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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llie Jun 12. 2021

어느 X세대 팀장의 일하는 방법

Key word:일정관리,산출물 관리

팀 동료에게 가끔 과제를 주곤 합니다. 그가 채용과 교육의 운영을 담당하고 있으므로 이 범주 내에서 기획의 성격이 가미된 과제를 주는 셈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그가 기획의 영역으로 스스로 확장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 그리고 그가 무언가 주제에 대해 생각하는 연습을 하게 하는 것입니다. 과제와 함께 제가 과거에 사용했던 양식 등을 공유합니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 말 하나를 추가합니다. 

"제가 했던 대로 하시지 않으시는 게 best입니다"

제가 제공한 자료들은 생각을 위한 재료가 되어야 하고 정답이 되어서는 안되기 때문입니다. 10년 전과 지금이 같다면 그게 오히려 더 이상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입니다.


진행상황에 대한 중간 미팅에서 그가 과제에 대하여 설명을 하고 저도 과제에 대한 생각을 제시합니다. 제 경우 이미 경험을 가지고 있는 까닭에 나름의 답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왜 이 제도를 시행할까?를 기준으로 그 왜? 에 부합하는가를 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가 제시한 의견이 제가 가진 왜? 에 부합하지 않거나 제가 가지고 있는 추가적인 방법론을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면 중간 미팅에서 왜 하는지를 다시 한번 상기시키고 그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공유해줍니다. 


제가 같이 일하는 팀원과 일 하는 방식의 한 단면입니다. 내가 해온 거니까 이대로 하라거나 하루 이틀 정도의 시간만 부여하고 당장 하라는 식의 일 하는 방식은 최대한 배제하려 합니다. 정말 급해서 당장 해야 하는 건 그에게 시키는 것보다 제가 직접 하는 게 더 나을 수도 있을 겁니다. 


누군가는 일하는 것과 성장하는 것이 같을 수 없다고 말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성장하는 과정에서 일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 일을 통해 성장하는 과정에서 팀 리더의 역할은 중요합니다. 팀 리더는 대략적인 일의 결과를 예측하고 조직 관점에서 그 일의 결과를 필요로 하는 시점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이는 그 팀 리더가 가진 전문성이 만들어낼 수 있는 힘이라 생각합니다. 


위와 같은 일 하는 방식에서 팀 리더에게 요구되는 중요한 요소는 산출물 관리와 일정관리입니다. 우리가 어떤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별도의 임시팀을 꾸렸을 때 프로젝트 일정관리라는 걸 하는 경우가 있는데 비유하자면 일상의 업무 속에서 일종의 일정관리를 하는 셈입니다. 원활한 일정관리를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산출물 관리입니다. 산출물은 비단 최종 산출물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최종 산출물로 제대로 가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중간산출물 역시 여기에 포함됩니다.(일전에 KPI의 개념을 이와 같은 의미로 소개드린 적이 있습니다. 우리가 잘하고 있는지 판단하는 기준으로서 KPI의 개념입니다.) 산출물이 가진 구체성이라는 특성을 활용하여 해당 과업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를 판단하고 무언가 부족함이 있다면 팀원이 일을 잘 이해하고 하고 있는지 무언가 이해가 잘 안 되는지를 확인하는 도구로서 산출물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것도 생각 못해!"가 아니라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라는 말을 건넬 수 있을 겁니다. 


이러한 방식의 일 관리는 인사평가에 있어서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목표설정 sheet에 작성된 목표항목보다 실제 우리가 하는 일들은 더 많습니다. 일상 속에서의 일을 중심으로 하는 상시 피드백이 위와 같은 업무관리로 만들어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방식이 만들어진다면 개인별 목표설정이라는 제도 내지 절차도 어쩌면 더 이상 필요가 없는 상태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제도의 궁극적인 목적이 제도가 더 이상 필요없는 상태를 만드는 것이라는 그 궁극적 목적을 달성하는 셈입니다. 


팀 성과에 대한 책임을 가지는 팀 리더에게 직무 전문성을 요구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여기에서 전문성이란 비단 직접 일을 할 수 있는 역량뿐 아니라 다른 팀원들이 그 일을 할 수 있게 하는 능력을 포함하며 이를 위해 우리가 활용해볼 수 있는 요소로서 , 어쩌면 우리가 이미 알고 있을 수도 있는 일정관리와 산출물 관리를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앞서 팀 동료와의 이야기에서와 마찬가지로 일정관리와 산출물 관리만이 유일한 정답은 아닐 겁니다. 이 두 가지는 지나온 시간동안 제 경험과 생각이 다다른 지점이라고 할 수 있기에 시간이 더 흐르고 나면 조금 더 나은 방법론을 만날 수도 있을 겁니다. 사실 그랬으면 하는 바램도 있습니다. 일을 하며 이런저런 일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느끼는 건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그중에서도 실무를 이해하는 팀 리더의 역할은 특히나 더 그렇습니다. 세대로 보면 저는 X세대에 해당합니다. 요즘 일과 사람과 시간 등의 사이에 끼어있는 세대로 불리기도 합니다. 실제 회사에서 보면  제 위로 띠 동갑인 분들, 제 아래로 띠 동갑인 분들과 함께 일을 합니다. 그 중간에서 X세대 팀장으로 말이죠. 


수많은 X세대 팀 리더분들을 응원하며 그중 하나인 X세대 팀장이 일하는 방법을 기록으로 남깁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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