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때에 브런치를 시작했는데 지금은 동장군의 위세가 강하다. 이렇게 시간이 지나는 만큼 글쓰기는 날이 갈수록 패턴화 된다. 새로운 시도가 없어지는 느낌이다. 사람이 진실로 어떤 일에 열의를 가지고 있는지를 알려면 초심을 잃지 않았는지를 보는데 나는 열의가 식고 있는 듯하다.
글쓰기 수업을 다시 들어야 하나?
작년에 배운 방법들을 다시 꺼내어 연습을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글쓰기 시간이 아까워지는 일은 만들지 않아야 한다는 위기감이 생긴다. 그래도 긍정적인 것은 9개월 차가 되니 마음속에 답답하게 남아있던 창작에 대한 욕망이 해소되고 있다. 지난 3개월간의 통계 수치를 살펴본다.
구독자분들은 3개월 전에 비해 22명이 더 늘어 74분이 되었다. 브런치 글은 총 45개가 되었다.
서른세 번째 글 '브런치 6개월 차의 글 리뷰'는 브런치 작가활동 반년동안의 생각과 통계수치를 기록한 글이다.
서른네 번째 글 '그러면 여기 어린이집 다니면 안 되겠다'는 어린이집 등원길 에피소드이다.
서른다섯 번째 글 '지금 해야 할 일을 빼고 나머지는 다 재미있습니다'는 미루는 습관에 대한 글이다.
서른여섯 번째 글 '두 번은 겪고 싶지 않은 일이 있다'는 필리핀에서 겪은 당황스러운 경험에 대한 글이다.
서른일곱 번째 글 '반복을 이기는 건 없다'는 나날이 성장하는 둘째와 줄넘기에 빠진 첫째에 대한 글이다.
서른여덟 번째 글 '남호주 애들레이드와 악어고기'는 애들레이드가 준 인상에 대해 적은 글이다.
서른아홉 번째 글 '7살이 본 어른의 자격'은 지나가는 아이의 말에서 느껴진 어른의 무게감을 적은 글이다.
마흔 번째 글 '초등학교 예비소집과 엄마의 휴가'는 예비소집 안내문에 얽힌 이야기이다.
마흔한 번째 글 '나의 헌혈 연대기와 헌혈센터의 핵심역량'은 헌혈을 해오며 느낀 생각을 적은 글이다.
마흔두 번째 글 '고민은 의외의 곳에서 해결된다'는 여드름을 없앤 경험담이다.
마흔세 번째 글 '운전하면서 자주 느끼는 것들'은 우리나라 운전자들에 대한 생각을 적은 글이다.
마흔네 번째 글 '가상 화폐 열풍의 끝에서 생각해 보는 투자의 위험성'은 투자와 도박을 혼동하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이다.
마흔다섯 번째 글 '돌아이의 특징과 대처법'은 만 1세가 된 아이를 보며 쓴 글이다.
조회 수가 가장 많은 글은 변함없이 '6개월도 안 되는 사이에 차 2대를 폐차시켰다'이다. 3개월 전보다 조회수가 39개 밖에 오르지는 않았지만 독보적으로 1위를 지키고 있다. 2위 자리는 바뀌어 '운전하면서 자주 느끼는 것들'이 새로 들어왔다. 3위도 3개월 전과 동일한데 조회수는 26개가 늘어났다.
구독자 수도 조회 수도 정체기에 들어간 이 시점에서 돌아보는 글쓰기는 핑계와의 싸움이다. 논문 쓰는 것, 아이 돌보는 것, 집안일하는 것, 취미활동 하는 것, 이 모든 것을 하고 나서야 글쓰기에 나선다. 작가라는 사람이 글쓰기의 우선순위를 이렇게 미뤄도 되나 싶다. 글쓰기의 재미를 찾는 일은 이제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고민이 되었다.
글쓰기 의욕은 낮아졌지만 지난 3개월로 인해 일상 글들이 또 쌓였다. 개인적으로는 박사논문이 통과되어 경영학 박사가 되는 기쁨도 있었다. 딱딱한 글과 편한 글을 오가던 시기가 끝났으니 다음 3개월은 글 스타일을 바꿔보는 연습을 하면서 글쓰기 힘을 길러볼 생각이다. 신선한 글, 쉬운 글이 나올 수 있도록 다독(多讀)하며 지금 구독하고 있는 작가님들의 브런치도 더 자주 방문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