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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llie Sep 05. 2020

[책]언택트 비즈니스

새로운 흐름이 아닌 지속된 흐름으로서 

학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일단 시작은 비대면 화상미팅으로 시작을 했습니다. 회사에서 원래 집체교육방식으로 계획했던 모든 과정을 바꾸고 한 곳과 비대면 화상교육으로 진행을 검토하고 있기도 합니다. 사실 비대면 교육에 익숙지 않은, 교육이란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우리들의 경험과 생각들은 여전히 비대면 교육에 반신반의하고 있는 듯합니다. 해당 교육을 진행하겠노라 보고를 드리는 실무자 입장의 저 역시 기대 반과 걱정 반을 담고 있습니다. 비대면 교육을 하면서 직장인으로서 학교생활을 병행하는 제 경우 좋은 점도 있긴 합니다. 학교를 오가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조금 더 회사원과 학생으로서 이중생활(?)을 하기가 용이해졌다고 할까요. 그런 의미에서 살펴보는 책 '언택트 비즈니스'입니다. 


도서명: 언택트 비즈니스

저   자: 박경수

출판사: 포르체


지금 우리는 앨빈 토플러 Alvin Toffler가 1980년대에 언급한 '미래 쇼크'에 직면하고 있다. 그는 <미래쇼크>라는 책에서 "미래가 앞당겨 도래함으로써 일어나는 현기증 나는 방향감각의 상실"을 미래 쇼크라고 정의하면서 사람들이 이에 대응할 준비를 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p27

일전에 글에서 이야기드렸던 것처럼 제가 보는 코로나는 무언가 새로운 것을 등장하게 한 것이라기보다는 기존의 흐름을 가속화하는 계기로서 작용했다고 봅니다. 코로나가 등장하고 이에 필요한 새로운 것들을 찾아낸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것들이 이미 존재하고 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럼에도 현실에서 보면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이러한 미래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지 않습니다. 굳이 먼 미래의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우리가 일을 할 때를 생각해본다면 말이죠. 미래를 대비한다는 건 일거리를 더 만들어내는 것이 될 수도 있고 덮어두면 큰 소리가 나지 않을텐데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드는 사람처럼 보일 수도 있고 하는 등의 이유들로 우리는 모른 척 합니다. 

우리 삶과 일에 있어 예측가능성은 중요합니다. 세상의 VUCA가 증가할수록 사람이 가진 예측가능성은 그 증가 수준에 맞게 함께 증가해야 합니다. 일종의 균형을 맞추는 것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앞으로의 변화는 누구도 예측하기 쉽지 않다. p30"고 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쉽지 않다고 해서 그냥 주어진 대로 바라만 보고 있으면 상황은 더욱 나빠질 가능성이 높을 겁니다. '나쁜 일은 놔두면 알아서 발생하지만 좋은 일은 노력하지 않으면 일어나지 않는다'는 말을 다시금 생각해 봅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교육의 핵심은 교사나 교수에서 학생으로의 '주도권 이전'이다. 학생이 스스로 자신의 학습 목표를 설정하고 학습 과정을 선택해 미네르바스쿨처럼 프로젝트 중심의 교육을 수행하는 것이다. 정해진 틀 내에서의 교육을 벗어나서 말이다. 선생님의 역할은 학생의 관심사를 이끌어내고, 장려하는 일이 될 것이다. p125

조금 생각을 구분해보면 교육에는 지식을 전달하는 교육과 스스로 하는 교육이 공존합니다. 전자는 우리가 스스로 하는 교육을 하기 위한 일종의 재료로서 지식이라면 후자는 그 지식을 기반으로 생각하고 행동하고 돌아보는 과정의 반복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학습자의 의지가 교육의 효과에서 중요함은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가 하고 있는 이야기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교수나 교수는 지식의 전달자로서 역할과 생각을 이끌어내는 코치로서 역할의 두 가지로 이야기해볼 수 있을 겁니다. 분야마다 지식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수준은 다를 수 있기에 분야에 따라 이와 같은 역할의 비중도 달라질 수 있을 겁니다. 분명한 건 '스스로 하는 학습'이 중요하다는 오래전부터 우리가 해오던 이야기가 더 이상 말로만 할 수는 없는 상태가 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일하는 방식은 코로나19가 비즈니스에 미친 가장 근본적인 부분이다. p186

코로나 이전에도 우리는 할 일이 없음에도 상급자의 눈치를 보며 퇴근을 하지 못한다거나 하는 관행들에 대해 불만을 이야기하곤 했습니다. 다시 말해 장시간의 근로시간과 근로장소에서의 머무름이 실제 기업의 성과에 미치는 영향이 없거나 적어도 과거에 비해 갈수록 그 상관관계가 줄어들고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었다는 의미입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다른 대안을 찾는 대신 그 주어진 환경에 '어쩔 수 없음'을 이야기하며 머물러 있었습니다. 코로나19는 그 '어쩔 수 없음'이 사실은 '아니었음'을 우리에게 이야기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는 일종의 계기입니다. 우리 인식에 변화의 필요성을 제시해준 시발점입니다. 일하는 방식의 본격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비단 특정 기업이나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합니다. 기본적으로 제도환경이 큰 틀에서 변화를 이끌어가야 합니다. 근로시간과 근로장소를 기반으로 하는 관리방식에서 직무성과와 산출물을 기반으로 움직이는 관리방식으로 변화가 필요합니다. 어찌보면 성과라는 보다 근본적인 영역에 기존보다 더 우회하지 않고 직접 가는 길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2020년 5월에 발간된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의 "디지털 전환은 기술이 아닌 인재에 관한 것이다"라는 논문에서도 CEO가 강력하게 변화를 추진해야 디지털 전환이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변화의 속도가 빠른데 밑에서부터의 변화는 이 속도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p215

비대면 기술은 이미 존재했습니다. 그리고 우리 대부분은 그것을 활용할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지요. 디지털 전환은 기술이 아닌 인재에 관한 것입니다. 우리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의 전환은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할 수도 느리게 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 선택에 따라 누군가는 성장하고 누군가는 제자리에 머물러 있게 되겠지요.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제자리에 머무른다는 것은 시간이 지나며 조용히 죽어가는 것이라는 것을. 마치 서서히 가열되고 있는 비이커 안의 개구리처럼 말이죠. 

디지털 전환의 시대, 데이터의 중요성은 누구나 알고 있다. 이제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지금 말한 것처럼 가치 있는 데이터를 수집해 고객도 모르는 진짜 취향에 맞춘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이다. p223

비단 마케팅 분야의 일만은 아닙니다. HR을 담당하는 실무자로서 저 역시 HR개별화 라는 말을 하고 있고 임직원 개개인의 데이터를 하나의 시트에 정리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임직원 개개인은 모를 수 있지만 HR이 볼 수 있는 부분들을 데이터를 통해 확인하고 개개인에게 코치이자 퍼실리테이터로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준비작업입니다.


HR을 하면서 미래의 저를 포함한 근로자의 모습을 그려보면서 사용하는 말 중 "프리랜서 근로자"라는 말이 있습니다. 있는 그대로 '프리랜서'라는 단어와 '근로자'라는 단어를 결합한 것이죠. 모든 프리랜서와 근로자가 동일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는 없으나 '프리랜서 근로자'는 일종의 상징적 의미로 '전문성을 지닌 프리랜서'와 '사회적 보호장치로서 안정성을 가진 근로자'의 두 의미를 하나로 만들어보려는 시도입니다. 아직은 개념적인 수준에서 생각을 하고 있지만 코로나를 경험하면서 이 개념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좀 더 강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코로나를 마주하고 있는 오늘날 각자의 자리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와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해, 그리고 앞으로의 모습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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