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나 아는 체 하지 마

악 창피해^^

여보 나 아는 체 하지 마

오랜만에 신랑이 일찍 들어왔다

밤 10시가 기본인데 오늘은 모처럼 칼퇴근을 했다

얘들도 아빠 왜 빨리 왔어?

피곤해서 눕고 싶다는 신랑 말에

안돼  ~~ 오랜만에 일찍 왔는데 뭐라도 해야지?

마트 가서 살 것도 많은데  같이 가자 라며 끌고 갔다

무거운 짐을 두 손 가득 들고 집으로 가는데

신랑의 한숨 소리가 들린다

꼭 이렇게 많이 사야 했냐면서 말이다

그렇게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데 짐이 무거운지 끙끙 댄다

하필 이럴 때 엘리베이터는 세월아 하고 내려온다

마침 지하에서 두 분이 탔고 우리가 1층에서 탔다

엘리베이터는 26층,  30층이 눌러져 있었고

나는 재빨리 16층을 눌렀다

순간 신랑은 힘겨운 소리를 끙 내며 버튼 뒤로 등을 기댔다

순간 엘리베이터  버튼이  눌러졌다

나는 엘리베이터 화면을 보는데 5층 7층 9층 11층 이 눌러져 있었다

아무리 취소를 해도 지워지지가 않는다

순간 우리 부부는 얼굴이 빨개지며 왜 안 되지를 반복 했다

뒤에 두 분의 레이저 빛을 받으며 5층에 문이 열렸고 7층  9층 11층까지 문이 열렸다

나는 순간 죄송합니다 를 반복했고  신랑을 째려보았다

마지막 11층이 한 번 더 열릴 때 내손은 재빨리 닫힘으로 가 있었다

그렇게 엘리베이터가 빨리 올라가기를 바라고 있는데 순간 뿡 뿌쉬익~새어 나오는 소리가 들렸다

설마 이 순간에 ~~

신랑을 쳐다보는데

신랑은 얼굴이 빨개진 채로 웃음을 참고 있었다

나는 16층이 되자 바로 인사도 못하고 내려서 집에 들어갔다

창피함에 나 모른 척해줘를 속으로 외치면서 말이다

집에 온 신랑은 아 창피해~

나오는  방귀를 참느라 죽는 줄 알았다며 웃느라 정신없다

나는 이 자리를 빌려 어제 같이 탄 이웃분께 죄송함을 전한다

#죄송합니다#생리적 욕구#남의 편#창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