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 나는 당신이 좋다.

by 천정은

대한민국에서 아줌마로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말하고 싶다.

정말 수고한다고... 당신을 응원한다고..

가장 중요한 의식주를 책임지는 대한민국 아줌마들이다.

하루에 눈뜨면 오늘 반찬은 뭘 해주지?

입맛 없는 신랑을 위해 누룽지를 끓이고,

아이들을 위해 오므라이스를 하고,

달걀 알레르기가 있는 막내를 위해 달걀 뺀 볶음밥을 하고.

집안 청소, 빨래, 다림질을 하고 혼자서 대충 밥을 먹고 아메리카노 한잔으로 피로를 물리쳐 본다.


워킹맘의 경우는 부족한 잠을 참아가며 새벽부터 더욱더 분주히 움직인다.

워킹맘 전업맘을 다 해본 46세 아줌마인 나는 요즘 이런 생각을 한다.

가정의 ceo로서 계획하고 실천하고 평가하는 자랑스러운 사람이 우리들이라고...

그래서 나는 대한민국 아줌마들이 자랑스럽다.

워킹맘으로 일하면서 나의 하루는 정말 바빴다.

아이 셋의 아침밥부터 간식 저녁에 해줄 반찬까지 대충 챙겨야 했다.

남편이 좋아하는 김치찌개와 된장찌개는 늘 한솥 끓여서 냉장고에 넣어놨다.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로 머리가 터질 듯했지만 나의 부정 에너지를 아이들에게 전달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직장 상사의 눈치를 보며 퇴근했고, 싫은 소리 들으면서도 버텨야만 했다.

정이라곤 눈곱만치 없는 직장에서 견디면서 나는 아이들에게는 최선을 다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아줌마라서 정신력이 강한 거라 생각한다.

직장 동료는 나에게 늘 말했다.

어떻게 하면 정신력이 강해지냐고..

나의 강한 정신력은 아이 셋을 낳고 육아를 하면서 그리고 워킹맘이 되면서부터였다.

누가 뭐라 해도 나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버렸다.

그리고 최대한 거리감을 뒀다.

피곤한 삶보단 차라리 이게 나을 거라 생각했다.

내 욕을 해도 그러려니. 그럴 수도 있지... 했다.

물론 속으론 부글부글 끓었지만 말이다.

싫은 소리 들어도 네.. 알겠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지금의 나는 침몰하는 조직문화라는 거대한 배에서 바다로 뛰어내렸다.

그리고 구명조끼를 입고 바다 한가운데에 있다.

육지까지 헤엄쳐 가기 위해 나는 에너지를 비축하고 있다.

전업맘이 되니 워킹맘 때와는 또 다르게 시간이 빨리 지나간다.

그동안 못해준 아이들 간식도 직접 만들고, 내 몸을 위해 헬스장도 가고, 더 열심히 독서도 하는 중이다.

이런 시간이 절실히 필요했다는 걸 느끼는 요즘이다.

집에 있어보니 자신보다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아줌마들의 열정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는 지인이 몸살이 나서 병원에서 진료를 받으면서도 아이들 반찬이 걱정돼서 약만 타서 왔다고 했다.

의사는 수액 맞고 가라고 권했건만 자신은 할 일이 많다면서 약만 달라고 했단다.

생각해 보니 오늘이 바로 결혼기념일이라서 챙겨야 할 게 많다면서 말이다.

부랴부랴 장을 보고, 와인을 사고 케이크를 사서 집에 왔단다.

아이 키운다고 제대로 챙겨본 적이 없었지만 오늘만큼은 고생한 신랑을 위해 기념일을 챙겼다며 뿌듯해했다.

그날 새벽 열이 나서 끙끙 앓았지만 다음날 큰 아들 소풍날이라 새벽부터 일어나서 김밥과 과일을 정성스레 싸서 건넸다.

자신의 몸은 아파도 가족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대한민국의 아줌마다.


또 아는 지인은 남편이 회식한다고 했는데 전화기가 꺼져있다며 걱정을 했다.

직장 동료와 통화 후 신랑이 과음했음을 알았고 바로 운전을 해서 회식장소까지 갔단다.

워킹맘인데도 불구하고 새벽에 운전해서 신랑을 데리고 왔단다.

3시간 자고 출근하면서 원수라며 욕을 해댔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대한민국 아줌마들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말은 원수라고 하지만 사랑하는 남편을 챙기는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졌기 때문이다.


나 역시 마트에서 장을 보면서 나와 비슷한 또래의 아줌마만 봐도 반갑다.

비록 알지는 못하지만 속으로 생각한다.

가족의 따뜻한 한 끼를 위해 고민하면서 장을 보는구나..

스쳐 지나가는 장바구니를 힐끗 쳐다보며 웃음이 나온다.

그런 아줌마들이 참 정겹고 좋다.

사람 냄새나는 아줌마들..


지금은 배달만 하면 집에 도착하는 편리한 시대에 살고 있다.

쌓여가는 쓰레기를 볼 때면 사실 걱정이 된다.

편리함 뒤편에는 환경오염으로 지구의 미래가 불안하다.

편리함 대신 불편함을 감수해 가며 농사를 짓고 직접 수확한 야채와 채소를 먹는 사람들을 볼 때면 존경심이 생긴다.

옆집 아줌마는 텃밭에서 수확한 파와 양파를 무겁게 들고 오면서 장아찌를 만들 거라며 함박웃음을 짓는다.

그런 아줌마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본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한민국의 아줌마들이 자랑스럽다.

오늘도 발로 뛰며 땀 흘려 가며 수확한 농산물이 식탁에 올라간다는 생각에..

가정의 ceo로서 최선을 다하는 그대의 모습에..

열정과 오기 끈기가 있는 아줌마들의 모습이기에..

대한민국의 모든 아줌마들이여..

당신을 응원합니다.

이전 11화자신감은 없지만 열정과 오기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