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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JOY AT WORK

신개념은 아니지만 현실적으로 이상적이라 여겨지는 경영철학

by Opellie

개인적으로 '멘탈'이 흔들리는 일이 있었습니다. '생각'을 하지 않으려 했고 자연스레 글을 쓰지 못했습니다. 지금까지 경험들이 말해준 건 99%의 내 의지와 상관없는 일과 1%의 내 의지대로의 일이라는 점이었음에도 그걸 인정하기를 거부하는 시간들이 있었습니다. 결국 다시 돌아왔습니다. 지금까지 그랬듯 1%의 가능성을 1.5% 혹은 2%로로 늘리기 위한 노력들을 하는 게 그나마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입니다.


오랜만에 책을 읽었습니다. 조금은 이상적이라는 말을 듣기도 했던 제가 가지고 있는 생각과 어쩌면 많이 닳아있는 내용들이 담겨 있어서 조금은 기쁜 마음으로 본 책입니다. IMF이후 빠르게 성과주의를 도입했던 국내 기업들을 보면 글로벌 기업들의 등급제, 상대평가 폐지 등의 모습을 따라가는 데는 많이 소극적인 모습도 있습니다. 1%의 가능성을 바라보며 책 소개를 시작합니다.


도서명 : JOY AT WORK

저 자 : 데니스 W. 바케

출판사 : ALIVEBOOKS


대부분의 경영서들은 "내가 이것을 해냈습니다. 그리고 여러분도 이렇게 하면 됩니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내가 이 책을 쓴 목적은 다르다. 나는 바른 길을 가고 있다고 확신하지만 목적지에 도달하려면 아직도 한참 멀었다. p26

HR분야에서 한 때 우리는 정답을 찾아다녔습니다. 어느 유수의 기업, 어느 유명한 학자의 말에 열광했고 그것만 도입하면 우리 회사의 HR이 완성될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곤 했습니다. 물론 우리의 경험처럼 그러한 시도는 대부분 실패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HR은 매 순간 변화하는 분야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매 순간의 HR을 바라보고 그에 맞는 HR의 모습으로 지속적인 변화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건 HR에는 종착지로서 정답은 없으나 '지속적인 변화'라는 '흐름'이 있다는 점입니다. 다양성 확보가 중요해지고, 기술 발달에 따라 우리가 기존에 해본 적 없는 일들을 할 수 있는 상태가 되며, 우리가 변화를 해야만 하는 환경적 변화가 있습니다. HR이라는 일을 16년을 하면서 공유하는 생각과 경험들에 대해 저는 스스로 바른 길을 가고 있다고 나름 확신합니다. 다만 목적지에 도달한다는 건 아마도 쉽진 않을 거라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HR은 주어진 답을 실행하는 영역이 아니라 우리들의 답을 만들어가는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회사에서 사원 복지에 신경을 쓰는 것은 회사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말하는 것과, 일을 더 열심히 하도록 만들기 위해 복지에 신경을 쓴다고 말하는 것은 분명히 다릅니다. p43

HR을 하면서 경영이라는 단어를 종종 사용합니다. HR이 단순히 행정이나 지원업무가 아니라 경영을 통해 가치를 창출하는 데 필요한 역할임을 이야기하고 있지요. 복지도 그렇습니다. 기업과 개인의 성장에 필요한 것이기에 해야 한다고 주장을 합니다. 유퀴즈라는 프로그램에서 구글에 다니는 어느 분이 출연해 이야기하는 걸 들은 적이 있습니다. 우리가 아는 구글의 다양한 복지에 대해서 말이죠. 이와 같습니다. 사람만을 위하거나 기업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HR은 기업과 개인 모두의 성장을 위해 필요하며 이를 목적으로 그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지원부서 Staff와 현장부서 Line Position라는 희한한 구조가 등장했다. (전문가의 견해에 따르면 이러한 접근 방식을 최초로 도입한 조직은 19세기 말 프러시아 군대라고 한다.) p64-65

포드 시대의 컨베이어밸트를 운영하는데 있어서 이러한 기능의 구분은 분명 효과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이러한 기능의 인위적 분리는 단어 그대로 '희한한 구조'라 말하고 싶습니다. 기획과 운영을 나누는 것 역시 그렇습니다. 기업이라는 하나의 유기체에 모여 일하는 건 기능 간 '연결성'이 필요하고 그 연결성을 통해 기업과 개인이 성장할 수 있음을 전제로 합니다. 우리의 생각에 변화를 줄 때가 되었습니다.

왜 앉아서 구경하는 나는 신경쇠약에 걸릴 지경인 반면, 경기를 뛰는 아들은 침착할 수 있었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아들은 자신을 통제하고 있었고 나는 그렇지 못했기 때문이다. p97

어떻게 자신을 통제할 수 있을까? 적어도 일과 관련해서 보면 해당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추는 것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현재의 상황을 이해하고 그래서 지금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에 대한 나름의 생각과 방법을 가지고 있음을 말합니다. 일에 있어서 전문성을 이야기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물론 스스로 잘 모르는 영역이 있을 수 있습니다. 글머리에 남긴 '멘탈'에 대한 제 상황도 그렇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믿을 수 있는 사람을 찾는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도 그렇게 하기로 했구요.

내가 보기에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욕구들을 토론한다는 아이디어는 가치가 있었지만, 모든 세부적인 규정들을 문서로 만드는 것은 즐거운 일터에서는 부적절했다. p110

제도는 구성원의 행동을 제약합니다. 제도가 구체적일수록 그 제약의 강도는 더 높아질 겁니다. 물론 수동적이거나 책임을 두려워하는 경우 이러한 제도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전문성을 갖추어가는 과정을 생각한다면 지나치게 구체적인 제도는 적어도 오늘날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물론 구성원의 모든 행동을 통제하는 것도 불가능하구요. 오늘날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신뢰'에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이어지는 책의 문구를 남깁니다.

대체 신뢰는 어디에 있는가? p119
기업이 충분한 전문성을 갖추면서 동시에 일을 가장 즐겁게 할 방법은 무엇인가? (중략) 이미 알아차렸겠지만, 전문가들을 일선 팀에 배치하는 것이다. p130

가장 바람직한 모습은 각 팀의 리더들이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 상태가 아닐까 싶습니다. 여기에서 전문성은 '아는 것에 대한 자신감 Confidence in knowing'과 '모르는 것에 대한 솔직함 Honesty about what you don't konw'의 두 가지를 포함합니다. 이 둘을 갖춘 전문성은 자연스레 '겸손함 Humility'으로 연결되며 전문성과 전문성이 연결되어 '협력(연결성)'을 만들어낼 수 있게 됩니다. 혼자 손으로 그려본 협력 매커니즘이라 이름을 붙여본 그림을 남깁니다 .

Collaboration.jpg Collaboration Machanism by Opellie

겸손 Humility에 대하여 책에서도 언급한 내용이 있어 같이 소개드립니다.

겸손은, 지위나 학력, 부나 신분에 상관없이 자신이 실질적으로 누구인지를 이해하는 것이다. 겸손은 다른 사람들이 더 잘할 수 있도록 하는 추진력의 근원이다. p170
자기를 내세우지 않고, 조용하고, 절제된, 심지어 수줍음을 타는 리더들에게는 인간적인 겸손함과 전문가적인 의지가 역설적으로 혼합되어 있다. p171
내 경험에 의하면 통제를 받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대부분 일을 더 잘하는 방법은 알고 싶어한다. p150

리더로서 우리들이 일을 알아가는 이들에게 해주어야 하는 건 '우리들이 가지고 있는 경험대로 하면 된다'라고 방법을 알려주는 일이 아닙니다. 그보다 '우리들이 이런 상황에서 이런 방법을 사용했었음'을 그들이 생각의 재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그래서 그들이 자신들에게 적합한 방식으로 일을 더 잘하는 방법을 찾아갈 수 있게 도와주는 것입니다. 같은 경험이지만 정답으로 단정지어 전달하는지, 정답이 아닌 재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전달하는지는 우리와 함께 일하는 이들에게 있어 그들의 성장에 큰 차이를 줄 수 있습니다.

성공을 순전히 목표 달성의 관점에서만 정의하면 때때로 문제가 발생한다. 실질적인 성공이 아닌 방식으로 목표가 설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p204

제가 간혹 인용하는 예가 있습니다. 보험설계사가 있는데 한 명은 1명의 큰 고객을 통해 100억을 달성했고 다른 한 명은 20명의 고객을 모아 100억을 달성했다면 누구를 더 좋은 평가를 줄 것인가?라는 이야기입니다. 만일 1명의 큰 고객을 통해 100억을 달성한 이에게 최고의 보상을 했다면 그가 보상을 받고 조직을 떠난 이후에 해당 성과에 흠결이 나타났다면?이라는 질문입니다. 목표 달성 관점에서 결과는 당연히 중요하지만 그 결과를 만들어가는 과정 역시 중요합니다. HR을 하며 각 팀 리더분들에게 평소 구성원에 대한 관찰과 피드백이 중요함을 이야기하는 이유입니다.


생각의 방향이 유사해서일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편하게 그리고 밑줄을 많이 그으며 읽은 책입니다. 책에 소개된 책을 읽으며 강하게 다가온 문구를 소개드리며 책 소개를 마칩니다.

전설적인 법률가였던 클라렌스 대로우는 "고용주는 비즈니스에 자신의 돈을 투자하고 (중략) 근로자는 자신의 일생을 투자한다. 비즈니스를 통제하는 데 전자와 후자는 똑같은 권리를 가지고 있다"라고 말함으로써 이러한 관점을 강화시켰다. p195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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