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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llie Jan 28. 2020

평가제도가 가는 길

opellie가 그리는 평가제도에 대한 이야기

1월 말에 연휴가 잡히면서 자연스레 진행하고 있던 전년도에 대한 평가도 휴식기를 가지고 다시 이어서 평가를 운영합니다. 마무리 스퍼트를 올려봐야겠지요. 평소에도 그렇지만 평가를 직접 마주하는 순간은 마음이 좀 더 복잡합니다. 과거에 경험했던 방식에서 저 스스로 무언가 어긋나 있음을 느꼈던 부분들을 하나라도 어떻게 바꿔볼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생각의 방향으로 조금이나마 바꿔보려 노력하고 있지요. 본 글은 평가를 운영하는 시기에 만들고 있는 평가에 대한 담당자의 고민과 노력에 대한 기록입니다. 


결과평가

HR을 시작해서 2016년까지는 말 그대로 상대평가 운영하고 적용을 받았습니다. 이때 평가의 주요 목표는 '연봉조정을 위한 평가등급을 산출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우리가 익히 아는 것처럼 평가그룹을 만들고 그룹별로 산술조정을 적용하여 엑셀로 숫자를 돌리는 방식이었습니다. 일단 평가자들의 점수평가가 완료되면 설사 그 점수에 대한 평가의견이 있다 하더라도 중요한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평가에 대하여 최종 의사결정 권한을 가진 이가 모든 평가의견을 다 읽어본다는 것도 현실적인 어려움이기도 하겠죠. 이런 평가제도를 배우고 운영하고 적용받으면서 그 평가제도가 배운대로의 결과평가가 아니라 과정평가 영역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생각을 했던 건 좀 아이러니할 수도 있겠으나 저는 그게 적어도 오늘날에는 그리고 앞으로는 더욱 적합하지 않은 방식이라는 생각을 제도를 운영하고 경험할수록 더 강하게 가지고 있었습니다. 표준화에서 세분화로의 이동이라 할까요.


과도기 - 과정평가의 반영

사실 지금 제가 하고 있는 평가운영 방식을 저 스스로도 과도기라고 말을 합니다. 아직 완성된 것이 아니라는 말이겠지요. 다만 기존의 제가 경험한 방식에 대해 스스로 느끼고 있는 무언가 어색하다고 느끼는  방식을 조금씩 개선해나가는 단계라고는 할 수 있습니다. 1월 말을 향해가는 시점에 평가를 아직 진행중인 이유이기도 합니다.


과정평가를 위한 시도들

1. 평가위원회

작년 초에도 평가위원회를 진행했었습니다. 전 회사에서는 거의 8시간은 했던 듯한데 작년엔 4시간 조금 넘게 진행을 했었지요. 개인별 평가점수와 평가의견을 모두 정리하여 화면에 띄우고 경영진이 참여한 상태로 최종 결과에 대한 평가를 진행했습니다. 단순히 점수와 등급만으로 구성원 개인을 평가하는 게 아니라 평가자가 왜 그 점수와 등급을 부여했는가?에 대한 의견을 평가에 반영하고자 함에 있습니다. 혹자는 주관적인 평가가 될 수도 있지 않은가?라 반문할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 하는 이야기 중 하나로 평가는 객관적일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정량적인 결과평가가 아닌 과정평가를 추구하기 때문이겠죠. 조금 달리 표현하면 책임을 피하기 위한 평가가 아니라 권한에 대한 책임을 느끼는 평가를 추구한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2. 평가서의 평가의견 작성

제가 운영하는 평가의 결과물에는 숫자보다 글자가 더 많습니다. 본인에 대한 평가를 작성하는 분들도 누군가에 대한 평가를 하는 분들도 사실 어려워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여기에는 기본적으로 우리가 수행하는 일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사람은 그 일을 하는 우리 자신과 그러한 우리를 1차적으로 봄과 동시에 그 일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이 1차평가자라는 점을 전제로 합니다. 평가서의 평가의견은 기업에서 한 개인에 대한, 그리고 평가자로서 리더에 대한 또 다른 관점에서의 인사데이터가 됩니다. 단순히 결과평가의 점수를 정당화하기 위한 근거가 아니라 성장관점에서 판단의 데이터를 만들어가는 역할로서 평가제도를 의미합니다.



3. 평가자에 대한 평가

평가제도에서 평가자는 평가를 하는 사람이지만 평가의견을 기록함으로써 동시에 리더로서의 평가를 받는 과정이 되기도 합니다. 평가자로서 리더가 '판단'을 제대로 하지 못하거나 '판단의 근거'를 명확하게 하지 못한다면, 혹은 성장 관점에서 제시를 할 수 없다면 평가자에게 부여된 평가권한에 대해 좀 더 진지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미 우리는 실무자로서 우수했으나 리더로서 부족했던 혹은 실무자로서 부족함이 있었으나 리더로서 잘 해내는 사례들을 마주한 적이 있습니다.


4. 절대평가로 가는 여정

이러한 평가방식이 지향하는 지점에는 절대평가가 있습니다. 절대평가가 온전히 만들어지기 위해 목표설정이 적정하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목표설정이 적정하게 이루어지기 위해 우리는 우리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그 일을 왜 하는지(why), 일을 하는 이유(why)를 달성하기 위해 이를 달성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산출물이 무엇인지(what)에 대해 합의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직무에 대해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여기에서 한 가지 더 가미해야 하는 건 '합의'라는 단어가 가지는 쌍방의 개념으로 직무에 대해 혼자만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 기업 내 구성원과 '공유되어 인정된'개념으로서 직무이어야 한다는 점일 겁니다. 우리가 절대평가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건 이 직무에 대해 우리 스스로도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위의 '평가서의 평가의견 작성' 항목에서 언급한 전제조건으로서 '우리가 수행하는 일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사람은 그 일을 하는 우리 자신과 그러한 우리를 1차적으로 봄과 동시에 그 일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으로서 평가자' 라는 점이 아직 현실에서 충족되지 못하고 있음을 말합니다.


적어도 저에게 평가제도는 매년 반복되지만 매년 새롭게 다가오는 제도입니다. 전년도에 51:49였다면 다음 해엔 적어도 52:48이 될 수 있게 하고자 노력합니다. 보상에 anchoring된 결과평가가 아니라 성장에 anchoring된 평가제도로 이어지길 바랍니다. 최근 보고 있는 책의 한 구절을 글의 말미에 남깁니다. 

사람들은 늘 하던 방식으로 회의를 진행하고,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제품 설명을 한다. 그러다 보면 그 일을 '그런대로 잘하게'는 되지만 결코 훌륭해지지는 않는다. - 아웃퍼포머 p99-100, 김영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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