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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llie Apr 28. 2021

In-Process-Out 관점에서
HR에 대한 이해

Input - Process - Output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더 해보려 합니다. 이 세 단계가 우리가 일 하는 모든 면을 대변한다고 할 수는 없을 수 있으나, 단순화를 통해 우리로 하여금 일을 하는 과정에 대해 조금 더 직관적으로 인식하도록 도움을 제공해준다고는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 세 단계를 조금 다른 단어로 바꿔 보려 합니다. 이전의 다른 글들에서도 간혹 언급했던 why - how - what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Input은 구체적일 수도 있으나 동시에 추상적일 수도 있습니다. HR만 놓고 본다면 구체적인 경우보다는 추상적인 경우가 더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채용을 예로 들어보면 채용에서 Input은 '적합한 인재를 선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경영진과 기업 구성원 모두의 니즈이기도 합니다. 적합한 인재가 선발되어 기업의 성과를 높이고 적합한 인재가 선발되어 동료들과의 시너지를 높일 수 있다면 궁극적으로 기업과 기업을 구성하는 모든 구성원에게 긍정적인 도움이 될 테니까요. 그런데 '적합한 인재를 선발한다'라는 input은 매우 추상적입니다. 부정적인 의미를 가지기 어려운 문장이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옳다'고 말할 수 있는 문장입니다.


채용에 있어 what은 '선발된 적합한 인재'가 될 겁니다. '적합한 인재'로서 구체적인 사람이 있고 그 사람을 우리는 눈으로 확인하고 말을 할 수 있습니다. 이 역시 매우 구체적인 상태입니다.


이제 남은 건 process입니다. '적합한 인재의 선발'이라는 input으로서 추상적 니즈를 확인하고 '적합한 인재'라는 구체적 결과물로 연결해야 합니다. HR이 다른 영역들보다 더 어렵다고 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적합한 인재의 선발'이라는 개념적 input이 구체적 output으로 이어지기 위해 우리는 채용 process를 운영합니다. 일단 '적합한'을 판단하기 위한 기준을 설정하고 해당 기준을 활용하여 실제 그 판단을 하게 될 면접관에 대하여 교육을 진행합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우리 기업만의 인재에 대한 정의를 필요로 하게 되며 이를 우리는 인재상이라 부르기도 했습니다. '적합하다'는 건 그 적합성의 대상을 필요로 합니다. 그 대상으로서 우리는 크게 조직과 직무를 이야기합니다.

먼저 직무는 '직무가 기대하는 바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자격요건'을 갖추고 있음을 확인하는 것으로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자격요건'은 크게 해당 직무수행에 필요한 지식과 그 지식의 활용능력, 그리고 필요한 경우 해당 지식을 활용하여 실제 관련 직무를 수행해 본 경험 등을 포함합니다.

조직은 '조직이 기대하는 모습'을 갖추고 있음을 확인하는 것으로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조직이 기대하는 모습'은 '조직문화'라는 단어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많은 기업들이 바람직한 조직문화를 이야기하면서 자율과 책임이라는 두 단어를 이야기하는 것을 고려하면 이는 조직 시민행동(OCB)을 갖춘 상태로 이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In-Process-Out & Why-How-What, 그리고 HR by opellie


HR에서 input은 why입니다. 채용, 평가, 보상, 복지 등 HR의 영역에서 우리가 제도를 만들고 운영하는 이유 내지 목적을 이해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HR에 있어 input은 크게 3가지 방향으로부터 도출됩니다. 하나는 경영진의 니즈입니다. 다른 하나는 구성원의 니즈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하나는 HR의 니즈입니다. 경영진의 니즈는 다들 아시는 바와 같이 경영진이 조직을 어떤 모습으로 만들어가고자 하는가에 대해 경영진의 생각을 이해하는 것을 말합니다. 구성원의 니즈는 구성원의 입장에서 어떤 모습을 바람직한 조직으로 그리고 있는지를 이해하는 것을 말합니다. HR의 니즈는 HR을 중심으로 분야에서의 흐름과 환경변화를 이해하고 변화의 흐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HR의 역할을 이해하는 것을 말합니다. HR에서 input으로서 why는 이 세 가지 니즈를 이해하는 것을 말합니다.

 

HR에서 output은 what입니다. 채용 등 HR의 영역에서 우리가 제도를 만들고 운영하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내고자 하는 구체적 모습 내지 상태를 말합니다. 다만 HR에서 output은 구체적인 산출물이 있으나 그 산출물에 일종의 가치판단이 추가되기도 합니다. '적합한 인재', '공정한 평가와 보상', '적정한 노무관리', '좋은 복지' 등과 같이 가치판단을 해야 하는 수식어가 붙게 됩니다. 평가제도를 운영하는 건 해당 제도를 경험해본 사람이라거나 매뉴얼을 만들어 두었다면 쉽게 할 수 있는 일이겠지만 공정한 평가제도를 운영하는 건 단순히 경험만으로는 하기 어려운 일일 겁니다.

 

HR에서 process는 how입니다. 채용 등 HR의 영역들에 있어 우리가 input을 인식하는 것에서 시작해 세부 기준과 프로세스를 만들고 운영하는 과정입니다. 제가 HR을 배우면서는 주로 이 process에 답이 있음을 전제로 했습니다. 기존의 process를 답으로 배우고 이를 그대로 운영하는 방식입니다. 그러한 경험을 해오면서 저 머리에 남은 건 아이러니하게도 정답이 없다입니다. 어쩌면 정답이 없어야 한다 라고 주장하고 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process에서 정답이 없음은 우리의 생각의 다양성만큼이나 그 process도 다양할 수 있음을 이야기합니다. 따라서 기존 process에서의 답들은 우리가 생각하는데 도움을 주는 참고자료가 되며,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는 process에서 다양성을 이야기할 수 있게 됩니다. 


Input - process - output으로서 why - how - what 개념으로 HR을 바라보면 지금까지 많은 경우에서 우리들이 해왔던 process들이 기대만큼의 what을 만들어내지 못한 이유들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첫째는 why의 부재입니다. 왜 하는가? 에 대한 고민이나 우리 기업의 가치에 대한 고민 없이 남이 만들어 놓은 답을 찾으려고만 했다는 점입니다. 채용은 그나마 why가 명확하지만 지금까지 우리가 why를 간과하고 있었던 가장 큰 영역이 있다면 평가제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평가제도를 우리는 왜 운영하고 있고, 그 왜에 적합한 방법론으로서 process를 운영하고 있었을까요? 가장 쉬운 질문인데 아무도 하지 않는 why?라는 질문이 우리가 일을 만나는 시작점일 필요가 있습니다. 

둘째는 정답으로서 process입니다. 제도를 운영하는 인사담당자 우리들과 우리 기업 구성원에 적합한 인사 process를 운영하기 위한 노력보다는 타 기업들이 운영하는 제도를 모방하는 데 더 신경을 써온 건 아닐까라는 생각입니다. 이는 위아래가 강한 조직문화의 특성도 조금은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다만 확실한 건 과거에는 면접에서 '열심하 하겠습니다'가 좋은 반응이었다면 오늘날은 더 이상 단순히 열심히 하는 게 메리트가 없는 시대라는 점일 듯합니다. 


저는 HR을 합니다. 짧다면 짧다고 할 수 있지만 만 15년 넘게 매일 마주하고 있고, 생각하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경험이 늘어나고 조금 더 배우면서 일을 생각할 때 그 중심에는 일 하는 방식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이를 중심으로 그 일 하는 방식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을 생각하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HR은 단순히 지원부서가 아니라 구성원이 성과를 내고 그 과정을 통해 성장하는 제도적 환경을 세팅하는 역할로 정의합니다. HR제도는 구성원에게 특정 행동을 하도록 정답을 제시하는 역할이 아니라 구성원이 자신의 다양성을 꺼내어 활용할 수 있도록 가이드를 제시해주는 역할을 수행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구체적인 행동들을 만드는 건 HR이 아닌 구성원이 주체가 되어야 할 겁니다. 


HR을 하는 이가 일 하는 방식에 꽂혀있는 이유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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