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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llie Aug 25. 2020

HR이 하는 일에 대하여

작은 조직이기도 하고 제가 HR을 바라보는 관점의 특성상 HR을 단순히 operation으로 보기보다는 조직과 사람을 이해한다는 차원에서 약간은 경영의 관점을 보려 노력하는 까닭에 실제 지금 하고 있는 HR의 역할은 일반적인 HR의 채용이나 평가, 보상, 노무 등의 영역들을 포함하여 좀 더 넓은 영역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HR을 작게 보면 HR의 각 영역들에서 제도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것으로 볼 수 있으나 그 제도들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이유로서 why를 생각해보면 그 why가 다다른 지점에 '성과'가 있는 까닭입니다. 그 why를 고민하고 그 고민을 구현하기 위해 HR이 해야 할 혹은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한 고민을 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업무영역이 넓어지는 측면도 있겠지요. 그럼에도 때로는 일의 역할을 명확히 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간혹 인사팀을 일종의 지원부서처럼 바라보고 번거롭거나 하는 등의 일들을 은근슬쩍 넘기는 모습을 볼 때가 그렇습니다. 기획은 A부서가 하고 실제 운영단계에서는 발을 빼거나 책임을 돌리는 식이지요. 여담이지만 인사기획과 인사운영에 대해 늘 제가 하는 이야기는 이 둘이 분리되면 안된다 입니다. 기획자가 운영을 이해하지 못하면 기획자의 기획서는 그냥 보기 좋은 보고서에 불과합니다. 그러한 기획자의 보고서가 현장에서 제대로 정착하기란 쉽지 않을 겁니다. 


다시 원래의 주제로 돌아오면 why를 고민하고 행동하는 과정에서 넓어진 업무영역을 놓고 우리가 한 번 이야기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질문이 있습니다. HR(인사팀)의 역할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입니다. 


몇 년 전에 사내에서 인사팀의 역할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가 있었습니다. 대략 20여분의 시간 동안 설명해야 하기에 채용이나 평가, 보상, 노무 등의 이야기를 하기는 어려웠고 설사 시간이 충분하더라도 그러한 실무적인 이야기들을 다 기억하기도 힘들뿐더러 그러한 설명을 하는 의미도 없으리라는 생각입니다. HR의 각 영역들을 소개하는 대신 제가 선택한 건 HR(인사팀)이 왜 존재하는가? 에 대한 HR이 가지고 있는 생각을 전달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HR(인사팀)의 미션을 다음과 같이 소개하였습니다. 

HR팀의 미션 by opellie

이를 위해 조직과 사람과 직무 관점에서 주로 다루는 일들을 소개하였지요. 이러한 미션을 반영하여 기업의 직군을 만들면서 HR을 EE group으로 표기하기도 했습니다. Employee Environment group의 약자로 임직원의 업무환경을 세팅하는 역할을 의미합니다. 혹자는 이렇게 역할을 정의하면 안 된다고 말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소 개념적이거나 추상적이기 때문입니다. 말 그대로 명확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직무역할을 정의하면 그다음은 온전히 인담의 역량에 따라 HR의 범위가 결정될 겁니다. 업무영역을 넓히는 것도 그 반대로 가거나 원래 하던 것만 하는 것도 인담에게 달려 있습니다. HR의 영역을 어디까지로 정할 것인가에 대한 답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HR을 정의하면서 스스로에게 강조하는 역할이 coach & facilitator입니다. coach가 사람의 생각에 균열을 만들어 일종의 새로움 내지 다양성을 수면 위로 끌어올린다면 facilitator는 이러한 다양성을 one team으로서 기업으로 수렴시키는 역할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coach & facilitator는 사실 우리가 HR을 이야기하면서 익히 알고 있는 채용담당자, 평가담당자 등의 주요 영역에 대한 역할과는 조금 다른 모습입니다. 정해져있기 보다는 열려있고, 그 열린 상황에서 재량적 판단이 중요합니다. 정해진 절차대로 했는가? 보다 why에 맞게 하고 있는가? 가 더 나은 질문이 됩니다. 이러한 생각은 고스란히 HR이 다루는 제도에 반영됩니다. 채용, 평가, 노무 등의 HR 영역들을 일종의 제도로서 수단으로 바라봄을 말합니다. 이들 도구는 인담이 coaching과 facilitating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활용하는 수단입니다. 그리고 이들 수단으로써 제도는 궁극적으로 '제도가 더 이상 필요없는 상태'를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따라서 사라질 것을 목적으로 하는 제도를 움켜쥐고 있는 건 스스로 그 목적을 부정해야 하는 상황을 만들게 됩니다. 


HR은 경험이 쌓일수록 "정해진 대로 했어!"라는 말보다는 "올바른 일을 올바르게 하고 있어!"를 말할 수 있는 상태로서 우리들을 요구한다고 생각합니다. 전자는 책임을 회피하지만 후자는 책임을 마주합니다. 전자는 올바름의 판단을 외부에 두지만 후자는 올바름의 판단을 스스로에 둡니다. 따라서 후자는 늘 자신이 생각하는 올바름을 반추하는 과정을 필요로 합니다. 그 과정에서 듣고 배우고 생각하는 과정을 반복하게 되지요. 이런 과정의 반복을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이 우리만의 'HR에 대한 철학'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시 HR(인사팀)은 어떤 일을 할까?라는 질문을 던져봅니다. 제가 일을 해온 시기 중 일을 만난 이후 일정 기간에 대해 그 당시의 인담으로서 저는 '채용으로 시작해 평가와 보상, 인력관리 등을 포함하여 퇴직까지에 이르는 과정을 관리하는 것'이라 이야기했을 겁니다. 그리고 앞선 일정기간부터 그 이후, 그리고 현재의 HR의 역할에 대해서는 coach & facilitator로 이야기할 수 있을 듯합니다. 전자는 프로세스를 경험하고 경험을 바탕으로 프로세스를 다룰 줄 아는 담당자라면, 후자는 사람과 그 사람들이 모여 있는 조직과 그렇게 사람이 모여서 만들어내는 성과를 바라보고 사람의 다양성이 조직이라는 시너지를 통해 함께 바라는 성과를 만들어내기 위한 환경을 완성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고 해야 하는가를 고민하고 그 개념적 고민을 구체화하고 소통하고 보완하는 일련의 과정을 만들어가는 역할로서 HR을 정의합니다. 


그래서 만일 저에게 HR(인사팀)은 어떤 일을 하나요?라고 물어보신다면 아마도 이렇게 대답을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HR제도를 통해 HR의 구성요소들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기업 내 플랫폼)을 세팅하는 것

이라고 말이죠. 


감사합니다.


#opellie #HR #인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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