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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비전재복 May 16. 2024

*사랑합니다

 시낭송 효 나눔 잔치(160)

*사랑합니다

- 한국시낭송예술원의 효 나눔 잔치 -



사랑과 감사의 달 5월, 축하해 주고 축하받을 일이 참 많기도 하다.

그래서 누구 말대로 5월의 달력은 너무 무겁다.

바쁘다는 핑계로 무심하게 살아가지만, 그래도 5월의 달력을 짚어가며 감사와 사랑을 전하고 함께 웃어본다.


우리 시낭송회원(한국시낭송예술원, 회장 채영숙)들도 5월의 한 날을 잡아 평소 고마웠던 분들을 초청하여 작은 잔치를 열었다.

미리 초청을 해서 모신 20여 분의 어르신들께는 가슴에 카네이션꽃을 달아드리고, 정성 담은 선물보따리도 안겨드렸다. 떡과 케잌 과일 등 맛있는 간식도 차려내고...

개인사정으로 모든 회원이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우리는 열네 꼭지의 시낭송과 시극으로 사랑과 감사를 전했다.

카페를 겸한 널찍한 JB문화공간을 가득 채운 청중과 회원들은 훈훈하고 정겨웠다. 우리는 정성을 다해 공연을 했고 관객은 숙연하게 경청하며 아낌없는 박수로 화답했다.

시낭송을 들으며 감동하여 눈물샘이 터져버린 관객도 있었으니 썩 괜찮은 공연이었음을 짐작하리라.

시낭송에 서툰 나도 노련한 두 사람과 팀을 이뤄 셋이서 한무대에 섰다. 두 사람이 뒤를 받쳐주니 훨씬 든든하고 빛이 나는 것 같았다.


좋은 시를 써준 시인, 멋지게 낭송하는 낭송가, 몰입하여 들어주고 공감하는 청중!

이 얼마나 향기롭고 아름다운 어울림인가? 그리하여 오월의 하루가 더 푸르게 빛나고 더욱 아름다웠다.


*늙은 어머니의 발톱을 깎아드리며 / 이승하


작은 발을 쥐고 발톱 깎아드린다

일흔다섯 해 전에 불었던 된바람은

내 어머니의 첫 울음소리 기억하리라

이웃집에서도 들었다는 뜨거운 울음소리


이 발로 아장아장

걸음마를 한 적이 있었단 말인가

이 발로 폴짝폴짝

고무줄놀이를 한 적이 있었단 말인가

뼈마디를 덮은 살가죽

쪼글쪼글하기가 가뭄못자리 같다

굳은살이 덮인 발바닥

딱딱하기가 거북이 등 같다


발톱 깎을 힘이 없는

늙은 어머니의 발톱을 깎아드린다

가만히 계셔요 어머니

잘못하면 다쳐요

어느 날부터 말을 잃어버린 어머니

고개를 끄덕이다 내 머리카락을 만진다

나 역시 말을 잃고 가만히 있으니

한쪽 팔로 내 머리를 감싸 안는다


맞닿은 창문이 

온몸 흔들며 몸부림치는 날

어머니에게 안기어

일흔다섯 해 동안의 된바람 소리 듣는다


시낭송과 시극에 참여한 회원들
JB문화공간, 경청하는 관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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