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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llie Apr 24. 2021

일 하는 과정으로서
process에 대한 이해

경영을 보는 HR관점에서

Input - Process - Output


우리가 일을 하는 과정을 단순화하면 이렇게 이야기해볼 수 있습니다. Input은 투입입니다. 비단 자원의 투입만을 의미하는 것만은 아니며 여기에 input은 우리 직무를 기준으로 고객의 니즈 내지 요구사항 역시 포함합니다. 따라서 input은 구체적일 수도 있으나 추상적인 경우도 있습니다. HR만 놓고 본다면 HR에서 input은 다소 추상적인 경우가 더 많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 Output은 명확하고 구체적입니다. 아니 output은 최대한 명확하고 구체적이어야 합니다. Output이란 그 산출물을 활용하는 누군가를 통해 가치 있다고 인식될 수 있어야 하며 이는 그 이해관계자로서 상대방의 인지에 기반하므로 그 인지의 gap을 최소화하기 위해 구체성은 매우 중요합니다. Process는 위 두 요소인 input과 output을 연결합니다. 달리 말해 input이 output으로 전환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다소 추상적인 input이 process를 통해 구체적인 output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말합니다.


Process는 당연히 해당 process를 수행하는 사람의 영향을 받습니다. 행위자로서 사람이 input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그가 가지고 있는 성향은 어떠한지, 그가 input에 대해 갖고 있는 인식을 어떤 행동으로 구체화하는지, 그 사람이 해당 process에 대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지, 그 사람이 process운영을 위해 필요한 자원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는지  등은 process의 구체적 행동들로 나타나며 이는 ouput의 양적 / 질적 수준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 process에 대해 우리는 과거에 해당 process를 구성하는 요소로서 행동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고성과를 내는 이들의 행동특성을 규정하고 해당 행동이 나타나는가를 고성과의 판단기준으로 삼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process에 있어 행동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며 이를 기준으로 삼는 것은 나름 합리적인 기준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우리가 놓치고 있는 건 process를 구성하는 요소들이 다양하다는 점이었을 겁니다. 그중 우리는 행동이라는 요소를 일종의 선택을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선택은 공정성 내지 객관성의 필요에 의한 것이었으나, 우리가 아는 것처럼 이는 공정성 내지 객관성의 이슈를 온전히 해결하지는 못한 듯 보입니다.


오늘날에는 이러한 선택에 또 다른 변수들이 등장했습니다. 그 하나는 또 다른 방법론의 등장입니다. 직접 가지 않아도 영상을 통해 만나고 인터넷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심지어 이를 실시간으로 가능한 환경이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다른 하나의 변수는 사람입니다. 과거에 우리는 조직 내 사람을 '조직'이라는 집합체의 관점에서 바라보았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사람은 한 개인으로서 이해하고 있고 그러한 사회적 요구들이 등장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선배들이 시키는 대로가 아니라 각 개인의 판단으로 이해하고 행동하는 모습들이 등장합니다. 더 이상 기존에 해왔던 행동들로 현재를 판단하는 것이 맞지 않음을 말합니다.


Process의 시작은 개인의 '인식'입니다. Input을 한 개인이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는가에 따라 그 수행과정과 산출물의 양적 & 질적 수준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인식은 한 개인의 내면에서 발현되는 것이기에 우리가 통제하기 어렵습니다. 이 인식의 중요성은 자연스레 '소통'의 중요성으로 연결될 겁니다. 소통은 소통 주체 간 인식의 공통분모 확보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소통이 잘 된다는 건 대화의 주체 간 생각의 일치는 아니더라도 서로의 생각에 대한 "그럴 수 있음"을  이해하고 협력이 가능함으로 이어집니다.


이는 행동을 기준으로 input을 output으로 전환하는 과정으로서 process를 판단하는 방식이 가지는 한계를 이야기합니다. 인공지능에서 학습 데이터가 중요한 것처럼 더 이상 과거의 행동 데이터로 오늘날을 판단하기 어려움을 의미합니다.  방법론의 다양성과 개인으로서 다양성이 중요한 시대에 우리는 process를 행동이 아닌 다른 무언가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를 산출물, output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개인적 해석이지만 이는 제가 OKRs을 바라보는 인식이기도 합니다. 방법론에서 더 이상 통제가 어렵다면 우리에게 다른 기준점이 필요하며 이를 산출물 output으로 이야기합니다. process에서 개인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output을 기준으로 다양성의 수렴 지점을 확보하는 방식입니다.


Output이 process를 이해하는 기준이 되기 위해 오늘날 우리에게는 다음의 몇 가지가 요구됩니다.


첫 번 째는 분야 전문성입니다. 전문성을 강조하는 가장 큰 이유는 산출물을 정의하는 데 있어 전문성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현실에서 우리는 일을 하고 있으나 그 일을 구체적으로 정의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를 종종 마주합니다. 본 글에서 전문성이란 단순히 해봤음에 더해 일에 대해 나름의 "인식"을 하고 있음을 포함합니다. 여기에서 인식이란 내가 하는 일을 그 일을 잘 모르는 사람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할 수 있음으로 구체화됩니다. 이러한 전문성은 CSF(Critical Success Factor)의 성격을 지니고 KPI(Key Performance Indicator)로서 역할을 수행하는 KRI(Key Results Indicator)를 뽑아내는 능력을 발휘하는데 중요합니다.


두 번 째는 산출물에 대한 인식의 변화입니다. 산출물은 단순히 했는지 여부의 순간 내지 어느 시점에 대한 판단 기준이 아닙니다. 산출물은 우리가 목표를 향해 잘 가고 있음을 확인하게 해주는 KPI의 역할을 수행합니다. 동시에 우리가 잘했음을 확인하게 도와줍니다. 만일 산출물을 실적 쪼기와 같은 방식으로 인식한다면 산출물을 중심으로 하는 성과관리는 단기 실적을 올릴 수는 있으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담보하기 어렵게 됩니다.


세 번 째는 산출물의 주기입니다. 공식적으로는 기존의 1년 단위에서 6개월  내지 3개월 등으로 그 주기를 줄일 필요가 있습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건 이러한 주기는 공식적인 제도라는 점입니다. 언젠가 말씀드린 것처럼 HR제도는 궁극적인 목적을 달성하고 더 이상 제도가 필요 없는 상태를 만드는 것입니다. 따라서 단순히 제도가 주기를 선정해 놓았으니 지켜야 한다가 아니라 제도의 취지를 이해하고 직무 내지 과업 특성, 일에 대한 숙련도와 수행자로서 개인의 특성에 따라 그 주기는 유연해질 필요를 가지며 이러한 유연성이 확보된 상태라면 우리가 흔히 말하는 상시 피드백이 이루어지는 상태로 이어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HR을 잘 알고 있다는 말은 쉽게 하기 어렵습니다. 15년 넘게 이 일을 하고 현장에서 몸으로 부딪히고 고민하고 나은 일을 해보려 노력하지만 단 하나의 공식이나 프레임만으로 바라보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를 알게될 뿐이지요. 그럼에도 중요한 건 HR을 이해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Input-Process - Output의 기본 모형도 이런 관점에서 조직과 사람과 직무라는 세 가지 요소를 기준으로 HR을 이해하는 도구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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