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아줌마 입니다.
거울아,, 거울아,,,
학창 시절의 내 별명은 귀염둥이였다.
가장 작은 키에 작은 이목구비, 그리고 조그만 얼굴을 보며 친구들은 귀여워... 라며 나를 챙겨줬다.
다시 말해 또래처럼 보이지 않았다는 말이다.
연예인 전도연 닮았다며 한때 잘 나갔던 적도 있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헛웃음만 나온다..
결혼을 하고 아이 셋을 낳고 워킹맘으로 살다 보니 거울 볼 일이 거의 없다.
아침에 로션 바르는 것조차 집안 정리하면서 대충 한 손으로 문지르면 끝이다.
차를 타고 가면서 신호등에 한 번만 걸려라.. 라며 속으로 주문을 외웠다.
비비 크림을 바르고 립스틱을 바르기 위해서는 빨간 신호등이 절실했다.
가끔 신호등이 바뀌지 않아서 직장까지 직진할 때도 있다.
그럴 때는 어쩔 수 없이 맨얼굴로 사무실로 들어간다.
사람들은 다들 나에게 한 마디씩 한다.
어디 아파?
늦잠 잤어?
피부관리 좀 해야겠다..
그 소리를 들은 후부터는 신호가 바뀌지 않는 날에는 주차장에서 대충 바르고 들어갔다.
이게 최소한의 예의라 생각하면서 말이다.
사람들에게 보이는 내 이미지를 최악으로 만들고 싶지가 않았다.
한때는 귀염둥이,,, 전도연 닮았어..라는 말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나는 지금 40대 중반의 아줌마다.
기미와 주름살, 그리고 칙칙한 피부색, 얼굴 옆으로 보이는 흰머리..
그렇다..
나는 지금까지 내 얼굴을 볼 시간 없이 앞만 보고 달렸다.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른 채 정신없이 말이다.
의무적으로 양치질을 하면서도 얼굴을 보기가 두렵다.
언제부터인가 내 외모에 자신이 없다.
아이들 로션은 유기농으로 사더라 내 내것은 어디서 받은 샘플뿐이고,
아이들 여드름 관리는 철저하게 하면서 내 클렌징은 바쁘다는 이유로 대충 했다.
아이들에게 깨끗하고 단정하게 외모관리를 하라고 하면서 나는 늘 대충 옷을 입고 모자와 마스크로 가린다.
코로나로 인해 마스크 착용이 꼭 싫지만은 않다. 얼굴 절반을 가릴 수 있기에...
막내와 집 앞 마트를 가는데 아들이 나를 보며 엄마, 화장 좀 해야겠다..라고 한다.
순간, 왜? 엄마가 창피해?
라며 옆을 보는데 전신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며 깜짝 놀랐다.
롱치마에 대충 입은 면티 그리고 모자에 마스크까지 내 전신을 다 가린 모습이다.
피부는 그렇다 치더라도 몸매라도 신경을 써야 했는데..
불룩 나온 배와 축 처진 엉덩이, 그리고 슬리퍼에 어기적 거리는 걸음걸이..
내 모습이지만, 참 한심했다.
살기 위해서 먹은 것뿐이다.. 라며 스스로 합리화했다.. 누군 먹고 싶어서 먹나?
열심히 먹기만 한 대가는 고스란히 지금의 내 모습이 되었다.
열심히 산 것밖에 없는 거 같은데, 지금의 나는 46세 아줌마이며 초라한 모습뿐이다.
대한민국에서 아줌마로 살면서 나는 더 악착같이, 더 열심히, 앞만 보며 달렸다.
그런데,, 전신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며 나는 그날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멋진 아줌마, 능력 있는 아줌마, 자기 관리 잘하는 아줌마가 아닌 듯해서 말이다.
내일부터는 달라질 거야..
다이어트도 하고, 자기 관리도 잘하고, 능력도 갖춘 아줌마가 될 거야..
라고 다짐했다.
대한민국에서 아줌마라는 명함을 당당히 내밀 수 있도록 말이다.
그래,, 나 아줌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