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2011년 8월 당시 참여했던 통합인사정보시스템 구축 프로젝트가 종료되고 난 후였던 듯 합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HR의 전반에 대한 생각들이 정리가 되었을 수 있으리라는 마음에 PC에 문서를 열고 생각을 젂어보기 시작했습니다. 대략 기억으로 A4 10장 정도가 되었던 듯 합니다. 결과론으로 그 문서는 공개할 수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글을 쓰면서 내가 HR이라는 일에 대해 조금은 이야기를 해도 되겠구나 라는 생각을 가질 수 없었고 반대로 생각의 한계를 명확하게 느꼈던 까닭입니다. HR이라는 일에 대해 무언가 내 이야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가를 글을 쓰면서 알게 되었다고 할까요. 브런치에 조금은 짧은 호흡으로 글을 써보면서 다시 한 번 해보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처음 시도했던 시기로부터 거의 9년 정도가 지났으니 조금은 더 더해지고 정제되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입니다.
HR에는 정답이 없다고 말을 많이 합니다. 그리고 제가 쓴 글은 제가 생각하는 나름의 답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인담에 따라 기업에 따라 크고 작은 차이들을 가진 수많은 답이 있을 수 있겠지만 '생각의 흐름대로 써보는 HR이야기'는 2020년 현재의 제가 가지고 있는 HR에 대한 답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혹자는 정답이 없는 특성으로 HR이 어렵다는 말을 합니다. 저도 이 말에 공감하지만 한 편으로는 이러한 HR의 특성이 HR담당자로 하여금 무언가를 고민하고 구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자동화로 인해 사라지지 않을 직업으로서 HR Manager가 순위권에 위치한다는 것도 이런 측면으로 이해해볼 수 있을 듯 합니다.
HR이 어려운 이유로 정답이 없음을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저에게 단 하나를 이야기하라고 한다면 '이질적인 영역'을 '하나로 연결하는 것의 어려움'을 말하고 싶습니다. 채용, 평가, 보상, 노무, 일반행정업무 등의 우리가 HR이라 부르는 각 모듈들은 각각을 살펴보면 서로 다른 성격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연결고리들이 일직선이 아닌 상호 복잡다단한 영향관계를 맺고 있음을 말합니다. '흐름'으로 이야기를하고 있지만 다른 '흐름'들을 간과할 가능성 역시 존재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복잡한 관계를 하나로 연결하는 가장 중요한 영역은 성과관리입니다. 단순히 결과평가가 아닌 PDS로서 기간에 걸친 cycle을 어떻게 운영해갈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 운영해가는 과정에서 조직을 생각하고 리더를 생각하고 구성원을 생각합니다. 제도가 취지에 맞게 운영되는지 확인하고 제도를 개선하고 이를 위해 제도에 대한 구성원의 생각을 듣는 과정을 반복합니다. 넓게 보면 HR은 기업이라는 조직이 경영을 통해 가치를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경영을 하는 것'과 같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겁니다. 제가 지금 기업에 입사해 함께 일할 친구와 미팅을 하면서 HR이란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따라 단순히 operation 업무가 될 수도 있고 '경영'을 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했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인적자원의 관점에서 어떻게 운영을 해야 성과라는 가치로 이어지게 할 수 있는가?"를 고민하고 구체화하는 직무라 말할 수 있을 겁니다. 이렇게 연결된 영역들을 각각의 영역들로 나누어 살펴보는 것보다는 말 그대로 '흐름'에 따라 그 경계를 넘나들며 이야기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생각의 흐름대로 써보는 HR이야기'를 쓰게 된 생각의 시작점입니다.
학교 수업 발표과제를 준비하면서 조직 내에서 발생하는 HR practices에 대하여 단일의 practice의 변화가 조직성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내용을 만났습니다. 결론적으로 단일의 HR practice는 그 자체로 조직의 성과에 영향을 준다기 보다는 각각의 practices 들이 서로 연결되어 일종의 시너지를 만들어내는 형태임을 이야기합니다. 달리 표현하면 개인행동의 합보다 조직성과의 크기가 더 크다는, 일종의 시너지가 존재한다는 이야기입니다. 평가시즌에 평가를 했으니 종료된 것이 아니라 그 평가의 결과가 그 다음의 보상으로 어떻게 연결될 것인지, 그 보상의 결과가 조직과 구성원에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게 되는지, 이를 위해 우리는 조직 내 리더 및 구성원들과 어떻게 소통을 해나가야 하는지, 그러한 소통과정에서 일관성을 어떻게 유지할 수 있는지와 같이 우리가 하는 일련의 HR practices들의 연결성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연결성이 확보되면 적어도 우리가 우리 기업에서 하는 HR은 '일관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겁니다.
HR에서 '일관성'은 매우 중요합니다. 상황에 따라 말과 행동의 방향이 바뀌면 HR은 더 이상 구성원의 신뢰를 얻지 못합니다. 만일 HR담당자가 좋은 사람이 되려고만 하면 HR에서 이러한 '일관성'은 쉽게 무너집니다. HR이 구성원과 소통하는 방식은 글과 말입니다. 너무 뻔한 이야기인가요. HR은 제도와 이를 기록한 문서를 통해 구성원과 소통하고 이들에 대해 구성원의 생각을 듣고 HR제도의 취지를 전달하면서 서로 생각을 주고 받는 과정에서 말을 통해 구성원과 소통합니다. 잘 만들어진 문서가 가지는 힘은 매우 강력합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넷플릭스에서 만들어져서 공개된 자유와 책임이라는 문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 문서를 만들어보려 여러 시도를 하지만 여전히 매끄럽지 못한 건 지금 현재 제가 가진 한계이겠죠. 짐작컨데 앞으로 시간이 흐를수록 제가 가진 한계가 더 많이 모습을 드러내리라 생각합니다. 배울수록 아는 게 많아지는 게 아니라 모르는 게 많다는 걸 알게 된다는 말은 나름 진리인 듯 합니다.
생각보다 많이 주관적이고 다소 딱딱한 글들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생각의흐름대로써보는HR이야기 #Opell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