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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llie Jun 26. 2021

약점을 관리하기

짧은 노력을 꾸준히 이어가기

인터넷을 돌다가 "15세, 수학을 말하다"라는 EBS 기획 프로그램 관련 내용을 만났습니다. 어떤 친구는 수학을 포기했다고 말하기도 하고 수학에 대한 흥미와 더불어 공부에 대한 흥미도 같이 낮아지거나 높아지는 경우도 보입니다. 


학창시절에 "너 처럼 수학 못하는 아이는 처음 봤어" 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습니다. 지방이지만 그래도 반에서 석차가 나쁘진 않았음에도 "머리는 나쁜데"라는 말을 저에게 했던 분도 수학선생님이셨구요. 어릴 땐 자연스레 난 수학을 못하는 사람으로 저 스스로도 인식을 했었습니다. 사회에 나와서 어느 은행지점장님과 잠시 같이 일을 하고나서 마무리 자리에서 은행에 와서 일하면 잘하겠다는 말을 듣고 손사레를 치기도 했고 대학원 통계수업에서 통계를 잘 못한다고 스스로를 소개했는데 기말시험을 보며 교수님으로부터 '잘 못하는게 아닌데?" 라는 말을 듣기도 했습니다. 사실 극한까지 가본적은 없다고 생각하기에 얼마나 잘 하는지 저도 알수는 없지만 지금도 숫자보다 글쓰는 게 더 편한 걸 보면 대략 짐작을 해볼 수는 있을 듯 합니다. 


말씀드렸듯이 어릴 적 제 수학성적은 그리 뛰어나지 못했습니다. 좋게 말하면 중간은 했는데 그 이상 치고 올라가지는 못했던 셈입니다. 그런 저에게 수학에 대한 조금은 특별한 경험이 있습니다. 중학교2학년~3학년에 걸쳐 있었던 일인데요. 중2 당시 담임선생님은 어떤 계기였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저를 포함해 서너명의 학생들과 수학문제 풀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학생이 스스로 1일 1문제를 각자 노트에 젂고 풀어서 선생님께 '1일 1문제를 했음'을 검사받는 방식이었습니다. 참고로 담임선생님은 국어선생님이셨습니다 :) 그렇게 중2에 시작된 수학 1일 1문제는 중3이 되어 담임선생님이 바뀐 이후에도 이어졌습니다. 100일 100문제가 되던 날 선생님은 작은 화분을 선물로 준비해주시기도 했지요. 수학 1일 1문제를 해서 성적이 월등히 향상되었을까?를 생각해보면 그건 알 수 없습니다. 만일 그걸 하지 않았다면 성적이 더 낮아질 수도 있었겠죠. 당시 고등학교가 비평준화 지역이었던 까닭에 시험을 보아야 했는데 어쩌면 성적이 더 낮았을 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건 알 수 없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덕분에 수학을 포기한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다는 점일 듯 합니다. 


모든 과목을 다 잘 하기란 어렵습니다. 모두가 강점이 있고 약점이 있습니다. 오늘날 HR의 한 분야에서는 강점을 키우는 방향의 이야기를 합니다. 약점을 키우는 건 생각보다 많은 노력이 필요하니까요. 일전에 강점에 대하여 구성원분과 면담을 했습니다.

"본인의 강점은 무엇이라 생각하세요?"
"본인의 약점은 무엇이라 생각하세요?"

질문과 대답이 오고간 이후에 제가 드린 말은 이렇습니다. 

"누구나 강점과 약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우리는 누군가의 강점을 보며 내가 가진 약점을 부각시키는 모습을 보여왔고 겸손이 미덕이라며 자신의 강점을 내세우는 걸 꺼려왔지요. 강점에 집중하세요. 다만 약점이 강점을 저해하는 상태라면 약점에 대한 보완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강점을 살리기 위해 약점 보완이 필요한 경우이지요"


학창시절을 돌아보면 저는 언어영역이나 사회 등에 조금 더 강점이 있었습니다. 반면 수학은 약점일 수 있었지요. 중요한 건 수학점수가 지나치게 낮아서 잘 하는 영역의 점수를 과도하게 깍아내리면 잘 하는 영역도 딱히 의미가 없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약점이라 하더라도 일정 수준을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 약점을 포기하면 강점도 약해질 수 있습니다. 어린 시절 경험을 빌어 나름 좋은 방법으로서 강점을 저해하지 않는 약점의 수준을 만드는 방법으로 "짧은 시간의 투자 +꾸준함"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중학생 시절에 수학 1일 1문제를 2년 가까이 했던 것처럼 말이죠. 이러한 꾸준함을 위해 주변의 관심과 지원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100일 100문제를 제출하던 날 받았던 화분과 같은 주변의 격려와 인정 말이죠. 같은 행동일 수 있지만 "했어 안했어!"를 판단하고 감시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2021년 지금도 여전히 숫자를 잘 다룬다고 말할 순 없는 사회대생이나 경영대생으로 계속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는 통계와 프로그래밍 언어입니다. 교육 등을 받기는 했으나 제대로 한다고 하기 어려운 수준이지만 그 끈을 놓치는 않고 있습니다. 기회가 될 때마다 안부인사 정도는 하고 있다고 할까요. 대학원 수업에서 R을 사용하는 수업이 있었습니다. 기존에 R을 혼자 돌려본 경험이 있기에 낯설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었지만 어떤 분들은 처음 보는 R을 마주하기도 전에 못한다고 말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데이터 수집 - 데이터 전처리 - 데이터 분석 도구 - 분석결과의 해석의 과정에 있어 제가 그나마 조금 더 할 수 있는 단계는 HR이라는 분야를 전제로 가장 마지막 단계인 해석의 단계, 그리고 데이터 수집이나 전처리 단계에서 어떤 데이터가 모델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을까에 대한 나름의 감을 잡아 모델의 정확도를 높이는데 기여하는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아쉬움이 남지요. 분석 도구를 잘 다룰 수 있다면 그래서 전체 흐름을 좀더 잘 이해할 수 있다면 더 나은 모습으로 이어질 수 있음은 명확하니까요. 조바심을 내지는 않습니다. 어쩌면 기회 내지 계기를 만날 수도 있겠죠. 한번에 긴 시간을 투자하진 않지만 조금씩 프로그래밍 언어에 관한 끈을 놓치 않는 이유입니다. 약점을 관리하는 방식으로서 짧지만 꾸준한 노력을 해보는 것을 제안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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