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곳에 집중하지 못하는 이 버릇(267 )
이것저것 관심은 있는데 끝내 성공에 이르지 못하는 이유가 분명히 있다.
운빨이 아주 없는 것도 아니고, 아주 똥손도 아닌 것 같은데 내겐 가장 중요한 근성이 없다.
세상살이에 보다 적극적이지 못한 점, 고민이나 미움도 오래 끌어안지 못하는 점, 변방인으로도 그럭저럭 잘 지내는 점, 칠십 평생 이뤄놓은 것도 별로 없으면서 이만하면 되었지 무얼 더 바래? 덤덤하게 자족하는 점...
젊은 날에야 흔들리고 휘청거리던 헛욕심이 아주 없었기야 할까만 주인공이 되기에는 깜냥이 안 되는 걸 진즉에 깨달았다. 덕분에 큰 근심이 없으니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체중만 자꾸자꾸 불어난다. 몸이 무거워서 건강에 경고등이 켜지기도 하지만 여전히 잘 먹고, 잘 자고(? 이건 좀 아니고) 잘 싼다.
작년 초, 봄엔 지인의 손에 이끌려 넉 달 정도 어반스케치를 기웃거리며 행복했다.
그런데 또 어깨가 심통을 부리고 혈관염이라는 이름도 생소한 것이 훼방을 놓는 바람에 손을 놓았다.
그럭저럭 놀며 쉬며 건강 회복에 집중하며 지냈다. 내 주변에는 고맙게도 어울려 놀아줄 좋은 사람들이 여럿 있어서, 심심할 걱정은 전혀 없다. (혼자서도 잘 놀지만)
여전히 호기심쟁이 버릇을 못 버린 나는, 올봄엔 또 다른 무엇으로 움트고 싶어 한다. (물론 끈기는 보장할 수 없다.)
일주일 내내 거의 날마다 갈 곳이 있고, 기쁘게 할 일이 있고, 즐거운 피로감에 엄살도 부리며 바쁘게 산다.
곁에서 지켜보는 남편은 '당신 나이도 있는데, 그러다 큰일 나면 어쩌려고...!'
전혀 먹히지 않는 제동을 걸지만 그때마다 나는 말한다.
"이렇게 할 일이 있고, 갈 곳이 있어서 바쁠 날이 얼마나 더 있겠어요? 불러줄 때 부지런히 돌아다니게 내비두세요."
새봄과 함께 나는 이렇게 또 다른 몸짓으로 출렁이고 있다.
새순처럼 기쁘게 움트고 있다.
오늘은 언제나 설렘으로 오는 첫날이니까.
*펜화 ---선긋기부터 착실히 기본을 다져야 한다는데, 내 맘대로 낙서도 하고, 줄도 긋고
*디카시---기본은 지키려고 노력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