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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llie Dec 04. 2016

군군신신 부부자자

君君臣臣  父父子子

제나라 경공이 공자께 정치에 관하여 묻자 공자께서 대답하시기를 "임금은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답고 아버지는 아버지답고 아들은 아들다운 것입니다"라고 하셨다. 이에 경공이 말했다. "좋은 말씀입니다. 진실로 임금이 임금답지 않고 신하가 신하답지 않고 아버지가 아버지답지 않고 아들이 아들답지 않다면, 비록 곡식이 있다고 한들 내가 그것을 먹을 수가 있겠습니까?"[네이버 지식백과] 제경공문정어공자, 공자대왈: "군군, 신신, 부부, 자자." [齊景公問政於孔子, 孔子對曰: "君君, 臣臣, 父父, 子子."] (논어의 문법적 이해, 2000. 1. 1., 문학과지성사)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중에 '공각기동대' 라는 아이가 있습니다. 아마도 1편이 끝날 때였었나 기억이 가물가물거리기는 하지만 공안9과가 일종의 정치적 음모로 해체가 되고 소령과 바토가 기지를 빠져 나오며 대화를 하죠. 바토가 묻습니다. 이제 팀이 없어졌으니 어떻게 할 거냐고. 이에 대한 소령의 대답은 간결합니다. 우리가 언제 팀인적이 있었는가? 라고.


어찌 보면 참 매정한 말이지만 한 편으로는 지금의 우리에게 필요한 부분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합니다. 우리가 팀인 적은 없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고 자신이 어떤 역할을 해야 보이지 않는 공안 9과 라는 단위조직이 하나의 팀으로서 운영될 수 있는가에 대해 한 번도 우리는 '팀'이라고 말한 적이 없지만 이미 모든 구성원이 알고 있는 그런 팀 말이죠.


학교 강의를 듣다가 '군군신신 부부자자(君君臣臣  父父子子)' 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임금은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답고 아버지는 아버지답고 아들은 아들다운 것" .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명확히 알고 '자신답게' 그것을 행하는 것. 그게 얼마나 중요한가를 다시금 돌아보게 됩니다.


기업이라는 조직에서 각 기능들이 제 역할을 온전히 수행한다는 건 그 기능들이 온전히 맞물려 돌아감을 의미할 겁니다. 마치 '공안 9과'의 모습처럼 말이죠. 굳이 이래라 저래라 하지 않더라도 말 그대로 알아서 돌아가는 조직 말이죠.


이렇게 알아서 잘 돌아가려면 필요한 것들이 몇 가지 있겠죠. 수행해야 하는 일에 대한 정보나 그러한 일이 어떻게 다른 일 혹은 성과와 연결되는지에 대하여, 그리고 사실 이러한 것들 이전에 전제되어야 할 것이 바로 오버하거나 사사로운 일에 그 일을 이용하지 않는다는 윤리적인 신념과 사람으로서 최소한 지켜야 할 도리 말이죠. 국민을 위해 일을 해달라고 선출한 대통령은 자신과 자신의 사람들을 위해 일을 하고 , 국민을 위해 정치를 해달라고 선출한 정치인들마저 자신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는 오늘날을 바라보는 한 사람은 그냥 속상하고 속상합니다. 금주 무한도전의 마지막 멘트처럼 하루빨리 이 '기분 나쁜 날' 들이 끝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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