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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llie Nov 27. 2016

사람, 그리고 사람

HR의 시작과 끝은 결국 사람이다.

매일 출퇴근 길에 이용하는 지하철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어쩌면 저와 전혀 상관없을지도 모르는, 태어나 말 한 번 같이 해볼 기회가 없을지도 모르는 사람들이죠. 이어폰을 끼고 스마트 폰이나 책을 손에 든 채 사람들 대신 스마트폰과 책에 시선을 고정시키고 내릴 역이 다가올 때까지 그 자세를 유지할 겁니다. 아마도 제가 그럴듯해요. 개인적으로 참 익숙한 풍경이죠.


그런데 만일 이 풍경에서 '사람'이 사라진다면 어떨까?라는 질문을 한 번 던져보고 싶었습니다. 텅 빈 공간에 혼자만 남겨진 상황 , 굳이 이어폰을 끼지 않아도 굳이 책에 시선을 고정시키지 않아도 사람들을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그런 상황이랄까요.


HR이라는 일을 하면서 '사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보다 뛰어난 수많은 사람들이 있음을 알게 되고, 내 자신이 모르는 게 너무 많다는 사실도 알게 되고, 그나마 할 수 있는 것과 그마저도 하지 못하는 것도 알게 됩니다. 우리에게 중요한 건 결국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거죠. 그래서 지금 이런저런 주저리를 하고 있는 걸 겁니다.


HR이라는 일을 이야기하면서 '사람' '조직' '직무'를 HR의 3요소로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이 중 어느 하나라도 없다면 HR이라는 일은 그 존재 의미를 잃게 되겠죠. 앞서 이 이야기를 할 때는 이들의 역할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했었고 결과론적으로 이들의 상관관계 내지 인과관계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일종의 배경에 대한 이야기인데 말이죠.


우선 '직무'란 '조직'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물론 조직이 없어도 직무가 존재할 수는 있겠으나 하나의 조직에서 HR의 관점에서 본다면 '직무'란 '조직'을 필요로 합니다. '조직'이 그 '조직'이 필요로 하는 '직무'가 있고 이 '직무'에서의 사람을 필요로 하게 되니 말이죠. 그런데 이 '조직'은 '사람'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사람'이 없다면 혹은 혼자만 있다면 그냥 개인일 뿐이죠. 결국 사람 - 조직 - 직무 - 사람의 연결고리가 만들어지는 셈입니다.

HR의 시작과 끝에 있는 건 결국 '사람'이다.


세상이 참 그렇습니다. 국가라는 조직을 운영할 '직무'를 부여받은 이가  '사람'을 무시하고 '사람'으로부터 권력을 위임받은  '직무'가 '사람'을 위협하는 시간이 흘러왔습니다. '사람'에서 시작된 일이 '사람'을 무시하고 '사람'을 속이고 '사람'을 누르는 일들이 발생했습니다. 그래서 무척이나 속상합니다.


얼마 전 나름  권위를 가지고 있는 한 분이 '사람'에 대한 배려나 이해가 없이 자신의 논리로만 사람을 판단하는 경험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그 자리에 있던, HR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이 일을 해왔던 우리들로서는 다소 당황스러웠던 경험이었습니다. 적어도 그분이 우리에게 주었던 교훈은 '우리는 저런 모습이 되지 말자' 였다고 할까요.


요즘의 시국에 대한민국 헌법 제1조의 이야기가 종종 언급되고 있습니다.

제1조 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②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와 더불어,

 HR-er의 입장에서 제1조와 더불어 꼭 같이 보시길 권하고 싶은 조항은 대한민국 헌법 제10조입니다.

대한민국 헌법 제10조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존중하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지금 우리가 겪는 일들이 일어날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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