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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비전재복 Jun 13. 2023

*학교에 다녀오겠습니다

   쓰담쓰담 나를 응원해(82)


"이제 그만! 벌써 9시야~"


온종일 지치지 않고 움직이던 은성이의 마법이 풀리는 시간이다.


[자정이 되어 커다란 벽시계의 종소리가 끝나기 전에 신데렐라는 서둘러 집으로 돌아와야 합니다. 아름다운 드레스도 반짝이는 유리구두도 황금마차와 마부도... 모든 것에 걸어놓은 요술이 풀려버리니까요. ]


궁에서 서둘러 돌아오던 신데렐라처럼~

무엇을 하고 있든 밤 9시가 되면 할머니의 알람이 작동하고, 아쉬운 표정을 남기면서도 은성이는 하던 일을 멈추고 잘 준비를 해야 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별별 핑계를 대며 일찍 자지 않으려고 꾀를 써보기도 했지만, 이젠 시간이 되면 자야 되는 줄 안다.

자리에 들면 금방 잠이 들기도 하니 신통방통하다.


학교에 들어가고 나서 4월부터 방과후학습프로그램으로 시작한 방송댄스의 재미에 푹 빠져지내는 은성이~

수시로 유튜브 동영상을 틀어놓고 혼자서 춤을 추며 논다.



일주일에 한 시간씩 요일별로 체육활동, 과학놀이, 요가, 만들기, 방송댄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도입해서 정규교육과정 외에 많은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해줘서 너무 좋다.

특히나 남자아이처럼 활동적인 성향의 은성이에게 이런 다양한 체험활동은 정말 좋은 것 같다.


학교에서 시간을 마치면 학원차가 데려가서 피아노와  태권도까지 마치고 집에 돌아온다.

어린 은성이에게 꽤나 길고 벅찬 하루일 텐데 재미있어라 하며 잘 다녀주니 고맙기만 하다.


칠십 넘은 할머니가 젊은 엄마들처럼 끼고 가르칠 수도 없는 형편이다 보니, 정해진 시스템대로 맡겨보지만 안쓰럽기도 하고 미안한 맘도 없지는 않다.

그러나 어쩌랴! 운명을 개척해 나가는 일은 제 몫이고, 다양한 체험이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데에 나쁘지는 않을 듯싶다.


은성이가 밖에서 겪은 이야기들을 다 들어주고 서로 생각도 나누고, 소통에 막힘이 없도록 해야겠다고 늘 생각한다.

아침마다 등교준비를 하며,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친구들과 즐겁게 놀다 오라고 일러 보낸다.

장난치다가 다치지 않도록 조심하라고 당부도 하며.


"그런데 할머니, 저는 점심시간에도 금요일까지 놀이터에 못 나가요."


"왜에? 은성이만? "


"서♡이랑, ♡랑, ♡랑, 은성이 네 명요. 어제 말랑놀이터에서 매달리고 놀다가 무얼 부셔먹어서요"


"아이고! 은성아~~"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아야 했다.

아무도 다치지는 않았다 하니 얼마나 다행인가?

그래, 놀다 보면 그럴 수도 있지!

말괄량이 개구쟁이 은성아,

담임선생님께 받은 점심시간 놀이금지 벌칙을 잘 수행하기 바란다.^^

오늘도 유쾌한 하루가 너에게 펼쳐지기 바라며 많이 많이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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