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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비전재복 Mar 28. 2023

*다시 걷기부터

    쓰담쓰담 나를 응원해(58)

거의 일 년 만에 호숫가를 천천히  반 바퀴 걸었다. 아침 9시 10분에 대문을 나서서 11시30분 쯤에 돌아왔으니 일년 가까이 쉬다 걸은 것치고는 꽤 많이 걸은 셈이다.


갈 때는 쉬지 않고 걸어서 유원아파트 옆 주민센터까지 찍었으나, 돌아올 때는 물가 그네의자에 앉아 흔들리기도 하고, 놀러나온 오리가족에게 한눈도 팔고, 분홍동백 노란 개나리와 눈 인사도 했다. 명자나무는 이제 막 꽃 피울 준비로 바쁜데, 벚꽃은 아직도 입을 굳게 다문체 뜸만 들이고 있었다.


바람이 드센 군산 특히나 넓은  호수라서 물바람 때문에 봄이 더디게 오는 걸까?

봄까치꽃, 광대나물, 민들레, 제비꽃...

바람속에서도 작은 풀꽃들은 진즉에 도착하여 봄의 꽃자리를 깔고 있는데 덩치 큰 벚꽃나무가 제일 굼뜨게 구는 것 같다.

하긴 우리 집 벚꽂들도 아직 시침 뚝 떼고 있긴 마찬가지다.

산수유 매화꽃 지고 난뒤 백목련 흐드러지게 피고 개나리 수선화 노란물결 이어가는데...


엎어지면 코 닿을 곳에 은파호수공원을 끼고 살면서 너무 무심했다.

마음에 쇠뭉치를 단듯 스스로에게 내린 受刑살이를 하면서 피폐해져가는 나를 좀 봐달라고 징징거렸다.

마음이 길을 잃으니 그 마음을 담는 몸이 온전할 리가 없다.


이제 벗어나리라, 떨치고 일어서리라

작심을 하니 없던 힘도 생기는것 같다.

걷기부터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오늘 그 첫 걸음을 떼었다.


그리고 아직 다 공개할 수는 없지만, 반가운 소식도 두 건이나 도착했다.

그 중 하나만 공개한다. 지난 번 밝힌 적 있는 한반도 문학상 상장이 도착했다.

상패는 시상식때 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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