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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정은 Sep 14. 2020

 나는 인사받을 자격이 있는가

 코로나 시대에 살면서 모르는 누군가에게 인사하기가 무섭다


엘리베이터에 타서 이웃과 인사를 하면 받지 않는 경우도 있다


무색하기 그지없지만 코로나 시대에 모르는 사람을  지양하는 건 당연한 건 지도 모른다


며칠 전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다 6살쯤  아이가 나를 쳐다보았다


엄마 옆에서 아이는 초롱초롱 눈망울로 나를 힐끗 쳐다본다


순간 나는 안녕? 몇 살이야?


눈이 예쁘네 라고 말을 걸었다


아이는 아줌마 누구세요?


왜 저한테 말하세요?


저희 엄마가 모르는 사람하고 얘기하지 말랬어요


어쩌면 무서운 세상을 살아가는 지금 이 말이 맞는 교육법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씁쓸했다


옆에 있는 엄마 또한 인사 없이 앞만 보고 있었다


인사를 나눌 수 없다는 거 또한 씁쓸했다




며칠 후 지하주차장에서 차를 타고 올라오는데


처음 본  경비실 아저씨가 내차를 향해 90도로 인사를 한다


요즘 시대에 이렇게 공손하게 인사를 하는 사람을 처음 봤다


목례나 가벼운 웃음이 최고의 인사인 줄 알았는데....


허리를 숙이며 안녕하십니까?


순간 나는 이렇게 인사받을 자격이 되는가?


그분의 인사를 받으며 내가 최고의 고객 그리고 입주민인 듯  느껴졌다




나는 이 시대를 살면서 인사받을 자격이 있는지 반성해본다


오늘도 경비아저씨의 인사를 받으며 출근한다


삭막한 이 세상을 살면서 나는 그분의 인사로 하루가  힘이 난다


그리고 감사하다


어두운 마음에 작은 빛을 주셔서...




#인사#자격#출근#코로나#마스크#웃음#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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