를 하는 등 그냥 방에 박혀서 지내고 있다. 물론 이틀전까지만해도 이곳저곳 돌아다니고 있어서 좀 쉰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최대한 부지런히 영국생활을 하고 싶은 입장으로써 뭔가 다른 새로운 할 것을 찾고싶다. 런던을 돌아다닐 수도 있지만 요즘 런던 날씨가 너무 변덕스러워서 나가고 싶은 생각이 싹 사라졌다. 아침에 해가 쨍쨍해서 얇게 입고나갔더니 금새 먹구름이 드리우고 거센 바람이 불며 비가 내리지를 않나, 그 반대의 경우도 빈번히 발생한다. 그래서 당분간 날씨가 아예 풀리기 전까지는 조금 실내에서 지내려고 한다.


이제 3주가 조금 넘었는데 런던생활에 슬럼프라도 온듯이 말하니 이상하긴한데 아마 일요일에 이사가는 것 때문인 것 같다. 그 전까지는 딱히 뭘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짜피 가면 요리도 하고 어학원에서 하는 이벤트인 라면 한 박스도 받아야하고 이래저래 알아볼 것들 천지이기 때문에 그 전까지는 쉬고싶은 생각도 있다.


그런관계로 오늘은 평소와 같던 하루는 그냥 넘기고 어제 일기를 쓰고 물을 마시고 자려고 주방에 내려갔다가 집에 같이 사는 친구들과 대화를 나눈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한다.


물을 마시려고 주방에 내려갔는데 그곳에는 사우디친구와 일본인 친구가 이야기를 나누는 건지 서로 마주보고 앉아있었다. 둘 다 담배를 핀다는 공통점이 있어서인지 영어를 잘 못한다는 점이 끌렸던건지 첫날 부터 서로 잘 붙어다니는 모습이 많이 보였다. 단어 부족으로 많은 대화를 나누지는 못했겠지만 나름 열심히 대화를 했는 것 같았다. 그래서 나도 기왕 내려온 김에 테이블에 앉아서 얘기를 하기 시작했는데 역시나 혼자 떠들고 해석해주고 하는 형식이였다. 그러다가 중국인 친구가 내려오고 좀 더 활발해졌는데 중국인 친구는 내려오더니 대뜸 드라이진과 토닉을 꺼내더니 진토닉을 만들어 먹는것이 아닌가. 이 친구랑은 수업때 같은 반이라서 몇번 이야기를 해봐서 아는데 호리호리하게 생긴것과 달리 엄청나게 파티광이다. 술도 좋아하고 말이다. 근데 웃긴건 말수가 적다. 아직 수줍어하는 건지는 잘 모르겠는데 학원에서도 말이 많이 없는 편이다. 5개월 정도 있었던것치고는 내가 학원 처음왔을 때의 모습처럼 혼자 다녔다.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도 거의안하고 말이다.


그래서 그 중국인 친구랑 집에서 이야기를 하는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포켓몬스터나 게임이나 아시아권 사람들끼리 이해할만한 이야기를 하던 도중에 불가리아에서 온 친구가 저녁을 해먹으로 주방으로 들어왔다. 그러더니 그 친구랑 중국인 친구가 같이 요리를 하는데 둘이 요리 하는 모습이 진짜 오래 산사람들은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정말 능숙하게 고기를 굽고 요리를 하는데 냄새도 좋고 그에 위장이 반응했는지 갑자기 사우디랑 일본친구가 밥을 먹으러 나가자고 했다. 근데 이미 저녁을 먹었고 나가려면 또 준비해야하기 때문에 다음에 먹자고 나는 거절하고는 집에 남아서 남은 사람들 끼리 이래저래 이야기를 나누다 잠자리에 들었다.


이렇게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눠본게 언젠지...런던오고나서는 이렇게 어딘가 앉아서 긴장안하고 이야기를 한적이 없어서 새로웠다.


앞으로 이사갈집에서도 이렇게 좋은 사람들 만나서 좋은 인연만들어갔으면한다.


오늘은 여기까지인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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